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만일기도결사 700일 회향을 맞이하여
꿈꾸는 만일기도결사 700일입니다. 2024년에 240일 동안 기도문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사랑어린배움터 다르게 새롭게 깊게 천일기도 140일, 만일기도 601일째부터 오늘까지.
백일기도는 개인의 영역, 천일기도는 공동체, 만일기도는 사회와 시대를 아우르는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2023년 사랑어린마을배움터 순천 수도원 숲이 중심되어 시작한 만일기도는 우리를 둘러싼 자연, 사회, 우주와 평화롭게 어울려 살고자 하는 간절함이 동기였다고 여겨집니다.
사랑어린배움터에서 이루어졌다 사천여일의 천일기도중에 관옥나무도서관, 가족약속문, 사랑어린마을배움터, 마을인생학교가 태어나고 자랐음을 보았습니다. 그것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으나 함께 하는 기도는 강과 바다의 시작인 옹달샘이자 어머니의 자궁과 같았습니다. 당시에는 몰랐으나 현재의 자리에서 돌아보니 그렇게 보여집니다. 그리고 만일기도결사도 태동했지요. 참 고마운 일입니다.
저라는 사람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성향이 많습니다. 삼단논법이 딱 맞아야 수긍을 하고, 감각으로 알 수 없는 일들은 허황된 것이라고 치부했었지요. 그런 저에게 기도는 약간 미신 비슷한 것으로 바라본 게 40대 초반까지였지요. 사랑어린배움터에서 '기도'를 만나면서, 이전의 저의 생각을 재고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자리에 참여하고 기도문을 올리는 것은 제가 알고 믿고 있는 것이 다가 아니며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감각으로 아는 '나', 생각에 지배받는 '나'를 넘어 본래의 깊은 '나', '한님'과 교류하려는 간절한 바람, 존재의 깊은 '가슴'을 두드리는 경건한 마음짓이자 몸짓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도'를 접한 지 16년째인데 요즘 깨닫게 된 진실이지요. 특히 근래 240일 동안 집중해서 기도문을 올린 도움을 받은 게 틀림없습니다. 평소 제 모습에는 여전히 이성에 의지하는 게 몸에 배어 있습니다. 그것을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이성 너머의 더 높고 깊은 정신과 세계에 몸과 마음을 열어두고자 합니다. 참 고맙고 고맙습니다.
700일 회향일 일주일 전에 우리나라에서 "이런데도 변화하지 않을래?"라고 재촉하는 듯한 정치적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국민 다수의 투표를 통해 뽑힌 사람이 그 국민을 향하여 총구를 겨눈 세계사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사태이지요. 이일에 대하여 이전의 대응방식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같은 경험을 되풀이할 수 밖에 없음이 명약관화합니다. 세월호 사건, 코로나 사태등 큰 위기를 겪었음에도 우리는 계속 우리가 잡고 있는 생명의 가지를 스스로 잘라내고 있습니다.
오늘의 자리가 우리의 삶과 정신을 회개하고 우리를 정화하고, 세상과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불씨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후 701일부터 기도문을 쓸 도반-제가 될 수도-에게 큰 복이 되리라 장담하며 회향문을 마칩니다. 마치며 기도문 중에 한동안 올렸던 반야심경의 마지막 만트라를 올려봅니다.
가테 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스바하
가테 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스바하
가테 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스바하. 옴.
고맙습니다.
2024년 12월 10일
푸른솔 중정 올림.
첫댓글 가테 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스바하, 가자 가자 저너머로 함께 가자 깨달음의 세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