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표 소 : '바탕골 소극장' 건물 1층 커피빈 우측
공 연 장 : 건물 5층(계단을 이용해 반층 내려가면 엘베 있음.
계단을 이용해 반층 올라가면 엘베 문은 열리나 이미 1층에서 꽉 차 있어 이용 힘듬)
공 연 : 초반엔 살짝 평범 또는 지루한가.. 싶다가 어느새 극 중 인물 하나하나에 빠져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정규직이 목표인 이호선, 입만 열면 화를 내는 성내, 껌을 파는 할아버지 구의, 팔토시를 파는 방배, 전단지를 붙이는 흥부자 홍대, 공무원 준비생 역삼.. 여섯명의 배우들은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그 중 본인이 깜빡 속은 듯하면서도 깜짝 놀랐던 것은..
1. 앉았던 맨 앞 줄 관객석이 무대 안 2호선 안 좌석과 마주 앉아 있도록 꾸며진 각진 2호선 의자였다는 것(참으로 각져있어서 군대에서 각 잡고 앉아 있는 느낌..ㅜㅜ)
2. 구의 역 배우님의 감성과 춤솜씨, 그리고 매우 길고 고왔던 손가락 ㅋㅋ
3. 두 인물을 연기했던 분이.. 한 배우였다는 것을 공연 중간에 새삼스럽게 깨달을 정도로 너무나 감쪽 같았다는 것. 의상이나 소품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다른 톤이 아니지만 내면에서 우러나온 연기에 의한 분위기로 인해 출연배우가 7명이네.. 라고 착각했던 것
4. 전철 한 칸의 모든 구멍에 숨어 있는, 또는 숨겨진 사람들과 생활 용품들로 인해 .. 앞으로 전철을 타면 왠지 누군가가 혹은 뭔가가 숨겨져 있을 것만 같은 상상을 하게 되었다는 것
(그렇다고 아무데나 올라간다거나 아무거나 열어보면 절대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
5. 모두 모르는 사람들인데 진짜 가족보다 더 진짜 같았던 따스한 마음들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배우들의 생활 연기
* 배역 속 이름들이 모두 2호선 라인의 역 이름들인데, 성내역이 현재의 잠실나루역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을 알고 연극 속 성내의 변화와 연결지어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본인은 이 연극의 원작이 웹툰이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보았기에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며 감상할 수 있었고, 끝없이 감탄할 수 있었다.
극 초반 평범하다거나 살짝 지루하다고 느꼈던 것은 출퇴근길 전철 안 상황이 실제 경험으로 인해 익숙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인물들의 이름이 그들의 성격과 삶을 담고 있었기에 어느 한 사람에게 치우치지 않고 인물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동화되어 생각할 수 있었다. 연극 관람 후 함께 관람한 동행인과 오랜 시간 '2호선 세입자'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더 많은 생각들과 느낀점들을 적고 싶지만 스포가 될 수도 있고, 글에 서툴기도 하기에 대략적으로 적은 이 상태에서 급히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다. 좋은 공연 올려주신 분들과 무대를 누비셨던 분들,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주신 즐거운 공연, 그리고 함께 극에 빠져들었던 친구..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첫댓글 후기를 보면서 빠져들 수 있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동영상에 사진까지 좋은공연들 앞으로 드로도 열심히 섭외해 보겠습니다
재미와 감동을 억지로 쥐어짜지 않은 순도 높은 공연에 참으로 기분 좋았던 공연이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