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 여수시장 “사립외고 설립, 의회 도와 달라”
의원들 “뭐가 그리 급하냐, 의견 충분히 수렴 후 추진해라”
주 시장 “시급하다…명문외고 설립 안하면 여수는 망한다”
주철현 여수시장이 6일 오전 10시부터 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사립 외고 설립은 시급한 문제다”며 강행의지를 거듭 밝혔다.
하지만 다수의 의원들은 시가 지역 의견 수렴 등 충분한 논의와 설득의 과정을 간과한 채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하고 있다며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성미 의원은 “시가 지원하는 교육경비보조금 90억원에 대한 성과 분석과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남고의 경우 학생들이 늘어나 지난해 건립한 기숙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급식비 지원 등의 처우와 환경개선이 뒷받침되면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리고 화양고의 경우도 성적 우수자들의 수시 진학 실적이 좋다. 이렇게 하고자 하는 학교에 시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화 의원은 “사립외고가 지역 교육발전의 답은 아니다”면서 “공청회를 하자는 지역의 의견을 무시하고 단체별로만 면담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역에서 전남외고로 진학한 아이들의 수가 올해 12명, 지난해 8명이었다. 전국적으로도 각 시‧군에서 외고로 가는 아이들의 수는 8~10명이다. 여기서 서울대에 진학하는 학생의 수는 1~2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취업과 연관돼서 학생들이 어문계열을 기피하는 경향이 짙다”며 “현실과 반대되는 사립외고 설립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채 의장은 “여수시가 쉬쉬하며 특정단체나 지역 간담회로 여론을 수렴(조성)하는 것 보다는 계획단계부터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와 학부모, 시민 의견을 들어야한다”고 주문했다. 박 의장은 “여기에 여수시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가 교육 문제만은 아닐 것이라며 좋은 일자리 감소 등이 원인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서완석 의원은 “명문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명확한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기 의원은 “사립외고 설립이 그렇게 급한 것이냐”며 “충분한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여수시가 말하는 여론조사에 여수시민 80%가 명문외고 설립에 찬성한다고 하지만 특정학교를 폐교시키고 특정지역에 설립한다는 여론조사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외고 설립 절차 순서가 바뀌었다”면서 “봉계동 주민들을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가선 안 된다. 반대 여론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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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철현 여수시장은 지난 6일 오전 10시 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가진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사립 외고 설립은 시급한 문제다”며 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주철현 시장은 “교육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역의 미래는 없다. 특히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못 한다”며 사립 외고 설립 추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주 시장은 “사립 외고 설립은 시급한 문제다. 이대로 가다간 여수는 망한다. 질질 끌수록 지역 여론만 분열시킨다. 조속한 시일에 이 문제를 매듭짓자”며 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지금은 재원을 만들기 위해 기업들과 협의를 하는 과정이다”며 “시가 유리한 위치에서 협의를 할 수 있도록 의회가 지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주 시장은 “인구는 순천보다 많은데 학생수는 5000명이 적은 상황이다. 이는 젊은 사람들이 그만큼 적다는 것이고 또 지역의 미래가 어둡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해 선거 공약으로 자사고 설립을 발표했을 당시 다른 시장 후보들이나 시민들이 이견이 없어 공론화 과정을 거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봉계동 주민들의 반대여론과 관련해서도 “여천초등학교를 무지개 및 전원학교 등 명품학교로 육성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다”며 “주민들과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원조달 방안이 만들어진 후 현재 제기되고 있는 학군 조정문제, 교원확충문제, 교육경비 지원문제 등 전반적으로 논의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공청회와 관련해서도 “6월에는 공청회를 통해 사립외고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허심탄회한 공청회를 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주 시장은 “이대로 가다간 여수는 망한다는 말은 미래 비전이 없다는 뜻이었다”며 “극단의 표현을 사용해 미안하다”고 즉각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