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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마음으로 삼보에 귀의”
지안스님의 불교 이삭줍기〈29〉
2012-09-24 지안스님
불교는 삼보를 받드는 종교다. 불(佛).법(法).승(僧) 삼보를 믿고 의지한다. 불교 신행활동에 있어서 이 삼보를 떠날 수가 없다.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가 선행되어야 불자의 자격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불교의 구성이 이 삼보의 요소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종교의 삼요소가 교조와 교법 그리고 교단이라 하는데 불교의 삼보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부처님은 교조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이 교법이며 이를 의지해 수행하는 이가 승보며 교단이 된다.
이렇듯 삼보의 가치는 매우 소중한 보배의 가치가 되어 세상에서 공경하고 받들만한 것이어서 예배의 대상이 된다. 사찰의 법당에서 행하는 예불의식이 모두 삼보에 예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삼보를 설명할 때 삼종삼보라 하여 세 가지 삼보를 말한다. 동체삼보와 별상삼보, 주지삼보로 구분하여 삼보의 개념을 달리 설명한다.
동체삼보(同體三寶)란 삼보의 명칭은 다르지만 본질적 의미에서 보면 근본체성이 하나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일체삼보’라고도 한다. 깨달음 자체 곧 진여(眞如)를 불.법.승이 똑같이 갖추어 있으므로 진여를 증득하면 삼보를 같이 얻는다는 것이다.
<잡아함경> 1권에 수루나가 번뇌를 여의고 법안이 청정해지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
“저는 이제 제도되었습니다. 오늘부터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하여 우바새가 되겠습니다. 저는 목숨이 마칠 때까지 청정한 마음으로 삼보에 귀의하겠습니다.”
또 근본교리로 알려져 있는 사성제(四聖諦)에 삼보가 있다는 말이 <대품반야경>에 나온다.
별상삼보(別相三寶)는 삼보의 내용이 체상(體相)을 다르게 나타내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에서 각 삼보를 구별하여 말하는 삼보다. 예를 들면 불보에도 법신과 보신, 화신의 구별이 있고 법보에도 교(敎).리(理).행(行).과(果)나 또는 육바라밀 등의 차별된 법이 있다고 한다. 승보에 있어서도 성문(聲聞).연각(緣覺).보살(菩薩) 등 삼승(三乘)의 구분이 있고 습득한 수행의 지위가 다른 것을 별상 승보라 하는 것이다.
주지삼보(住持三寶)는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후에 부처님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불상이 만들어지고 탱화 등의 그림을 그려 부처님을 연상케 하면서 불상과 탱화를 모시는 풍습이 생겨나게 되었다.
또 대장경에 수록된 경(經). 율(律).론(論) 삼장의 법보가 가 갈래가 나누어지고 승가의 대중도 비구.비구니와 사미.사미니 등으로 그 신분이 구체적으로 구분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특정한 곳에 머물러 있는 삼보라 하여 주지 삼보라 한다.
불교의 신앙을 말할 때는 이 삼보의 가호를 비는 기도가 있다. 기도하는 자에게 불가사의한 삼보의 위신력이 미쳐져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밀교에서 부처님의 삼밀가지(三密加持)를 말하는 것처럼 삼보가지(三寶加持)가 있어 삼보의 공덕이 중생에게 은혜를 입힌다고 한다.
당나라 때 도선(道宣, 596~667) 율사는 <삼보감통록(三寶感通錄)> 이란 책을 지었다. 이 책에는 불상, 불탑 등에서 일어났던 상서로운 영험 등 삼보가 감응한 사례들을 모아 수록하고 있다. 또한 대승경전의 곳곳에 삼보의 공덕을 찬탄한 내용이 설해져 있다.
[불교신문 2851호/ 9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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