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메일 한 통이 날아들었다.
yes24에서 보낸 것으로 내 계정이 1년 동안 한 번도 클릭을 하지 않아
휴면으로 전환될 예정이라 했다.
벌써 그렇게나 됐나? 싶었다.
보통 3개월 정도마다 책을 7~8권은 샀는데
근래 와서 책을 볼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면 값도 조금 싸기도 하지만 우선 서점까지 나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내가 배를 탈 때는 주로 항로가 페르산 걸프와 일본을 왕복하는 LPG선과 탱커(유조선)였으므로
일본 기항지는 주로 가와사키가 많았다.
배가 일본에 입항하면 낮에 선내 작업을 끝내고 저녁때쯤 상륙하여 가와사키 역 앞으로 나가서
우선 책방에 들린다. 책방에 미리 주문해 둔 잡지를 찾기 위해서다.
당시 월간잡지로는 '아사히 카메라','일본카메라', '레코드예술',그리고 '음악의 벗' 네 권을 주문해 놓으면
배가 들어오기도 전에 잡지가 다 팔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책방 주인은 내 이름을 써서 보관해 주었다.
책값을 미리 지불할까 물어 보았지만 미리 받지는 않았다.
배를 그만 두고 귀국했을 때 부산역앞 공무원매장 코너에 조그만 책방이 하나 있었는데
책방 주인더러 미리 주문을 받아서 통신판매를 해 보라고 권했다.
통신판매가 인터넷서점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인터넷서점인 아마존도 서적외에 다른 물건도 취급함으로써 사업영역을 크게 확장시켰다.
한 가지 사업을 튼튼히 하면서 가지치기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하는 문어발식 사업확장도 같은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내 계정이 휴면으로 바뀐다니 그냥 둘 수가 없었다.
요즘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라틴어 수업'을 한 권 신청했다.
책 소개에 보니 서강대에서 강의를 개설했을 때 첫 시간에 수강생들에게
수강신청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여러 이유중의 하나가 '뭔가 있어보이려고' 하는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좀 고상해 보이려는 욕심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나도 좀 고상해 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