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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가슴 -
아버지 돌아가시고 일년에 열번이나 (명절에 두번 4대 제사 여덟번 )고향으로 제사를 지내러 다녀야 하는 종손(宗孫)이라서 제삿날이면 퇴근후에 밤을 달려 고향에 내려 가서 제사를 지내고 새벽에 서울로 올라와 출근을해야 하던 그때는 현장일이 바빠서 부득이하게 못내려 갈때는 어머니 홀로 제삿밥을 올려놓고 새벽까지 기다리시다가 그냥 제삿상을 치우는 일도 간혹 생겨나곤 해서... 자손(子孫 )의 도리가 아니다 싶어 고향에 어머니 숙부님 숙모님 생존해 계시지만, 어쩔수없이 서울로 제사를 모셔온지도 여러해가 지났다.
명절밑이면 고향에 내려가 성묘(省墓)도 하고, 노인들을 모시고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항상 명절전에 성묘를 미리 하게된다. 저번에 어머님 모시러 고향엘 갔다가 성묘하러 선산(先山)에 올라갔더니 나무뿌리 밑에 마다 산돼지가 온통 흙을 일구어 놓았기에 드려다 보다가 마른 쑥대끝에 지난 여름에 새끼를 기른듯한 묵은 새집이 덩그러니 걸려 있어서 빈둥지를 드려다보니 몇일전에 친구랑 사진찍으러 갔다가 빈 새둥지를 보며 친구가 하던 이야기가 생각이났다.
어떤 집을 갔더니 아파트 베란다에 괴목으로 인테리어를 해놓고 괴목의 가지에다 새둥지를 따다가 멋스럽게 올려 놓았는데 본인은 멋있을지 몰라도 애써 둥지를지은 새의 노고(勞苦)가 너무 안쓰러워 조금은 잔인하다 싶더라나... 그이야기 끝에 새가 둥지를 틀때는 거친 풀잎이나 작은 나뭇가지로 외관(外棺)을 돌려짖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부드럽고 연한 풀잎을 말아서 붙이고, 맨마지막에 제가슴털을 뽑아 마무리를 해서 새알이 따뜻하게 부화가 되도록 짖는다고 내가 설명을 해주었다.
흔히 사람들이 머리 나쁜사람을 지칭(指稱)할때 새대가리 라고하고 소갈머리 좁은 사람에게 새가슴이라고 들 말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새는 한번 짝을지으면 절대 죽기전에는 짝을 바꾸지 않는 종류가 대부분이고 짝이 죽어도 홀로 수절(守節)하는 기러기는 그래서 전통 혼례때 ' 목안(木雁)이라 하여 나무기러기를 안고 가는데, 기러기는 금실좋고 백년해로하는 새이기 때문이다. 기러기뿐 아니라 새의 결혼 형태 가운데 1부1처제가 91.6%로 압도적이라고 하니 사람보다 훨씬 넓은가슴을 지닌것 같다.
한국인의 이혼율이 세 사람에 한 사람꼴인 것과 비교해 보면 누가 새가슴인지 자명하고, 뿐만 아니라 기러기는 하늘을 날 때 장유유서(長幼有序)가 확실하여 어린 놈이 앞서 가거나 위로 나는 법이 없음은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한다. 제비가 옛집을 잊지 않고 찾아와 3년 동안 집을 지으면 그 깃 속에 조그마한 돌멩이를 남기게 마련인데 이를 반혼석(反魂石)이라 했다. 난산할 때 이를 쥐여주면 순산하고, 숨이 넘어가는 환자에게 쥐여주면 혼이 돌아온다 하여 얻은 이름이다.
언젠가 TV 에서 새집의 과학적인 건축술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비바람을 에 체온유지(體溫維持)를 위한 소재 선택이며 태풍이 불어와도 절대 끄떡없는 건축술에 놀라움을 금할길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중국 불교성지인 오대산(五臺山)의 새들은 명승이 설법을 하거나 좌선하는 동안은 지저귀지 않는다 하여 ‘숙조지경(宿鳥之境)’ 이란 말이 생겼고 그로써 수도의 깊이를 가늠했다하는데 사실인지 알길은없으나 새머리가 나쁘기만 한것은 아닌가보다 .
