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남한에서 경상북도 다음으로 땅덩어리가 큰 지역이다.
그러나 80%가 산이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10% 정도에 불과해 1제곱킬로미터 당 133명이라는 가장 낮은 인구밀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민들은 관광산업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춘천·원주·강릉시를 중심으로 강원도를 삼각테크노밸리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왔고, 지금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지난 6일과 7일 이틀간 춘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회 강원과학기술대축전’에는 과학기술인은 물론 도내 주요 인사들과 학생들, 그리고 도민들이 다수 참여해 과학기술 성과를 즐기는 한마당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강봉/ScienceTimes
AI 등 ‘체험’ 프로그램에 관람객 몰려
강원지식센터에 따르면 2001년 2005건이었던 특허출원 건수가 2018년 6391건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업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267건의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업화함으로써 49건의 기업이 새로 탄생할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올해 4회째를 맞는 ‘강원과학기술대축전’이 도민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고 있다.
지난 6일과 7일 이틀간 춘천 강원정보문화진흥원 내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회 강원과학기술대축전’에는 과학기술인은 물론 도내 주요 인사들과 학생들, 그리고 도민들이 다수 참여해 과학기술 성과를 즐기는 한마당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두 명의 여성 과학커뮤니케이터가 춤과 음악을 통해 어린 학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면서 다양한 화학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강봉/ScienceTimes
행사를 준비한 강원지식센터의 박종일 연구원은 “과학기술을 사랑하는 도민들이 힘을 모아 ‘강원과학기술대축전’을 도내 최대 축제행사로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는 강원도에 산재한 27개 기관‧기업, 대학 등이 공동 참여해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첨단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들이다.
VR 자동차 시뮬레이터 체험, 4D 체험, 4D 카레이싱, 면접의 신 – VR을 활용한 모의면접, 코딩앤플레이 – 로봇 알버트 제어, 드론 레이싱, 5G 자율주행차, LED 매트릭스, 조이스틱을 활용한 게임만들기 등에 도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경찰청 과학수사대가 준비한 ‘KCSI 경찰과학수사’. 이동식 현장증거분석 차량 안에서 학생들이 현장 감식을 하는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이강봉/ScienceTimes
KCSI 경찰과학수사, 3D 프린터를 통해 제작 과정, 멸종위기 동식물을 대상으로 한 증강현실, 영상 등을 이용한 독도 방문 체험 등 주제가 있는 체험 프로그램들 역시 관람객들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진행한 ‘사이언스 버스킹’도 스토리텔링형 퍼포먼스, 이색적인 과학문화 공연 등을 통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 사이언스 방탈출, 디지털 캐리커처, 코딩, 공학, 자가 건강진단, 로봇 놀이터, 광학현미경, 음파진동 운동기, 미니 과학실험실, 스마트팜, 화학정원 만들기, 목공예, 전기버스 등의 체험행사도 인기를 끈 프로그램들이다.
“강원도는 과학대중화가 활발한 지역”
강원도는 2000년에 시작한 삼각테크노밸리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에 따라 춘천권·원주권·강릉권에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단지를 구축해왔다.
춘천권은 생물산업, 멀티미디어, 애니메이션 산업을 중심으로, 원주권은 의료기기, 정보통신, 한방 산업을 중심으로, 강릉권은 해양 생물, 신소재·방재 산업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클러스터를 조성해왔다.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3D 영상을 관람하는 4D 무비카. 강원과학기술대축전 기간 동안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강봉/ScienceTimes
이에 따라 산업 기반 시설과 함께 각종 연구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돼왔고, 이를 통해 특허 출원 및 창업, 그리고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런 풍토 속에서 강원도의 환경에 맞춘 다양한 아이디어가 도출되고 있다. 6일 오전 열린 창의 아이디어‧디자인 공모전에서는 산불이 잦은 강원도의 환경을 고려, 빗물을 이용해 산불을 초등 진화할 수 있는 ‘숲 소방관’이 대상을 받았다.
취업 프로그램에도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특히 ‘지식재산 콘서트’에서는 구글코리아 조용민 매니저가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구글의 혁신 전략 및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법’을 강연해 200여 참석자들로부터 깊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축제 기간 중에 실제로 시현된 디피코 전기버스 체험 현장. 관람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강봉/ScienceTimes
병행해 열린 ‘IP 인재 스카우트 경진대회’에서는 강원도내 우수 IP 인재들이 기업의 채용담당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능력을 알리는 기회가 제공됐다.
올해 ‘강원과학기술대축전’은 강원도의 과학기술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 행사였다.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홍천메디컬허브연구소, 항체연구원 등 특히 의료 관련 연구소에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건강진단 키오스키 체험기, 파라핀베스, 음파진동 운동기 등과 함께 다양한 전시물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과학축전 기간 중에 도내 연구기관, 기업 등에서 기술이전 협약을 맺는 실무적인 행사도 이어졌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서 (주)메딕콘과 치과형 보형물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주)진아스틸에 냉간제품 열처리 기술을, 피엠모터스에서 (주)지에이에 방열기능 개선 LED 조명등을,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주)프론트유에 AI기반 교육용 스마트토이를 기술이전했다.

제4회 강원과학기술대축전은 대학, 기업, 기관 등이 힘을 모아 진행한 도내 중요한 과학기술 체험 행사다. 과학계로부터 과학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강봉/ScienceTimes
개막식에서는 이지원 (재)강원지역사업평가단 수석연구원과 임혜원 (주)세바바이오텍 대표가 강원과학기술 대상을 수상했고 창의 아이디어·디자인 공모전에서는 김진우 미래한옥 대표 등이 대상을 받았다.
관계자들은 이번 축전이 강원도 과학기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자평하고 있는 중이다.
축전을 진행한 강원지식센터 박종일 연구원은 “이번 과학축전을 통해 과학기술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더 뜨거워졌다.”며, 강원도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앞서 과학대중화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