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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교육 기관으로서 대안학교는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직접 설계하는 등 5가지 특성을 보였습니다.
❏ 공교육 속 혁신학교 등과는 달리 대안학교는 정부의 변화에 따른 정책 영향을 덜 받고 교사의 잦은 이동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역량 교육의 지속성을 유지.
❏ 대안학교 현황 : 현재 600여개 학교, 그중 기독교 학교가 300여개로 50%에 해당.
❏ 인가 대안학교(선도학교 : 이우학교 등)와 미인가 대안학교(거꾸로캠퍼스, 금산간디학교 등), 기독교 대안학교(별무리학교, 드리미스쿨, 원천하나고 등), 전환학년 등 공립형 대안학교(오디세이학교 등)으로 나누어 그 특성을 분석함.
❏ 역량 교육 기관으로서 (8개 선도) 대안학교들의 5가지 공통적인 특성 확인함.
▪【제1특성】역량 교육의 공통 기준이 없고 학교별로 다양함. 그러나 일관된 경향(△삶의 주체성/주인의식/자발성 △타인과 협력과 소통/공감, △비판적,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력 등)은 나타남.
▪【제2특성】역량 교육 기관으로서의 역량이, 학교 문서가 형식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실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핵심 지침으로 기능하고 있음.
▪【제3특성】교육과정이 입시 교육과 실질적으로 결별하고 그 본연의 중심을 유지함.
▪【제4특성】교육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를 매우 강조 : 학생 참여의 일반적 수준을 넘어 학생들이 실제로 교과목을 개설하는 등 소위 ‘학생이 설계하는 교육과정’까지 나타남.
▪【제5특성】학교와 학교 바깥 사회와의 구별을 허물어, 학교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실제 바깥 직업세계와 연결해 학교와 바깥 세상을 통합.
❏ 몇 가지 이슈와 토론
▪【제1이슈】입시 교육과 역량 교육의 갈등? : 입시 교육과 결별하고 대안교육의 원칙을 지켜도 대입 성과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역설적 사실을 확인.
▪【제2이슈】공교육 속 혁신학교 때문에 대안교육 약화? : 정부 정책 및 교사의 잦은 이동으로 혁신학교의 성과가 안정적이지 않아 대안교육이 본래의 중심을 잘 유지하면 충분히 그 가치가 있음.
▪【제3이슈】대안학교의 역량 교육 효과를 알리는 방안? : 20년 대안교육의 효과를 질적, 양적 데이터로 입증해야 하며 이를 위해 종단 연구 필요함.
지난 9월 12일 ‘대한민국 역량 교육 기관 현황을 파악한다’, 제2차 포럼으로 ‘대안교육’ 영역에서 역량 교육 기관의 현황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육의봄이 먼저 대안교육 기관의 역량 교육 현황을 발표했습니다(발표자 : 김하늬 객원 연구원, 유스망고 대표). 역량 교육은 현재의 입시 경쟁 교육에서 추구하는 학벌 스펙 중심 교육이 아니라, 미래 사회에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역량 즉, ‘창의적·비판적 사고, 공감·협업 능력, 자율적 의사 결정 능력’ 등에 그 초점을 맞추고 이런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량 교육은 공교육보다는 대안교육에서 한결 많이 나타난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습니다. 그 이유는 공교육이 정부 정책 등에 직접적 영향을 받고 교사들의 잦은 이동 등으로 역량 교육의 성과와 자산을 보전하기 어려운데 반해 대안학교는 그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안교육 기관이라고 해서 이를 다 역량 교육 기관으로 볼 수는 없으며, 실제로는 입시 경쟁을 위한 귀족학교 특성이 강한 곳도 있어서 대안교육 정신과 역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상당수의 대안학교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역량 교육의 시도가 진행되었으며 나아가 20년 이상의 학교 경험을 통해 그 성과 또한 축적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날 대안학교 현황 관련해 여태전 교수(건신대학원 대학교), 신아연 교사(이우중학교), 이상찬 교장(별무리학교), 박성은 교사(신나는학교)가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좌로부터 송인수 공동대표, 여태전 교수, 신아연 교사, 이상찬 교장, 박성은 교사, 화면 : 김하늬 객원 연구원)
❏ 대안학교 현황 : 현재 600개 학교, 그중 기독교 학교가 300개로 50%에 해당.
