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에서 반주를 맡은 대전 시향은 그다지 섬세하진 않았지만 협연자인 송영훈이 노련하게 리더해 나갔다. 2악장에서 첼리스트가 몇군데 음정이 불안한 것을 빼고는 좋았다.
기대되는 말러 5번 교향곡에서 특히 트럼펫 수석과 호른 수석의 명연이었다.
이번 트럼펫 수석으로 입단한 트럼페티스트 유병엽은 미국에서 막 유학을 마치고 왔지만 오래전부터 관악인들로부터 예견된 늦각기 중견 연주가다. 그는 곡 전체에서 주도적인 역할로 이끌었다.
1악장 도입부부터 화려한 트럼펫의 소리가 오늘 연주를 성공적으로 이끌 조짐을 보였다.
1악장 마지막 콘트라 바스에서는 저음 do가 역시 문제였다. 5현을 가진 악기가 필요하다.
2악장은 처음 도입부가 매끄럽질 못했다. 전체적으로 봐도 2악장이 가장 잘 안맞는 악장이 되었다. 현악기에선 첼로 섹션의 연주가 아주 좋았다. 지휘자는 2악장에서 민첩한 지휘를 하진 못했다.
3악장 스케르쪼에서 지휘자는 그다지 음악적인 지휘를 하지 못했다. 연속적으로 세박을 모두 카운트 하면서 춤곡 성격을 그다지 잘 나타내지 못했으나 오케스트라가 오히려 좋은 연주들을 보여줬다.
4악장 아다지엣토는 함신익 지휘자는 일반적 연주보다 약간 빨리 지휘했다. 어떤 오케스트라의 현악기 그룹의 수준을 가장 잘 알수 있는 악장이 바로 이 악장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비올라와 콘트라 바스 그룹이 좀 부족했다.
5악장 피날레에서는 대체적으로 좋았지만, 호른 섹션과 그외 금관악기 그룹과의 앙상블이 아쉬웠다.
대전시향의 배치는 18세기 배치를 썼다. 그러나 호른 그룹과 금관 악기군이 양쪽으로 서게 되어 받아 나가는 부분과 tutti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약간의 시간차가 났고, 앙상블이 좋지 않았다. 하프를 왼쪽에 두고 금관 전체를 오른쪽에 두었으면 하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다.
요 근래에 KBS, 부천시향, 코리안 심포니, 서울시향 등이 말러 5번 교향곡을 연주 했었다.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위 오케스트라 중간정도에 끼일정도로 대전시향의 약진이 돋보인 성공적인 연주였다.
지휘자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보여준 본보기 적인 연주였다. 그러나 지휘자 함신익 보다는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더 잘해 주었다. 특히 금관과 목관 수석들의 연주가 좋았다. 트럼펫 수석과 호른 수석이 아주 좋았다. 트럼펫 수석 유병엽은 약간 힘이 실린 소리와 굵은 사운드만 보완한다면 앞으로 한국 최고의 트럼페티스트가 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KBS 교향악단 악장을 역임했던 윤수영씨도 좋은 리더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보기 좋았다.
첫댓글 리뷰가 아주 예리하시군요?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