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라이프>는 은퇴 후 삶의 활력소
그동안 축적해온 삶의 노하우를 지역사회를 위해 재능기부하자!
- 지령 500호를 맞아
1997년에 창간한 <해운대라이프>가 내년 1월에 지령 500호를 맞는다. 그간 해운대에도 90년대 말 민주화, 지방자치 바람을 타고 <푸른해운대>, <장산소식>, <해운대저널> 등 많은 지역신문이 나타났다가 사라졌지만, <해운대라이프>는 현재 23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신문용지, 편집비, 인쇄비, 사무실 경비 등 소요경비를 신문광고비로 충당하기에는 얼추 계산해도 답이 안 나오는데 30대 초반의 발행인이 50대 중반이 되어서까지 꾸준히 이어오는데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기자도 23년 동안 좌동에 살고 있지만, 2017년 4월 14일 첫 기사를 쓰기 전까지만 해도 <해운대라이프>는 묶음 광고지, 마을 소식지 정도로 인식하고 별 관심없이 보아 왔다. 그런데 2015년 9월 뜻하지 않게 31년의 공직생활에서 퇴직하고, 할 일도, 갈 곳도, 오라는 곳도 없는 무의미한 생활이 계속되면서 한동안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 목표와 방향이 없는 무의미한 생활이 죽을 때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극도의 절망감을 느끼며 무언가 할 일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2017년 2월 초 시의원 출마를 결심했다.
1997년 창간한 <신도시라이프>는 현재 <해운대라이프>로 제호를 바꾸고 발행되고 있다.
우선 나를 알리기 위해 무보수의 <해운대라이프> 기자를 자청하고 31년의 직장 생활과 해외체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비판적 시각에서 다루고 ‘어느 공무원의 희망 시련 도전’이라는 제목의 자서전도 출간했다.
가족, 지인들은 물론 발행인은 어차피 안될 선거를 포기하고 <해운대라이프>에 집중하자고 했지만,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시의원후보로 선거에 나선 결과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불면서 7.2%의 득표율로 낙선했다. 길에서 만나는 동네 사람들에게 명함을 건네고 나의 공약을 알리면서 신나는 선거운동을 통해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진정한 할 일을 찾았다는 의미에서 무모한 도전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가끔 길에서 나를 알아보고 내가 쓴 기사를 흥미 있게 잘 읽고 있다는 애독자의 얘기를 들으며 보람을 느낀다. 주변에서 퇴직하고 보람 있는 일을 못찾고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노후 경제가 허락하면 <해운대라이프> 기자로 활동할 것을 권유한다. 자신이 살며 경험해온 노하우를 지역사회에 재능기부하는 봉사의 삶은 가장 보람된 노후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만 71세의 대학교수 출신 한 분이 <해운대라이프> 기자로 활동하고 싶다며 들어왔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지역의 구석구석을 취재할 수 있게 더 많은 객원기자들이 들어오길 기대한다.
지령 500호 맞이 문예공모에도 많은 애독자 여러분들의 참여를 기다린다. 애독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신문이 더욱 알차고 풍성한 내용으로 풀뿌리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 김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