우선 대안학교의 기본적 현황을 공유합니다. 2022년 기준으로 교육부가 발표한 인가 대안학교는 총 94개교이며, 전국에 초·중·고교 과정을 운영하는 미인가 대안학교는 600여 개로 추정되고, 그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300여 개 학교가 기독교 대안학교입니다. 또한 공교육 속에서 대안학교를 추진하는 소위 공립형 대안학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인가 대안학교는 미인가 대안학교와는 달리, 미인가 대안학교로 출발했다가 정부의 학교 운영 지원금(교원의 인건비 포함)을 제공받고, 인가 대안학교로 전환된 경우입니다. 이우학교나 산청간디학교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정부의 지원에 따라 인가 학교에 대한 정부의 요구사항(공교육의 기본 교과 수업 시수 충족, 교사 선발 등)을 충족해야 하고 그로 인해서 대안학교의 본질과 정신을 지키는 일과 조화를 유지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미인가 대안학교는 정부의 간섭으로부터 대안교육의 정신을 지키고 운영의 자율권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지원금을 거부하고 법적 테두리 바깥에서 존재하는 학교입니다. 2019년 미인가 대안교육 기관 실태조사 연구(오해섭 외, 2019)에 따르면, 전체 학생 수의 평균은 52명으로 대부분 규모가 작았고 그중 중고 통합이 97군데로 가장 많았습니다. 미인가 대안교육 기관은 정규학교와 달리 학교급을 통합 운영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주로 탈학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중·고등학교 통합형이 대부분이었으나, 초·중·고 통합학교들이 점차 증가 추세에 있기도 합니다(홍정순, 2015, 오해섭 외, 2019 재인용).
대안학교 중 50%를 차지하는 기독교 대안학교 현황과 관련,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전국에 313개의 기독교 대안학교가 있습니다. 5년마다 두 배 이상으로 학교 수가 증가하다가 2016년 이후부터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5년 동안 100개 정도의 학교가 새로 생기고, 50개 정도가 사라졌습니다. 연간 20개 정도 개교, 10개 정도가 폐교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네 번째 유형인 공립형 대안학교란, 교육청이 민간에 위탁 운영하거나 혹은 교육청이 직접 관리하는 대안교육기관입니다. 신나는학교, 오디세이학교, 태봉고등학교 등이 그 예입니다. 이중 서울시교육청의 오디세이학교는 전환학년제 교육 형태로 운영됩니다. 즉,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원적교(진학하는 일반 공립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상태)를 둔 채 1년 간 희망자에 한해 대안적인 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는 ‘전환학년제’ 학교입니다만, 2015년부터 시작한 이 학교를 기점으로 전국 시·도교육청이 이를 벤치마킹한 학교를 만든 것입니다.
이외에도 2015년부터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민간에서는 이를 확대한 전환학년제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민간 주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꿈틀리인생학교’가 대표적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꽃다운친구들’, '아름다운배움'과 '이우학교부설 함께여는교육연구소'가 공동 운영한 ‘열일곱인생학교’, 상주 시민들이 만든 청소년 인생학교 ‘쉴래’는 활발히 운영해 오다가 최근 프로그램을 종료했습니다.
❏ 역량 교육 기관으로서 대안교육 기관의 기준 판정 : 공통 기준 마련되어 있지 않고 학교별로 다양함. 그러나 일관된 공통적 경향은 발견되고 있음.
대안학교 영역에서 역량 교육 기관의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역량 교육의 기준을 정립하고 그 기준에 따라 해당 학교 교육과정과 실제 학교 운영, 교사진, 학생들의 학습 결과를 확인해서 이를 최종 판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현재 역량 교육에 대한 명확한 공통 기준이 없고 학교별로 그 기준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실제 교육과정을 분석해 보면 일관된 공통적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자기 삶에 대한 주체성, 주인의식, 자발성, 타인과의 협력과 소통, 공감, 비판적·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력 등을 강조하는 흐름으로 개별 대안학교의 역량 유형이 수렴된다고 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이런 공통 기준에 근거해 대안학교의 역량 교육 현황을 조사한 연구는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이번에 우리 단체는 역량 교육 기준 마련과 현황 파악을 위한 종합 조사 사업은 별도의 과제로 두고 그 전 단계로 평상시 관찰과 방문, 추천 등을 통해 10여개 선도학교 사례를 찾았고, 이들 교육과정의 특징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물론 대안학교를 전수 조사하면 전체 600개 대안교육 기관 중에서 최소 100개 기관 정도는 역량 교육 기관으로서 면모를 갖추고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우리가 확인한 역량 교육 8개 선도 대안학교의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8개 선도 대안학교의 주요 특징 : △입시 교육을 중지하고 역량 교육을 실질적으로 강조, △학생 참여 수업이 ‘학생들의 기획, 설계’로까지 확장, △학교와 바깥 사회 경계가 허물어짐.
위의 대표적인 8개 역량 교육 선도 대안학교의 교육과정을 분석하니 다음과 같은 주요 특징이 확인되었습니다.
첫째, 역량 교육 기관으로서의 역량이 학교 문서가 아니라 실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핵심 원칙으로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대개 교육과정에서 표방하는 학습자상은 구호에 그치기 쉽지만, 이들 학교는 학습자들에게 기대하는 역량을 매우 정교하게 정하고, 그에 따라 교육과정의 여러 활동(교육과정, 수업, 평가 및 피드백 환류 시스템)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었습니다.
