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에 관심이 있거나 꽃을 좋아하는 사진 작가들은 이른 봄 너도 나도 풍도
를 다녀 오고 싶어 한다.
그만큼 풍도가 야생화 천국이기 때문이다.
풍도가 야생화의 천국으로 소문나기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그러나 풍도를 일반 여객선으로 당일 다녀올 수는 없다.
인천에서 제3 왕경호가 아침에 출발하여 풍도에 갔다가 바로 떠나기 때문에 그
곳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돌아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고 사진 동호회에서는 배를 전세내어 다녀오기로 하고 아침
7시 반에 인천 남항부두에 집결하였다.
26명의 동문과 가족들은 대략 30인승 낚시배에 몸을 실었다.
전 주 일요일날 다녀오려고 하였으나 풍랑주의보가 발령되어 배가 출항을 못하
기 때문에 이번 주 토요일로 스케쥴을 잡았지만 날씨가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었
다. 일 주일 내내 비 오고 눈 오고 황사 바람 불고 하다가 토요일은 날씨가 좋
을 것이라는 예보는 있었지만 아침부터 흐려 있고 을씨년스럽다.
출항한 지 얼마 되지않아 거센 파도에 배가 흔들리는데 멀미할까 약간 두려움이
앞선다. 선실 내부가 더 흔들리는 느낌이 들어 선실 밖으로 나왔다.
넓은 바다를 쳐다 보니 조금 마음이 편해졌으나 찬 바람은 감수해야 한다.
기온도 그리 높지않은 데다가 바닷바람이라 몸이 으시시하다.
풍 도 포 구
풍도는 인천에서는 대략 2시간 반 이상 걸리지만 대부도, 선재도, 영흥도에서
대선하여 가면 1시간 내지 1시간 반에 갈 수 있다.
당진 대산항, 서산 삼길포항에서 가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모두 배를 전세내어야 하기 때문에 단체로 가지 않으면 안되는 애로점
이 있다.
당진에서는 12km, 대부도에서는 24km 떨어진 풍도는 수심이 깊어 갯벌에서 생
산되는 해산물이 없고 산나물을 주로 생산한다고 한다.
전에는 도리도라는 섬에서 바지락, 굴을 채취하는 것을 주업으로 삼았었는데
그마저도 화성군의 재산이라 채취하지 못한다나.
풍도는 안산시 소속이고 도리도는 화성군 땅으로 재산권 싸움에서 화성군에
패하였다고 한다.
뒷산에서 내려다 본 포구
일년의 반을 도리도에서 생활하였기 때문에 도리도 갈 때는 이불, 술단지 등
의 가재도구와 개까지 데리고 가서 움막이나 텐트를 치고 생활하였고 주민이
도리도로 이주할 때는 파출소도 이전하였다나.
파 출 소
1982년 이들의 생활을 다큐로 방송하였는데 이를 본 전두환 대통령이 집 한 채
씩 지어주었다 한다.
지금 풍도에는 52가구 104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2명의 선생님이 2명
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었다는데 올해는 어떻게 된지 모르겠다.
학 교
또한 1894년 7월 25일 풍도 앞바다에서 청국 군함 고승호가 일본 군함의 포탄
을 맞고 침몰하여 1100명의 청나라 군사가 수장되었으며 이 싸움이 청일전쟁의
서곡이 되었다 한다.
마 을
우리가 지금 타고 가는 배가 작고 바닷물을 거슬러 진행하여서 인지 거의 3시
간이 지난 다음 풍도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 마자 점심식사를 예약한 풍도횟집을 들른 다음 마을 가운데를 지나
뒷산을 향했다.
가파른 길을 대략 200∼250m 오르니 500년 넘은 느티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마을의 수호신처럼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보호수인 느티나무
이 보호수 옆부터 복수초가 보이기 시작한다.
가까이 가 보니 벌써 꽃잎 끝은 퇴색되어 가고 잎은 무성하게 돋아나 있었다.
잎과 꽃이 같이 나오기 때문에 개복수초라 하지만 너무 잎이 무성하니 복수초
의 진면목이 약화된 듯한 느낌. 작년 3월 첫 주에 왔을 때는 선명한 노랑색이
광채까지 발하여 눈이 다 부셨는데...
개 복 수 초
복수초는 영어로 Adonis.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받고 있는 미소년 아도니스는 숲에 가지말라는 아프로디
테의 말을 듣지 않고 숲에 갔다가 멧돼지에게 습격 당해 붉은 피를 흘리며 죽
는다. 그 붉은 피 위에 핀 꽃이 아도니스라나. 서양 아도니스는 붉은 색이라
고 한다. 가을에서 겨울까지 땅 속에 움츠렸다가 봄에 피어나는 복수초.
일년의 반은 땅 속에서 페르세포네와 지내고 반은 지상의 아프로디테와 지내도
록 제우스가 허락하였다고 한다.
개 복 수 초
이곳 풍도에 자생하는 복수초는 개복수초이다.
복수초는 꽃대가 먼저 나오고 개복수초는 잎과 같이 나온다.
복수초는 꽃받침이 8장이고 개복수초는 5장이며 가지를 친다.
혹자는 이곳 복수초를 가지복수초라 하는데 국가 표준 식물 목록에 2007년 3월
31일 부로 개복수초를 가지복수초에 편입시켜 놓았으나 아직 수정이 되지 않았
다고 한다.
