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저의 20년 넘은 직장경력에..두번째로(첫번째는 노무현대통령께서 당선되신 날 친정식구들..축하파티에서 먹은 굴땜에...) 병가내고 결근했어요..
병원 문 열자마자 갔고, 예약환자들에게 밀려...병원 앞에 떨궈주고 간 남편 쫌 원망하며...접수하고...병원 대기실 로비에 널부러졌어요...
이때쯤 빈 속으로 속이 활라당 뒤집혀서리...
가물가물 들리는 소리 틈에 나 부르는 소리 들으려고....비몽사몽간에 몇 시간 보냈죠...
근무하던 여동생 전화와서 친정 엄니 부를까 하고 묻지만..한 술이라도 더 먹이려 싸 준 우리 엄뉘...또 내 탓이라며 맘 아파하실 거 뻔하니...알리지 말라 이르고...
언뜻 지나치는 얼굴 중에 아는 얼굴도 보였지만(아마도 나를 거쳤던 학부형이었던 듯...)..기억이 가물가물하고..정작 내시경실에선 제자 하나 만나서..상봉의 기쁨을 나누기도 전에 꼴이 민망한지라...(아직 얼굴에 터진 실핏줄이 남아있어요...)...
아무래도 내려간 것 같긴 한데...우짜든동 무탈하여..아직 어린 딸램을 키워야한다는 갸륵한 모정을...생각해서 내 몸에 돌아다닐 지도 모를 뼛조각 하나 빼내 보겠다고...
수면 내시경이 안된데서...약 먹고 목 부분만 마취하고 무시무시한 튜브가 목구멍을 넘어 내 식도와 밥통을 뒤적히는 사이...에고..눈물 콧물에 ...말도 몬하겄어요...속이 메슥거려설랑은 우째 다하고 내려왔는 지도 몰겄더라고요...뼛조각이 있는 지 요거 하나 하곤 스르르 튜브를 빼내는 통에 살았어요..
나중에 알고보니...제자 애 하나 덕에 꼼꼼히 봐준다고, 없는 뼛조각 찾아 빼내면서 다시 식도 한 번 더 훑고...
결과 보는 데도 한참 기다렸는데..
의사쌤 왈..
내려갔는 지 안보여서 못 꺼냈고요...(헐..이게 무슨...)...
식도에 조금 상처가 있긴 한데...염증으로 번질 것 같진 않고 당분간 좀 아프고 따끔거릴거라나...
그러면서...요~오기 조금 볼록한 건 만성 위염 같긴한데...혹시나 몰라 조직검사할려고 뗐다네요..
아마 요거 하나란 소리는 뼛 조각 하나가 아니라...조직 하나 떼낸 거고...
완전이 1박 2일을 굶은 셈이어서...죽집 찾아 걸어오며...빈 속이 헛헛했는데...슬그머니..조직 하나가 걸리는 거 아니겄습니꺼! 작년 5월말에 조직검사 결과 아니란 판정에 안심했었는데..이번에도 별 일 없기를..
잣죽 반 그릇 먹고 집에와서 누웠더니...속이 다시 아우성이라...남편 퇴근할 떄까지...헤롱헤롱...속을 다시 다 비우고...
눈이 퀭한 상태에서 남편이 두드리고 따고 사리돈 한 알 찾아 먹고..
동료들 몇몇은 안부 전화로 위로를 했고..
우리 반 머스마들은..딱 한 녀석만..안부 전화를...(에구..이뿐 넘..)
어제 1박 2일로 병수발한 남편은 아픈 마눌...혼자 고생했다고..열심히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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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씻고 난 뒤 한결...맑아진 머리로 수다방에 들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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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염려해주신 모든 님들께.....
비록 아직 닭뼈가 몸 속을 돌아다니고 있긴 하지만......무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며...
님들...저..
뼈 있는 뇨자예요..ㅎㅎㅎ
참고로...어제 응급실..저의 공식 환자명은..닭뼈 아줌마^^였어요^^킬킬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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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제 이미지에는 안어울리는 닉넴이죠...이화라니..ㅋㅋㅋ
재미있는 이야기인줄 알았더니 완전 고생담이시네요. 큰일 날뻔 하셨네요.이화님의 ㅎ ㅎ ㅎ 소리가 여기가지 들려요.이젠 괜찮으신거죠!!!
네~ 그래도 옆구리가 땡기믄..혹 요기 뼛조각이...오늘 아침 출근해서..닭뼈에 얽힌 스토리를 옮기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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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꽃눈물님^^지금은 컨디션이 좋아요...솜씨라곤 없고..간간이 수다방에서 수다떨기가 취미인지라...
저도 뼈대있는 집안이랍니다~~ ㅎㅎ 다행이어요~~
그 뼈대잇는 가문 쫌 밝히시시요이^^지금 제 몸 안엔 닭뼈가 마구 돌아다니고 있다는...
이궁 이화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려 그나저나 그 이쁜 제자 참 기특하네요
아침에 안부 챙기는 녀석도 요 한 녀석..교실에 들어가도..멀뚱멀뚱 쳐다보는 머스마들..한 소리 했지만..겸연쩍어 하는 얼굴로 주억거리대요? ㅎㅎㅎ
고생하셨네요..닭뼈는 다른뼈와 다르게 좀 억샌데 그나마 다행입니다..
닭뼈는 소화가 안된다네요..그래서 더..빼내볼라꼬..아등바등 했었어요...닭죽 드실 떄 조심하시길...
...조직 검사도 이상이 없기를 바래요. 닭고기 먹을때 정말 조심해야겠네요. 그 와중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이화님 멋쟁이 선생님
사실..고게 쪼끔 걱정이 되긴 하지만..괜찮겠죠..뭐...여러 님들의 염려와 위로 덕에 기분이 나아졌습니다..^^
큰일날 뻔 했군요... 닭먹을 때 뼈 조심해야겠어요. 고생하신 일을 이렇게 재미있게 써 주시다니...
안녕하시죠? 바쁘신 지기님께서 댓글의 위로를...지금은 괜찮아요^^
예쁜..님도 뼛속 깊이 사무치는 사연이 있었네요^^그라고..언제 한 번 예쁜.. 님의 솜씨를 제 눈으로 볼 수 있길 바래봅니당^^
저가 괜히 미안하네요.....^&~ 별일없어 건강했어면 좋겟어요 - 고성에서 삐아리 아지매가 -
앗^^ 고성에서 농장하시는 우리 님이시구낭...^^저야 고생했지만...내 목숨이 경각에 달여있던 그 순간에도...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닭죽 한 그릇 다 비운 딸은 치킨매니아...뼝아리..참하게 키워주시시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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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요즘..활약상이 두드리지신 민초님^^ 안녕하시죠? 이제 뱃속이 별 일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그만한게 다행이네요...큰일날뻔 하셨으니....^^
네~~ 오늘은 무슨 작업을 하시는 지요? 여기는 비가 간간이 뿌립니다^^
요즘 감물작업과 명주염색 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