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화되고 과학 중심의 가치관이 지배하는 현대인들에게 신화적이고
종교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마법의 문화들이 선호되고 있는 현실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지난 해 한국 출판계의 최대
이변이라는 신화에 대한 열풍을 몰고 온 이 윤기씨의 책 <그리스 로마
신화>는 30만부 이상의 판매 기록을 낳았는가 하면,이러한 신화에
바탕을 둔 판타지 소설과 영화,컴퓨터게임들은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가운데 우리 시대의 큰 문화의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그런데
신화에 바탕을 둔 대중적 판타지 문화에서 드러나는 가장 두드러진
모습은 대개의 경우 여지 없이 마법사가 등장하고 마법의 대결과
향연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법이 유치하다구요?++
그런데 마법을 다룬 문화들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입장은 뜻 밖에도
극단의 양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한 쪽에서는 마법이 철 없는
아이들이나 보고 즐기는 유치한 것으로 평하 내지는 무관심의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다른 한 편에서는 그리스도에 대항하는 이교적 문화로
경계하기도 한다.즉 문화적 판단과 종교적 판단의 한 쪽 끝 선상에
위치한 형국이다.그러나 대중문화의 중심소재로 자리잡은 마법을
단 칼에 무 짜르듯이 판단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마법은 창세이후
오늘날 까지 지구상의 거의 모든 지역과 문화에서 발견될 만큼 깊고
넓은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과학적 사고방식에 길들여진 현대인들마저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있는 까닭이다.
그 것은 그 만큼 사람의 깊은 내면의 세계를 움직일 만한 힘을 마법은
내재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이 문제를 보다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하여
현실감 있게 인식하기 위해서 아래의 문제를 풀어 보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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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네가지 보기 가운데 생각을 달리하는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
<1>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2>반지의 제왕 <3>사자와 마녀와 옷장 <4>메리포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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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판타지 소설의 공통점과 차이점++
먼저 정답 보다는 이 보기들의 공통점을 찾기가 훨씬 쉽다.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첫째는 모두 마법과 연관된 내용을 채택하여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고,둘째는 아동을 대상으로한 문학으로 부터
춟발하여 모두 영화화된 작품들이며,셋째는 모두 영국의 작가들에 의해서쓰여젔다는 점이다.마법을 다룬 문학들이 굳이 영국에서 발흥한 이유에 대해서는 차후의 연국과제로 남겨 두기로 한다.그러면 정답은?
<3>번의 '사자와 마녀와 옷장'은 영국의 기독교 변증학자인 C.루이스가
쓴 동화책으로서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인간구원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다른 보기들과 구별된다고 할 수 있다.즉 다른 사람들은 마법이라고
하는 종교적 소재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반면 그는 마법이 지닌 상업적
(대중적)가치를 종교적(기독교) 목적을 위해 전용한 놀라운 전략을
사용한 셈이다.그는 자신의 동화책 안에서 백색마녀와 신기한 주술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지만 마녀가 미처 알지 못하는 '태초의 더 크고
위대한 마법(예수의 죽음을 통한 인간구원의 능력)을 제시함으로써
하나님의 권능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이것은 그가 '마법'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그것이 가지고 있는 대중적 호기심을 끌어내는데
이용했으며 거기서 멈추지 않고 '마법'이 지닌 영적 실체와 그것를
통해 진리를 표명하는데 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대문화 속의 영적 전쟁을 그린 그의 책 <스쿠루테이프의
편지>에서 나타나듯이 루이스는 마법에 관하여 문화적 통찰력과 아울러
영적 통찰력을 제시한다.
++마법이 판을 치는 시대에 필요한 통찰력++
마법을 바라보는 루이스의 두 가지통찰력은 바로 오늘날 마법이 판치는
세상 안에서 자녀들과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첫째,마법에 관한 문화적 성찰이 이루어저야 한다.아이들 문화 속에
마법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단순성과 논리의 과격성 때문이다.
마술 지팡이를 들고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라는 주문을 외우면
물건이 공중에 뜨게 되는데 그것에 대한 논리적 설명을 아이들은
요구하지 않는다.왜?마법이니까. 이 단순함이란 결국 마법은 논리를
초월하고 있고 단지 실행만을 요구하며 그에 따른 놀라운 결과를 안겨줄
것이라는대단히 감각적인 이해에 머물게 만든다.이에 대한 교육적 지침은
사실과 허구의 분명한 한계를 지어주는 일이다.둘째,마법에 대한 심리적
성찰을 할 필요가 있다.아이들이 마법을 좋아하는 이유는 불만을
해소하고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방편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법사가 되면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도 혼내주고 공부나 친구를 사귀는
일 등 무엇이든지 잘할 수 있다고 아이들은 믿고 있다.사랑에 충족된
아이들은 더 이상 마법을 꿈꾸지 않는다.마법은 충족되지 못한 사랑을
이루기 위한 대체도구로 이용되는 까닭이다.셋째,영적 통찰력을 가지고
마법을 바라보아야 한다.성경 속의 마법은 점과 아울러 초인간적인 영의
대리인들(사단이나 귀신들)에 의지하여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결과를
가저오는 것으로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금지된 기술이었다
(신18:9-14).마법은 이방인들이 행하는 것으로 특히 하나님을 대적하는
도구로 곧잘 쓰이기도 했다.초자연적인 행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서 나타나는 이적과 마법은 유사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 나타나는 초자연적인 능력은 하나님께로 부터 온 것이며
인간 고유의 능력이나 열심에 기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영화 속의
마법이나 이방종교의 그것과는 다르다.특히 그리스도인들을 통한
초자연적인 행위는 반드시 인격적인 형태(고전14:40) 가운데 교회의 덕을
세우는 목적으로 행해야 한다(고전14:12).기독교의 이적은 하나님의
사랑과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편이며,그것은 우리가 이룰 수 있는
인격적 행위 가운데서 드러난다는 점이다.
결국 초자연적인 능력이 발휘되는 마법의 세계에 현혹되지 않는 결정적
비결은 모든 마법(그것이 영적이든 문화형태로 나타나 것이든)보다
위대한 하나님의 권능을 강조하는 일이며,우리가 바로 그 권능자의
자녀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에 달려 있는 것이다.
**필자는 크리스천문화커뮤니케이션 연구소장이자 영화평론가**
--'낮은울타리'200202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