이보성, 가족 22-5, 지난 일 년의 결실
지난 작년 1년 동안의 고생이 내일이면 마무리됩니다.
전신마취의 위험성은 있지만 잘하실 거라 믿습니다.
또한 의료진을 믿습니다.
부러진 3개의 치아와 충치, 사랑니 발치까지 치료합니다.
전신마취하고 있는 3시간 동안 이루어집니다.
마취를 오래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뇌전증이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합니다.
여러 위험이 있지만 1년 동안 1주~2주마다 이날을 위해 치료를 다녔습니다.
내일은 아버님이 함께해 주십니다.
‘보성 씨 오늘 밤 12시부터 금식입니다.’ ‘내일 치과 치료 잘하고 오세요.’
‘네.’
대답을 시원하게 해 줍니다.
그 말에 안심하고 고맙기까지 합니다. 「2022년 1월 19일 수요일 일지, 함미정」 발췌
수술실 앞 의자에 아버지와 나란히 앉아 이야기한다.
휴대전화를 보고, 잠깐 조는 동안에도 아버지는 그저 기다리기만 한다.
혹시 그사이에 이보성 씨가 수술을 마치고 나올까 염려하며
혹시 나오면 꼭 연락해 달라는 말을 남기고 얼른 담배 태우러 다녀오는 게 전부다.
“그래도 보성 씨가 오늘 아침에 얼른 일어나더라고요.”
“그렇습니까? 새벽 일찍이었을 텐데….”
“아직 깜깜한 밤이라서 조용히 깨우는데 혹시 안 일어나면 어떡하나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보성 씨, 일어나요. 치과 가야죠.’ 하니까 ‘치과?’ 하면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바로 ‘아버지는요?’ 하고 묻더라고요.”
“이 녀석이 그래도 ‘가야겠다’ 싶었던 모양이지요.”
아직 동이 트기 전 오전 다섯 시 반, 혹여나 늦을까 부산스럽게 경북대학교병원으로 출발했다.
창원에서 출발하는 아버지도 이보성 씨가 출발했던 시간 즈음,
혹은 그보다 일찍 내비게이션에 같은 목적지를 입력하고 페달을 밟았을 것이다.
오전 일곱 시 반, 응급실 옆 창구에서 입원 수속을 밟아 입원실로 이동했다.
아버지 도움을 받아 이보성 씨가 입원 복으로 갈아입었다.
병동 간호사가 마취와 치료 절차를 설명했다.
동행한 신아름 선생님과 함께 이보성 씨 곁에서 설명을 들었다.
링거를 맞아야 수술실로 갈 수 있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아 애를 먹었다.
아버지가 이보성 씨를 달래기도 하고 꾸중하기도 하며 어렵게 링거 바늘을 꽂았다.
이 주에 한 번, 때로는 삼 주에 한 번 거창에서 대구까지 치과에 오가며 준비한 일이었지만,
막상 입원 복을 입고 수술실로 향하는 이보성 씨를 뒤따르니 덜컥 겁이 났다.
그래도 이보성 씨 곁에 아버지가 있어서 다행,
갑작스럽지 않고 미리 준비한 수술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그 곁에 함께했다.
병원에서 안내한 최대 세 시간, 대략 두 시간 반쯤 될 거라는 수술 시간에 맞추어
마취회복실에서 보호자를 찾았다.
한 명만 출입할 수 있어 아버지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삼십 분쯤 지나 얼마쯤 의식을 차린 이보성 씨와 아버지가 수술실 밖으로 나왔다.
입원실로 돌아가는 길, 아버지가 이보성 씨 팔을 꼭 쥐었다.
수술실에서 치과 치료 잘하고 회복 중이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직원이 큰 걱정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사실 저도 어젯밤 잠을 거의 못 잤거든요.
그래도 좋은 소식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사랑니 발치는 수술실 들어가기 전부터 의료진끼리 협의가 안 되어 못했다고 합니다.
부러진 치아 치료와 충치 치료, 스케일링은 했다고 했습니다.
보성 씨 잘해 주실 거라 믿었습니다.
신아름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마취에서 깨려면 6시간 동안 잠을 자면 안 된다고…, 자꾸 자려한다고요.
‘보성 씨’ 하고 부르니 몇 번을 부르니 대답합니다.
목소리 들으니 더 안심됩니다.
보성 씨가 잘하는 말을 했습니다. ‘믿습니까?’
‘믿습니다’ 잘하고 오세요.
‘네.’
아버님이 계셔서 더 안심이고, 정진호 선생님과 신아름 선생님이 옆에 계셔서 안심합니다.
「2022년 1월 20일 목요일 일지, 함미정」 발췌
계획한 대로 당일 퇴원할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완전히 회복하고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아버지와 퇴원 수속을 밟으러 달렸지만 창구 마감 시간이 다 되어
입원 수속했던 응급실 옆 창구 대기표를 뽑고 다시 기다렸다.
먼저 출발하는 것 보고 가겠다는 아버지 뜻이 완강해 서둘러 차에 탔다.
뒷좌석에 앉은 이보성 씨가 아버지에게 인사하도록 신아름 선생님이 창문을 내려 주었다.
“보성이 잘 가고. 건강하게 지내자.” “조심해서 가시고요.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보성이 도착할 때는 제가 아직 운전 중일 테니까, 집에 가면 제가 전화드리겠습니다.”
거듭 권하자 이보성 씨가 작은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인사한다.
“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그래, 보성아! 이따 전화하자.”
지난 일 년의 결실, 이보성 씨가 환하게 웃을 때마다 보고 느낄 수 있다.
이보성 씨와 아버지가, 이보성 씨를 돕는 직원이,
수고 마다하지 않고 전담 직원보다 더 많이 동행한 동료가 함께해서 가능한 일이다.
감사, 또 감사하다.
2022년 1월 20일 목요일, 정진호
일 년 동안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수술 잘 받고 회복한 보성 씨 애 많이 썼어요. 신아름
수술 마치고 나온 보성 씨 목소리를 듣는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당직 마치고 곧장 이른 새벽에 출발했지요. 고마워요. 새벽에 동행한 신아름 국장님도 고맙고요. 일 년 동안 함께한 박현진 함미정 선생님도 참 많이 고맙습니다. 보성 씨를 잘 이해하고 헤아리며 치료한 의료진에게도 감사합니다. 때마다 함께한 아버지, 정말 고맙습니다. 본인 일로 잘 감당한 보성 씨와 자기 일처럼 일 년 내내 마음에 품었을 정진호 선생님께도 감사, 감사합니다. 은혜입니다. 월평
이보성, 가족 22-1, 아버지와 새해 다짐
이보성, 가족 22-2, 아버지와 신년 계획 의논
이보성, 가족 22-3, 사랑하는 보성이에게
이보성, 가족 22-4, 검사 갔다 왔어요
첫댓글 이보성 씨 웃을 때마다 치아를 보게 돼요. 근사합니다.
정진호 선생님께서 이보성 씨 치과 진료로 대구를 거창 시내처럼 자주 오가셨죠.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생님의 수고가 입주자 분들의 삶을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하고, 그래서 여느 사람처럼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할 수 있음이 복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