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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ucifixus - 프롤로그
http://cafe.daum.net/Europa/1AT/7223
*Crucifixus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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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Das Nachthorn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1190년 당시 지중해인근의 각국 판도
하틴전투 패배의 소식과 88년만에 다시 무슬림의 수중에 떨어진 성지 예루살렘의 소식은 유럽의 신실한 기독교도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성지를 다시 이교도로부터 되찾자는 여론이 유럽을 뒤흔들었고, 이를 묵인하고 손 놓고있다면 그것은 신을 모독하는 죄로 생각되었다. 유럽의 군주들은 1차십자군이후 가장 강력한 십자군형성에 관한 여론에 시달렸고, 때마침 강력한 힘으로 권좌를 차지한 사자심왕 리처드1세는 그것을 자신에 대한 안좋은 여론을 돌릴 기회임과 동시에 영토를 늘리기 위한 기회로써 즉위와 거의 동시에 십자군 참전을 선포했다.
사자심왕 리처드 1세 (17세기 상상화)
그리고 그에 질세라 프랑스의 청년왕 필립 오귀스트(필립2세)는 오랜 플렌테저넷가(家)와의 전쟁에서 잃은영토등으로 인하여 실추된 왕권을 신장하기 위하여 1189년 십자군 참전을 선포하고서, 1190년 해상강국 제노바의 도움을 받아 마르세이유에서 원정을 출발하게된다. 또한 또다른 강력한 군주인 신성로마제국 호엔슈타우펜왕조의 프리드리히1세는 전대미문의 10만 대군을 이끌고 원정에 참가했다. 이로써 '왕들의 십자군'이라 불리우는 3차 십자군이 시작되었고, 예루살렘왕국의 잔존세력들은 하틴전투에서 패배해 기왕이 사로잡힌 상태에서 그 소식만을 믿고 필사적으로 살라딘의 대군을 버텨내기 시작했다.
1190년 6월24일 십자군원정 출발전 생드니에서 프랑스 국왕기를 든 필립2세
(피에르-앙리 레볼리의 작품, 베르사이유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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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마시고 들어가시죠, 도련님"
"마티유, 정말 고맙네만 다시는 이러지 않았으면 하네."
그는 특유의 어깨으쓱거림으로 답한다. 그리고서 갑자기 놀란듯한 표정을 짓더니 내 귓가로 다가왔다.
"혹시...도련님.. 여자보단 소년을 데려다놓을걸 그랬습니까?"
뭐라고?
"자네 정신이 어떻게 된건가, 어디 감히 !!"
"자,자 어서요, 도련님. 여자가 기다립니다. "
그는 능글맞게 웃으며 나를 문으로 떠밀었다. 얼떨결에 떠밀려난 나는 문을 열었고, 마티유는 그때다싶은듯 문을 닫으며 한마디를 한다.
"avoir un grand temps, maître" (멋진 시간 되십시오,도련님)
멍청하긴! 평생 여자를 안아보지 못한 것이 아니다. 또한 그 어느 남자가 여자를 거부한단 말인가. 단지 불필요한 지출과 쾌락은 자제하고싶다. 종군기록을 하기 위해선 성지에 가야하고, 그길은 내 첫 순례길이 될 터, 순례를 하는 몸으로써 가능한 한 죄악을 저지르고싶지 않다. 세상에 매춘부라니.
아니.
막달라 마리아도 매춘부가 아니었던가. 예수께서 죄없는자 그녀에게 돌을 던져도 좋다고 하셨을때, 그 어느누가 감히 돌을 던질 수가 있었단 말인가. 그렇다. 죄를 저지르지 않고싶다 해서 사람이 다시 태초의 순수함으로 돌아갈수 없듯, 이미 죄가 있는 원죄인이거늘,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나가자. 오늘은 아니야.
그리고 머지않아 나는 문 반대편에 무언가 걸려 문이 열리지않음을 깨달았다.
