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작별 인사
매화가 핀다는 것은 겨울이 보내는 작별 인사가 아닐까? 매화나무 아래서 비교적 따스했던 겨울을 생각했다. 서재가 북향이라서 겨울이면 코끝이 시리고 책상 아래 발이 시려서 보온 담요를 덮고 지냈다, 올해는 담요도 전기장판도 사용하지 않고 지나갔다. 몸 상태도 좋아지고 집에서 가족들과 바쁘게 살다 보니 추위를 덜 느끼면서 지낸 것 같다. 찰랑찰랑 춤을 추며 사랑의 천사가 몸과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주곤 했으니까.
매화꽃을 한 소쿠리 이고 있는 매화나무 앞에 앉아서 쩔쩔매는 나를 보고 겨울바람은 서운하지 않았을까? 사람의 마음이 저렇게 간사하다고 섭섭하지는 않을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니야, 나도 봄을 기다렸어! 물이 한껏 부푼 가지마다 매달린 꽃봉오리를 봐.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여름이 오듯이 겨울을 마음껏 마음으로 안고 사랑했듯이 편하게 보내주고 새봄을 반갑게 맞아주면 되잖아.’ 바람이 늘 그랬듯이 다정하게 속삭인다. 너와 함께 보낸 겨울이 참으로 행복했다, ‘잘 가라 겨울아!’
물빛이 어제와 다르다. 가마우지가 큰 물고기를 잡아서 목을 길게 뽑아 목으로 넘기는 희귀한 풍경을 보았다. 산책하던 사람들이 다리 난간에 서서 구경한다. 가마우지는 파닥거리는 물고기를 꿀꺽 삼키고 물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한참 보이지 않았다.
토산지를 걷다 보면 수달도 만나고 청둥오리 물닭을 본다. 수많은 물고기와 개구리밥 거북이가 아는 체 한다. 그들이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우리가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들과 친구처럼 이야기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 자연을 닮아가는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닐까? - 2024년2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