어릴때 고향 뒷산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음악처럼 들려오던 꾀꼬리 울음소리나... 먼길 떠난님이 그리워 울어주는것 같은 뻐꾹새 우는소리.. 겨울가고 종달새우는 소리엔 진달래피는 봄이오고, 뻐꾹새가 울면 아카시아 향기가 그윽하게 마음 설레이고, 두견새 우는 밤이오면 박꽃이 하얗게 초가지붕위에서 달빛에 빛나곤 했지.... 북망산천으로 님을 떠나보낸 청상과부의 울음소리 인양 칠흙같은 어둠속 느티나무의 서쪽새 우는소리 서쪽 서쪽! 애닲던 밤....
지금도 봄부터 가을까지 들려오는지... 시멘트의 사막 삭막한 이도시에서 그아름다운 소리 못듣고 산지가 벌써 몇해던가? 지난여름 모질게도 뜨겁던 염천(炎天)의 땡볕속에서 제몸 돌보지않고 아내와 새끼의 먹이를 물어나르던 수컷새의 가슴이 넓게만 느껴지는 빈둥지를 들여다보며 작은일에도 노여워하고 성내며 돈몇푼에 형제간에 헐뜯고 등돌리는 우리네 세상살이가 손가락 한마디만도 못한 새가슴에 비유됨이 부끄러운 날도있었다.
몇해전 아들이 동경에서 유학할때 마님이랑 아들도 볼겸 일년에 한두번은 일본 여행을 다녀오곤 했었는데 일본을 갈때마다 느끼는건데... 테레비나 영화에서 보던 일본사람 들은 별로 모르겟는데 집적보는 일본사람들 왜그렇게 오종종하고 잘잘한지 뻐드렁이가 거의 반은 되는거 같구 필리핀이나 베트남 사람처럼 인종이 조금 작은거같아 아들에게 말했더니 그곳 사람들도 그렇게 알고있단다.
섬사람 특유의 새가슴과 뻐드렁니 ... 지금은 일본 방송국 피디로 일하고있는 아들의 여자친구도 일본사람이라 내놓고 내색은 못했어도 내가 싱긋이 웃으며 마님에게 하는말, 이렇게 보잘거두 없는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식민지배 했다는게 믿어지질 않네 3월이면 생각하게되는 그시절 일본의 만행에 분통을 터트리며... 요즈음 작은영화 귀향(歸鄕)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소식에 공연히 가슴 뿌듯한건 뭔일이래? 에효~~~내가슴도 새가슴될라~~
-지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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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 뒤 야트막한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유난히 산새 지저귀는 소리가 마음을 흔들 때가 있죠.
조용히 숨 죽이고 선 채 핸드폰으로 그 소리를 녹음하곤 하는데
집에 돌아와 재생해보면 늘 직접 듣는 것만 못해 아쉽곤 합니다.
이제 봄이 오고 새들도 돌아오면
다시 그 울음소리를 들으러 나가봐야겠습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농약이 만연하고
벌레가 없어지니
먹이 사슬이 단절 되어가니까 새소리마저
듣기 어려운것 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왠지모르게 마음이...그시기 하네요..편한 오후 되시길요..^^
좋은글 잘봤어요!!
잘 읽었습니다.
보드랍게 품을 줄 알고
살뜰히 키울 줄 알고
야멸차게 떠나보낼 줄 아는 새.
그들을 인간의 생각으로 재단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
인간은 경건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지 우월감에 빠진 우리의 모습이 애처롭지요.
자연은 그 작은 풀뿌리라나도 위대합니다. 인간은 자연으로 태어났지만 자연속에서 벗어나 점점 자멸로 치닷는 모습에 씁쓸합니다.
잘보았네요 즐건 주말되세용
음악이 죽이는데요~!
잘 읽 고 갑니다.감사합니다.
조은글이네요
요즘 새를 보는 재미에 봄이 행복합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