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숨이 가쁘다면, 컨디션을 꼼꼼히 점검해봐야 한다. 건강의 복병을 찾아내 빨리 물리쳐야 후환이 없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격렬한 운동 등 신체활동 뒤엔 숨이 가빠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호흡 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웹엠디(WebMD)’에 따르면 마음이 불안하거나, 공포에 사로잡혀 울 때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실연을 당해 상심하면 호흡 곤란 증상을 심하게 겪을 수 있다. 각종 병으로 숨이 가빠질 수도 있다. 알레르기, 천식, 감기, 코로나-19, 폐렴, 수면무호흡증, 빈혈, 폐색전증, 중증 근무력증, 심부전, 공황장애 등이 호흡 곤란을 일으킨다.
숨쉴 때 애완동물의 비듬이나 먼지, 꽃가루 등을 빨아들이면 알레르기를 일으켜 호흡이 힘들어질 수 있다. 먹은 음식이나 만지는 물건 때문에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알레르기 반응은 때론 천식을 일으키기도 한다. 천식이 발생하면 기도(숨길)가 갑자기 좁아지고 부어오른다. 숨을 쉬기 힘들거나, 끈끈한 액체(점액)를 토하거나, 숨쉴 때 휘파람 소리가 들릴 수 있다. 차가운 공기나 연기, 스트레스 등으로도 천식이 일어난다.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지는 뚜렷히 밝혀지지 않았다. 발작 때 호흡을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불안증도 호흡 곤란을 부른다. 어떤 일로 겁이 버럭 나거나 걱정에 사로잡히면 숨을 가쁘게 쉴 확률이 높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천식 환자가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갑자기 받으면 불안증과 함께 숨이 가빠진다. COPD는 폐기종이라고도 한다. 흡연이 가장 큰 원인이다. 숨쉬기가 힘들고 가슴이 답답하고 기침이 난다.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들리기도 하며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물론 평소 건강한 사람도 불안감이 생기면 어지럽고 기절할 정도로 호흡이 힘들어질 수 있다.
추위와 함께 감기 코로나-19 조심, 부모 사망·실연 때의 ‘상심증후군’ 슬기롭게 극복해야
감기, 코로나-19에 걸려도 숨이 가빠진다. 감기에 걸리면 콧물, 재채기나 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의해 호흡 곤란이 발생한다. 폐와 기도를 자극하고 숨쉬기 힘들 정도로 기침이 나기도 한다. 뾰족한 치료법은 없다. 보통 일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 몸에 열이 많이 나거나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나거나 숨을 쉬기도 힘들면 서둘러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호흡 곤란, 발열, 마른 기침 등 증상을 보인다. 집에서도 회복할 수 있으나, 호흡 곤란이 심해지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바이러스, 박테리아 또는 곰팡이가 폐 내부의 공기 주머니를 감염시키면 폐렴이 발생한다. 공기 주머니가 액체로 채워지면 숨쉬기 힘들다. 오한과 발열, 기침(진한 색의 점액이 나옴) 등 증상도 보인다. 박테리아로 인한 폐렴에 걸리면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다. 다른 유형의 폐렴은 치료가 썩 쉽지 않다.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수분을 제대로 섭취하고,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을 약국에서 사서 복용하면 기분이 나아질 수 있다.
잠자다 호흡을 반복적으로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낮에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지며 기분이 나빠질 수 있다. 이는 고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도 높아진다. 수면무호흡증에 과체중이나 비만이 있으면 훨씬 더 위험하다. 폐색전증도 호흡 곤란을 일으킨다. 다리에서 생긴 혈전(피떡) 조각이 떨어져 나온 뒤, 폐로 이동해 혈류를 차단하면 폐색전증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숨쉬기가 어렵거나 고통스러울 수 있다. 기절할 수도 있고 심장이 두근거릴 수도 있다. 피를 토하기도 한다. 혈전이 시작된 부위가 붓고 열이 나고 아프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니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혈액희석제 등 약물을 쓰거나 수술을 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빈혈에 각별한 관심 가져야…심부전·페색전증·기흉 서둘러 치료받아야
일산화탄소도 호흡 곤란을 일으킨다. 이는 무색 무취의 기체로 난로, 벽난로, 온수기, 건조기,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발생한다.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공기 중에 쌓이고 이를 빨아들일 수 있다. 적혈구가 몸 안에 산소를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숨이 차고, 어지럽고, 혼란스럽고, 힘이 빠지고, 메스꺼울 수 있다. 시야가 흐려지고 기절할 수 있고, 심하면 생명이 위험하다.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펌프질하지 못하면 심부전이 발생한다. 산소를 필요한 곳에 공급하기가 어려워진다. 폐에 혈액이 역류하며, 이는 숨가쁨을 일으킨다. 계단을 오르거나 먼 거리를 걷거나 식료품을 나르는 등 간단한 일에도 많이 지칠 수 있다. 빈혈이 있어도 호흡 곤란을 겪을 수 있다. 몸에 건강한 적혈구가 부족하면 충분한 산소를 조직에 공급할 수 없다. 기운이 없고 피곤하고 때로는 숨이 가쁠 수 있다. 어지럽고 창백해지고 손발이 차가워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질 수 있다. 기흉은 부상이나 질병으로 폐에서 폐와 가슴 벽 사이의 공간으로 공기가 샐 때 발생한다. 기흉이 있으면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호소한다. 증상이 가벼우면 저절로 좋아질 수 있으나 심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생후 6개월에서 6세 사이의 아이들은 울다가 호흡을 멈추거나 놀랄 수 있다. 아이는 얼굴이 파랗게 변하고 약 1분 동안 기절할 수 있고, 이는 혼수상태로 보일 수 있다.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자연히 회복되는 게 일반적이다.
중증 근무력증은 근육과 신경이 서로 소통하기 어려워지는 신경근육병이다. 팔과 다리를 움직일 때 힘이 약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호흡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씹고 삼키고 눈을 깜박이고 웃는 방식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무리하면 증상이 나빠지고 휴식을 취하면 좋아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연애가 끝날 때, 갑작스럽고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히면 심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심한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상심증후군’이라고 한다. 심장 박동이 한동안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 증후군은 심장마비와 달리, 동맥이 막혀서 발생하는 게 아니다. 짧은 심장근육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은 며칠이나 몇 주 안에 회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