2007년 이후 우리나라에는 복수초, 개복수초, 세복수초 세 가지만 자생한다는
논문이 나왔다는데도 수정이 안되었다 한다.
가지를 쳐 가지마다 꽃봉오리가 있음
조금 더 산을 오르니 노루귀가 나타난다.
잎을 돌돌 말고 솜털들이 뽀송 뽀송하게 돋아 땅 밖으로 밀어 내는 모습이 어
린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하여 노루귀라 한다.
노 루 귀
노 루 귀
흰색, 보라, 자주, 분홍색 등으로 꽃이 피고 노루귀에도 섬노루귀, 새끼노루귀
가 있으나 섬노루귀는 잎이 넓고 꽃이 적으며 울릉도에서 자생하니 바로 구분
되고 새끼노루귀는 노루귀보다 작으나 제주도 등 남방에 자생한다 한다.
변 산 바 람 꽃
변 산 바 람 꽃
대략 150m 더 오른 구릉에는 온통 하얀 지뢰밭이다.
벌써 늦은 철이라 많은 변산 바람꽃의 꽃잎이 상해 들어 가고 개체수도 적었다.
작년에는 꿩의바람꽃이 무덤가에서 만 발견되었었는데 올해 보니 주위 곳곳에
자라고 있었다. 작년에 왔을 때는 너무 일러 보이지 않았는지 모른다.
변 산 바 람 꽃
꿩의 바람꽃은 지금도 봉오리를 터드리지 못하고 봉하고 있었다. 게다가 날도
흐렸으니 쉽게 입을 열겠는가?
바람꽃의 흰꽃잎 같은 것은 꽃잎이 아니고 꽃받침으로 가화(假花 ; 가짜꽃)이
고 산수국이나 산딸나무와 마찬가지로 곤충을 유인하려고 꽃잎같이 보이게 한
것이다.
꿩 의 바 람 꽃
꿩의바람꽃은 변산바람꽃보다 조금 늦게 핀다. 2월 말부터 변산바람꽃, 너도
바람꽃, 앉은부채 등이 피기 시작하고 꿩의바람꽃은 3월 말, 4월 초나 피기
시작한다.
꿩 의 바 람 꽃
꿩 의 바 람 꽃
산을 이리 저리 다니다 보면 그래도 신선한 것이 있었다.
철망 안쪽은 염소를 기르는 개인 농장인가 본데 변산바람꽃이 더 더욱 무더기
를 이루고 있지만 꽃잎이 변색하기 시작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바람꽃은 영어로 Anemone.
미모의 아네모네는 플로라의 시녀인데 플로라의 남편 제피로스가 아네모네를
사랑하자 아네모네를 멀리 쫒아 버린다. 그러나 제피로스는 아네모네를 찾아
가 알콩 달콩 살림을 차린다. 이를 안 플로라는 새로 변신하여 아네모네가
사는 곳으로 찾아가 그녀를 꽃으로 만들어 버린다. 아네모네를 잊지 못하는
제피로스는 매년 봄이 되면 바람을 보내어 아네모네가 아름답게 꽃피게 도와
준다나 어쩧다나...
군데 군데 현호색이 제법 궁둥이를 치켜 올리고 있었다.
현 호 색
마지막으로 언덕 넘어 붉은 대극 차례.
작년 3월 초에 왔을 때보다 크기가 더 크지 않았고 꽃이 약간 피어 있었다.
이곳에 있는 대극은 풍도대극이라 하였으나 붉은 대극과 비교하니 같은 것으
로 판명되어 그냥 붉은 대극이라 한단다.
그러나 국가 표준 식물 목록에는 아직도 따로 기록되어 있다 하니 빨리 고쳐
져야 하겠다.
붉 은 대 극
붉 은 대 극
풍도에는 사생이나물이 지천으로 있었다. 사생이나물은 전호를 가르키는 식물
로 가을에 채취한 뿌리는 한방에서 몸살, 신경통 등에 해열진통제로 사용한다.
사 생 이 나 물
이상 풍도에 보이는 식물들을 촬영하고 풍도횟집에서 뒤늦은 식사로 끝을 맺
었다. 돌아오는 뱃길은 풍랑이 일지않아 따라 오는 갈매기를 유혹하기 바빴다.
(2009년 3월 27일)
첫댓글 운영자님 시산제날 다녀 오시기로 하셨지만 풍랑때문에 배가 출항하지 못하여 취소되었었는데 바쁘신중에도 미투회원님들을 위하여 좋은 작품 담아오셨네요. 좋은글과 아름다운 사진(꽃) 야생화 구경 잘하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폭설이 내려도 얼음이 얼어도 그 밑으로 물이 흐르듯이 계절은 찾아오고 야생화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우리들 곁으로 오고 있는것 갔읍니다 야전사령관님 예쁜작폼 감탄사만 나오네요 좋은작품 감하고 갑니다
김명환 전회장님, 회장님은 산이 좋아 산만 다니시는데 나는 잡탕입니다.
잡탕 가지고는 출세 못하겠죠?
아니 이순이 넘어서 출세하려는 바보도 있나? 내가 생각해도 웃기네요.
연우님도 바쁜 중에 항상 이렇게 홈피를 사랑하시니 무엇이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