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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 호 수 (山 井 湖 水) 둘 레 길
호수위에 뜬 길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트레킹...
10월은 가을이 무르익고 있는 가을의 중심이다. 쪽빛 하늘은 끝없이 높고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鳴聲山;923m)
을 두른 호수는 자욱한 물안개가 운치를 더해준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산정호수 둘레길을 느릿하게 걷노라면
단풍을 준비하는 나무와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고요하고 짙푸른 호수, 사방을 둘러싼 명성산, 관음산, 망봉산,
망무봉이 한데 어우러져 고즈넉한 가을이 익어가는 풍광을 선사한다. 산자락 유순한 허리에 둘러친 둘레길과
깊은 호수 위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수변테크길에 가을이 널려있다.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 아래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 이름하여 산정호수(山井湖水)이다. 산정(山井)이란 말대로
"산 속의 우물 같은 호수"라는 뜻이다. 산정호수는 일제강점기 때 1925년 축조된 관개용 인공호수로 제방은 천연
암반을 이용했다. 옛날에는 산 안에 있는 호수라 하여 "산안 저수지"로 불리기도 했는데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우물 같은 저수지라 풍광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한 산정
호수는 사람들의 발길을 계절에 상관없이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고즈넉한 풍광이
조금은 삭막해진 것은 있지만 호수와 주변 산세가 빚어내는 풍경 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아름답다. 호수와
그것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명성산과 관음산, 망봉산, 망무봉이 병풍을 두른 듯 옛 모습 그대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물안개 피어오르는 이른 새벽과 호수 주변 가로등 불이 켜진 일몰 전후의 풍광은 더욱더
환상적이다.
명성산은 궁예가 왕건의 군대와 싸워 패하면서 피신와 크게 울었다해서 "울음산"이라 불리던 것을 한자어로 바뀐
이름이다. 망무봉과 망봉산은 왕건 군사의 동태를 망보았던 곳이며 호수 근처에 있는 "패주골"은 궁예가 도망친 곳
으로 산정호수 주변에는 궁예와 관련된 지명이 많다. 그래서 산정호수 둘레길을 궁예의 눈물길이라 부른다.
트레킹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잔잔한 호반을 따라 걷는 길만큼 좋은 것은 없을 터. 산정호수에 호수를 한바퀴
돌 수 있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특히 최근에 완공된 수변데크가 호수 위에 조성되여 있어서 산책뿐 아니라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송림이 울창한 숲길과 붉은빛 금강송아래 조성된 수변데크,
조각공원 등이 수변데크길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뤄 한편의 수묵화를 그리고 있다. 3.2km에 이르는 산정호수
둘레길은 부드럽고 평탄해 간난아이를 동반한 트레킹으로 손색이 없다.
산정호수 둘레길 시작은 두군데가 있다. 명성산 아래 호수앞에 있는 상동주차장과 망무봉 아래 한화리조트가 앞
하동주차장이다. 상동주차장은 주말이나 휴일이면 많은 등산객과 상춘객을 태운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뒤섞여 주차난
이 심한 반면 하동주차장은 여유가 있다. 그러나 이른 새벽 집을 나서 오전 9시 전에 상동주차장에 도착을 하면
주차하기가 수월하다.
아침 일찍 부지런을 떨었던 필자는 상동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정호수와 눈인사을 나눈다.
주차장 뒤로는 망봉산과 망무봉이 의젓하게 솟아 있다. 앞으로는 명성산 책바위 능선이 우람하게 솟아 미소를
짓고 있는 듯 하다. 조각공원과 음식점 거리를 지나 산정호수 둘레길은 망봉산 자락을 끼고 숲길로 이어진다.
잔잔한 호반처럼 여유러움이 톡톡 묻어나는 정겨운 길 옆으로는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단풍나무 연두빛 이파리가
유난히 싱그럽다. 한가롭게 20여 분 걷다보니 삼거리에 이른다. 오른편으로는 산정호수 제방을 따라 "김일성 별장"
과 수변데크로 이어지는 길이고 곧장 나아가면 한화리조트가 있는 하동주차장이다. 삼거리에서 하동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길은 좁은 시멘트길로 양 옆으로는 조그만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비록 시멘트 길이지만 울창한 활엽수
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제법 운치 있는 길이다.