둘째, 교육과정이 학교가 추구하는 역량 교육이라는 교육 목표에 집중하느라 대학 입시 교육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많은 선도학교들은 오히려 고등학교 3학년 대학 입시에 한참일 때, 인턴십, 프로젝트 발표 등 입시와 무관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일반적인 고교에서 보이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셋째,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보이는 교육과정의 특징을 과감하게 제거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미인가 대안학교에서 이런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리미스쿨의 5無(학년, 교과, 교과서, 획일, 경쟁 없음) 및 거꾸로캠퍼스의 9無(시험, 교과서 등 없음) 등을 들 수 있습니다만, 이런 과감한 시도를 통해 해당 학교들이 얻고자 하는 교육 혁신의 성과를 확인하는 것은 의미 있을 것입니다.
넷째,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가 매우 강조되었습니다. 물론 일반 학교들도 국가교육과정 속에서 ‘학생 참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흥미와 자발성을 고려한 수업 참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선도학교는 단지 수업 중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에 머물지 않고, 교육과정을 설계할 때부터 학생들이 자신들의 관심에 따라 교과목을 개설하는 등 소위 ‘학생이 설계하는 교육과정’의 특징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다섯째, 이들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학교와 학교 바깥 사회와의 구별을 허물었습니다. 학교 교육에 머물지 않고 수시로 바깥 사회의 자원을 학교 내로 끌어들이며, 자신들이 또한 바깥 사회에 다양한 인턴십의 과정을 거쳐, 학교에서 배운 것과 세상에서 배운 것을 통합해 내려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상의 특징을 살펴보니 오늘날 공교육 혹은 입시 교육에서 지향하는 바와 다음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8개 선도 대안학교 공통된 특징을 학교 유형별로 나누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몇 가지 이슈와 토론 : 입시 교육과 역량 교육의 갈등?, 혁신 학교 때문에 대안학교는 약화되는가?, 더 많은 국민들에게 대안교육 효과 알리는 방안은?
위의 현황 파악을 토대로 당일 사례 발표자로 참여한 이들의 발표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이슈를 추가 점검했습니다.
첫째, 대안학교일지라도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대학 입시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이에 대해 참석한 발표자들은 대학 입시를 염두에 두지 않고 역량 중심의 교육을 철저하게 실시하고 그것만 잘 정리해서 대학에 제출했는데도 높은 대학 입학률을 보였다는 점, 그리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 입시 교육 중심의 경험을 한 학생들보다 대학 생활의 만족도 및 성취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러니까 역량 교육 중심의 대안학교 교육과정이 대학 입시의 걸림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안교육을 대안교육답게 하는 것이 입시 경쟁에서 손해가 아니라는 점은 이를 여러 각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둘째, 학령 인구 감소 및 공교육의 대안학교라 할 수 있는 혁신학교가 확산되면서 대안학교가 위축되는 것의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의 문제였습니다. 이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충분히 하지는 못했지만, 이전 1차 포럼의 공교육 내 혁신학교의 상황과 비교해 볼 때 대안교육의 독특한 가치는 여전하다 할 것입니다. 즉, 혁신학교가 정부의 정책 변화와 교사의 잦은 이동 등으로 그 성과를 축적해 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데 비해, 대안학교는 그런 문제가 덜합니다. 또한 학생들의 교육과정 참여의 수준이 대안학교는 단순한 ‘학생 참여’ 수준을 넘어 교과 개설 등에 있어서 ‘학생이 설계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한다는 점, 그리고 대학 입시 또한 ‘대안학교가 대안교육의 본질답게’ 가르치면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점 등에서 그 강점이 여전하다 할 것입니다.
셋째, 역량 교육 기관으로서 대안교육을 널리 알리는 방안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국민들이 입시 교육이 아닌 역량 교육 기관에 자녀를 맡기고 싶어도 그곳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거나 그 성과가 과연 믿을만한지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아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흔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되었습니다. 먼저, 대안교육도 이제는 2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많은 경험이 축적되었기 때문에 대안교육의 성과를 이야기나 사례가 아니라 데이터와 양적 지표에 의해 평가하고 그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둘째로는 역량 교육의 공통적 기준을 명확히 하고, 그에 입각하여 적절한 기관으로 판정하는 절차, 그리고 그 결과로 역량 교육 기관들로 확인된 기관들을 하나의 사이버 공간 속에 통합해서 국민들에게 알리는 과정을 거치는 방안입니다. 이 두 가지 방안은 앞으로 본격적인 논의 및 기획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다음 3차 포럼은 역량 교육 기관으로서 ‘대학 교육’의 현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