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종의 가상통화(암호화폐)를 거래하며 단기간에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로 올라선 업비트가 최근 투자자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가상통화 보유자들에게 일종의 무상증자 지분인 ‘에어드랍’(Air Drop)을 배분하지 않아서다. 고객 자산을 가로채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가상통화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가상통화 시가총액 7위(이날 오후 2시 코인마켓캡 기준 44억1889만달러)인 네오(NEO)가 지난 1일 ‘온톨로지’(Ontolog)’를 에어드랍했다. 네오 1개를 가지고 있으면 온톨로지 0.2개를 지급했다.
에어드랍은 항공기나 낙하산 등으로 인원이나 식량 등을 충원해주는 것을 말하는데 특정 가상통화 보유자에게 다른 가상통화를 일정 부분 배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시장의 주주배정 무상증자와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에어드랍은 가상통화 개발자들이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용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업비트가 네오를 보유한 국내 고객들에게 온톨리지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네오가 상장된 다른 국내 거래사이트인 코인네스트는 온톨리지를 지급했다. 코인네스트측은 온톨리지 정식 서비스 출시 전에 50%, 이후에 50%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네오는 네오 보유자들에게 주기적으로 1000개당 약 2개꼴로 ‘가스’(GAS)라는 가상통화도 에어드랍으로 지급해왔는데 업비트는 이마저 고객들에게 배분하지 않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가스의 시세는 19.83달러(2만1190원)다.
이와 관련, 네오 창립자인 다홍페이는 지난 15일 방한해 “가스를 지급하지 않는 거래사이트가 있다면 그곳은 사기”라며 “개발자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업비트가 네오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에어드랍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장부상에서만 거래가 이뤄질 뿐 실제 가상통화는 제휴를 맺은 미국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인 비트렉스에 보관돼 있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업비트는 지난해 12월 웨이브(WAVES)가 에어드랍한 리퀴드(Liquid)도 배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업비트측은 “에어드랍에 참여하려면 인터넷과 연결된 ‘핫월렛’에 가상통화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블록체인협회의 자율규제안에 따라 가상통화의 70% 이상을 오프라인 서버인 콜드월렛에 보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온톨로지와 가스를 못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콜드월렛은 해킹 위험이 낮다. 이 관계자는 또 “업비트가 보유한 가스는 약 60개에 불과한데 원하는 고객이 있으면 개인지갑을 통해 수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거래사이트나 국내 다른 거래사이트에서는 에어드랍 가상통화를 받을 수 있는데 업비트에선 못 받는 경우가 많아 고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