필자는 곧장 하동주차장으로 향한다. 10여 분 망봉산 자락을 따라 길을 이으니 한화리조트와 하동주차장이 반갑게
마중을 한다. 주차장 입구에는 포천캘러리도 있어 잠시 들러 포천의 이야기을 둘러본다. 캘러리를 나와 주차장으로
눈을 돌리니 산정호수 물이 떨어지는 "낙천지폭포"가 어서오라 손짓을 하고 있다.
낙천지폭포 왼쪽으로 산정호수 둘레길은 계속 이어진다. 폭포 옆으로 가파른 계단이 버티고 있지만 약 5여 분
발품을 팔면 곧 폭포 위로 올라가게 되고 산정호수가 눈 앞에 활짝 펼쳐진다. 호수 건너편으로는 명성산 산줄기가
우람하게 펼쳐져 있다. 실로 아름다운 풍경이다. 오른쪽 폭포 위로 놓여진 다리를 건너니 김일성별장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가히 명품이다. 별장 옆 제방길 끝에는 망봉산이 힘찬 기운을 머금은 채 우람하게 서 있고, 정면으로는
호수 건너 명성산의 기세가 등등하다. 청명한 쪽빛 가을 하늘이 명성산과 망봉산을 품고, 산정호수가 다시 그 산들을
품었다. 호수와 산 그리고 하늘의 조화가 멋진 풍경화를 그리고 있다. 실로 산정호수의 이름이 드높히는 순간이다.
한국전쟁(6.25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는 이곳이 38선 이북 땅이었다. 얼마나 멋진 풍광을 자랑했으면 김일성이
이곳에 별장을 지었을까?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에 넋을 잠시 내려놓으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정말 기가 막힌
곳에 별장을 지었다.
별장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멋진 풍광을 감상한 후 다시 폭포 위 다리를 건너 산정호수 둘레길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수변데크로 향한다. 수변데크는 호수 위에 놓여져 있는데 데크 위를 걸으면 마치 물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간간히 부는 바람에 호수가 잔잔한 물결을 일으킬때면 수변데크도 덩달아 움직여 걷는 재미가 스릴이
넘친다. 데크 곳곳에는 벤치가 놓여 있어 이곳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는 재미도 솔쏠하다. 하늘과 산 그리고 호수의
풍광을 가장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수변데크는 걷는이의 발걸음을 자꾸 움켜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그만큼
데크에서 바라보는 산정호수와 명성산, 망봉산의 자태가 가장 아름답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데크에서 걷다가
멈추고 또 걷다가 멈춰 머무름의 여유를 한껏 즐겼다. 걷다가 머물러 멋진 풍광을 눈으로 보고 마음에 새겨 더 오래
기억에 남기려 사진기 셔터를 눌러댄다.
아쉽게도 수변데크는 1km도 채 안되어 끝이 난다. 둘레길은 오붓한 숲길로 다시 이어진다. 제법 굵은 소나무 숲
사이로 산정호수가 마치 은갈치 비늘 마냥 가을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숲길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풍광은 수변데크에서
바라보는 풍광과는 사뭇 다르다. 데크에서 바라보는 산정호수는 웅장했다면 숲길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순박하다.
둘레길은 굵은 소나무 사이로 푹신푹신한 오솔길로 이어지며,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호수에 떠다니는 오리배들이
한가롭게 다가온다. 숲길 끝자락에는 2010년에 KBS2에서 방영된 수. 목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의 촬영장인
대성참도가 세트장이 있다. 당시 이 건물은 억 단위가 넘는 비용으로 2층의 목조 건물로 지었지만, 지금은 낡고
초라하게 변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세트장을 지나면 숲길은 잠시 끊기고 둘레길은 "허브와 야생화 마을" 인 허브식물원 뒷쪽으로 이어진다. 호수가
옆으로 길은 이어지는데 둘레길 위로는 차들이 다니는 아스팔트 도로가 놓여져 있다. 이 길에 들어서면 명성산은
시야에서 사라진다. 바로 명성산 밑으로 길이 이어져 있어 명성산을 바라볼 수가 없는 탓이다. 대신 망봉산과 망무봉이
호수와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붉은 기운을 가득 머금은 금강송 아래로 수변데크가 또 한차례 이어진다.
데크를 빠져나오면 단풍나무의 터널과 곧 있을 명성산 억새 축제에 맞춰 억새 터널을 조성한 길을 지나게 된다.
