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이나 두서없이 지껄여서 왕따가 된 중1 러셀....
필리핀 엄마와 미국인 아빠 사이에 태어나, 부모의 이혼으로 아빠를 따라 미국학교로 전학오게 된
매력적인 소녀, 카탈리나...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공룡 소년 엘리엇(공룡에 관해 모르는 게 없다)
어느 날, 러셀은 무서운 동네 형 리치에게 이유없이 두들겨 맞고
그 이유를 알고 싶어 자신보다 더 오래되고 심한 왕따에 시달리는 엘리엇을 찾아가게 됩니다.
엘리엇에게 어떤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해서였지요.
그런데 무궁무진하게 펼쳐지는 엘리엇의 공룡 얘기만 듣다가,
얼마 전에 전학 온 카탈리나가
공부도 잘 하고, 얼굴도 예쁜 베서니 무리에게 은근히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요.
<덕 빌헬름 저/ 정미영 역/ 우리교육> 초판발행일: 2013년 4월 10일
이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란 것은 너무나 생생한 묘사 였어요.
어쩌면 이렇게 중학생의 생각과 행동을 잘 알 수 있을까...
그 이유는 오랜 시간을 들여 방대한 자료 조사를 했다는 것이죠.
몇 개의 초등학교와 또 몇 개의 중학교를 다니며 일일이 아이들을 만나며 조사를 한 끝에
작가의 상상력을 보태 이렇게 실감나는 책을 창조시켰다는 거죠.
작가가 아무리 상상력이 뛰어나도
현장감이 없다면, 리얼리티가 떨어진다면
매력없는 책이 되었을 텐데...
아이들이 왜 왕따를 시키는지...
왜 아이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식으로 왕따를 시키는지
끔찍하도록 자세하게 묘사한 귀절을 읽을 때면 소름이 쪼르륵 끼칠 정도였지요.
그런데 이 책이 2003년에 발간되었다는 사실...
그래서 책 속에 나오는 키드넷이라든가
학교홈페이지에 대한 놀라움 같은 것들이 시대에 맞지 않아 읽기 거북스러운 면이 있더군요.
또 한 가지!
저는 왠지 번역이 껄끄럽게 느껴지는 때가 종종 있네요.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읽다가 무슨 뜻인지 몰라 잠시 거꾸로 돌아가 다시 읽곤 하는....
하지만 그 두 가지 빼고는
리얼리티가 뛰어나 어른과 아이 모두 꼭 읽었음 하는 책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을 가르치면서
아무 이유없이 친구를 툭툭 치고, 발을 걸면서 못 살게 구는 아이들을 봅니다.
왜 그랬는지 이유를 물으면...늘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분명 이유는 있을 겁니다.
그 아이가 만만해 보였거나, 그 아이가 꼴보기 싫었거나
아니면 심심했거나 등등....
그런 아이들의 반복적인 행동을 보면서 늘 생각했지요.
"저렇게 아무 생각없이 하는 행동들이, 나중에는 친구들을 왕따시키는 그런 계기들을 만드는 게 아닐까?"하는...
나를 사랑하는 아이가 다른 사람도 사랑하지 않을까요?
나를 존중하는 아이가 다른 사람도 존중하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에서 가장 급한 것은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교육이 아닐까, 조심스레 진단해 봅니다.
첫댓글 음... 읽어봐야겠네요.
학교생활에 관한 거 또 추천해주실 책 있으세요?
말더듬이 선생님, 읽어보셨어요? 그것도 왕따에 대한 얘기에요.
물론... 안 읽어봤지요. ㅎ 그것도 찾아볼게요.
말더듬이 선생님 저도 추천이요^^ 그리고 요즘 읽은 책중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가장 괜찮았어요.
고마워요.
우리나라 작품은 없나요? 우리나라 학교실상이 잘 나오는 거면 좋겠는데...
그건 내가 써야 할 것 같은데....ㅋㅋ
빨리 쓰세요! 첫 독자가 될게요!
저학년 동화로 교실에서 유령 취급 당하는 왕따들의 이야기 준비 중이에요.
저는 저학년 거가 잘 안 되더라고요. 아예 유아나 아니면 고학년 쪽을 쓰게 돼요.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