억새터널을 지나면 처음 출발했던 상동주차장이 지척이다.
산정호수 둘레길을 걷는 내내 호수가 시선에 사라지지 않아, 잔잔한 호수처럼 여유러움이 툭툭 묻어나는 정겨움을
느꼈다. 호수를 훑고 지나온 한 줌 바람이 상큼하게 뺨을 스친다. 폐부를 깊숙히 적시는 공기를 가득 들이마시며
트레킹을 조용히 마무리 한다.
트레킹 코스
상동주차장~제방길 삼거리~하동주차장~낙천지폭포~김일성별장~낙천지폭포 다리~수변데크~허브식물원~
산정호수가족호텔~상동주차장
시간은 넉넉 잡고 3시간 소요......
산정호수 트레킹 후 천연기념물 제 537호인 비둘기낭 폭포와 포천아트벨리를 탐방 할 예정이라 커피솝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신 후 상동주차장을 조용히 빠져나온다.......
^^^^ 조각공원에서 바라본 관음산이다..
한화 리조트 앞 하동주차장에 있는 낙천지 폭포이다.
산정호수는 제방을 천연 암반을 이용했는데, 그때 자연스럽게
생긴 폭포이다.
폭포 위 구름다리는 김일성 별장으로 바로 연결되여 있다.
낙천지폭포 위에서 바라본 명성산..
호수와 어우러져 멋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곳이 산정호수 둘레길의 백미인 수변데크의 시작점이다.
낙천지폭포위 구름다리에서 멋진 조망을 즐기고 있다.
^^^^ 김일성별장은 호수 풍광을 가장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곳이다.
명성산과 망봉산이 호수와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하
고 있다.
수변데크와 명성산...
수변데크는 아쉽게도 1km도 채 안되는 구간이지만
산정호수와 명성산의 자태가 가잔 아름답게 빛나는 곳이다.
^^^^산과 호수, 하늘의 조화가 산정호수의 이름을 드높히고 있다.
가을 하늘의 청명함은 호수의 아름다움을 더 빛내고 있다.
^^^ 호수에 부는 잔잔한 바람에 작은 파도가 일렁거린다.
수변데크도 덩달아 움직여 걷는 내내 스릴이 넘친다.
^^^ 김일성별장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상춘객들...
^^^ 수변데크에 있는 데크광장..
이곳도 호수 풍광을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곳이다.
^^^ 수변데크에서 바라본 망무봉이다..
^^^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세트장에서 바라본 관음산..
^^^ 2010년에 KBS2에서 방영된 <신델레라 언니>의 세트장이다.
관리가 소홀해 낡고 일부는 부서지기도 하였다.
^^ 신데렐라 언니 세트장에서 바라본 명성산과 허브식물원이다.
산정호수 둘레길은 허브식물원 뒤로 이어져 있다..
허브식물원을 지난 후 둘레길 위에서 바라본 망무봉..
붉은 기운을 머금은 망무봉의 기세가 등등하다...
명성산 억새 축제에 맞춰 포천시에서 인위적으로
조성한 억새터널이다......
명성산 억새 분위기를 이곳에서 잠시 느껴본다..
^^^ 힘찬 망무봉의 기세가 붉은 기운을 뿜고 있다..
^^ 산정호수와 관음산...
관음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호수의 아름다움을 더욱더
빛내고 있다..
^^ 관음산과 오리배..
^^^트레킹 후 상동주차장에 있는 커피솝에서
진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명성산 책바위 능선을 바라본다..
^^ 물에 잠긴 버드나무 가지사이로 오리배가 여유롭게 떠있다.
^^^ 조각공원에서 바라본 명성산..
포천 아트벨리의 아름다운 풍광이다..
^^ 천연기념물 537호인 비둘기낭 폭포..
산정호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민관광지이다. 아름다운 호수뿐 아니라
가을 억새로 장관을 이루는 명성산과 망봉산, 망무봉, 관음산 등 주변의 작은
봉우리들이 호수와 어울려 절경을 이룬다.
호수를 한 바퀴 감싸고 있는 산정호수 둘레길은 걷는 내내 호수가 시선에서
사라지지 않아 산정호수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호수를 훑고 지나온 한줌 바람이 멋진 추억과 함께 상큼하게 뺨을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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