도대체 무슨짓을 하는거야, 마티유?
속을 꿰뚫어라도 보는듯, 건너편에서 마티유의 굵직한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왔다.
"이쪽에서 문을 잠궜으니 그쪽에도 문을 잠그시길 바랍니다, 도련님. 이런 흉흉한 곳일수록 강도가 극성을 치는 법이죠. 그리고 아무리봐도 도련님이 가난한 순례자처럼 보이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적어도 이렇게 이중으로 잠궈놓는다면 강도가 저를 죽이고 문을 여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요. "
"심각하게 말하건데, 나가고싶네."
"안됩니다, 어디서 주무시려구요? 돈은 환불이 불가능하고 저 여자는 잘곳도 없습니다. 단지 품어주시기만 하면 되는데 저라면 좋다구나하고 지금쯤 벌써 일을 끝내고 코를 골고있을겁니다. 도련님이 부럽네요."
"그럼 저 여자를 밖으로 내보내 자네가 데려가지 그러나?"
"다음날 옆에서 얼어죽은시체를 보고싶다면 그렇게 하도록하죠. 하지만 그러고싶지 않아서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진 담요는 저에게도 작아서 둘중 하나는 죽어나갈텐데 도련님께서 말 두마리를 전부다 몰고 다니실순 없잖습니까? 온정을 베풀어주십쇼, 도련님. 신도 필시 생명하나를 이렇게 내팽개치는 것보단 이쪽을 더 좋아하실겁니다."
머지않아 그의 코고는 소리가 나지막히 울려왔고,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닫힌문만을 바라보고있었다. 저런 한심한 것을 믿고 있는게 나라니, 도무지가 마음처럼 되는 일이 없구나.
심란해진 마음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성지로부터의 소식으로 시작해, 오는 내내 저 종자놈의 수다에 시달리다가 이제는 지옥불에 탈일만 남았군그래. 순간 나는 우스꽝스럽게도 심각하게 마티유가 사탄의 현신이 아닌가 생각해보았다가, 헛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확실히 사탄치고는 많이 허술한 녀석이지.
이제 저 여자를 어떻게든 해야했다. 여자는 기다림에 지쳐 잠들었는지, 여태껏 아무소리도 내지않았고, 나는 그제서야 눈을돌려 그 여자를 보았다.
지중해특유의 갈색머리칼은 여자의 목선을 따라 가지런히 침대위에 꽃이 만개한마냥 곱게 펴져있었고, 새하얀 속살은 계절을 거스른마냥 눈처럼 깨끗했다. 오똑한 콧날은 가지런히 곡선을 그리며 그 매력을 뽐내고, 오목조목한 입술은 서로 부드럽게 맞물려있었다.
육감적인 여자의 몸은 무르익은 듯 봉긋한 가슴을 자랑했다. 은은한 촛대의 불빛에 비추어져 아른거리는 여자는 매춘부라기보다 순수 그 자체였고 , 때묻지않은 그 몸은 나쁜꿈을 꾸는지 흥건히 땀에 적셔져있었다.
가슴속에 타는 듯한 지옥을 향한 갈망과 사탄의 부르짖음은 매 초, 매 분마다 내 가슴을 뒤흔들었고, 그것은 곧 정욕이 되고, 부싯돌이 되어 가슴한켠에 커다란 불을 키워냈다.
아아.. 나는 이토록 약한 결국 한명의 죄인이란 말인가. 한손으로 목에 걸려있는 십자가를 꼬옥 쥔 나는 그자리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았다.
주여 제 죄를 용서하여주옵소서. 미약한 인간이기에 이토록 주님의 뜻을 거스를 마음을 가지게 되었나이다.
이 부정한마음을 욕하시옵고 벌하시옵소서. 제가 지금 가는 이길이 어떠한 길이며 얼마나 영광스러운 길인지 다시한번 제가 깨닫게 하시옵소서.
"뭐하시는거예요?"
어느새 여자는 일어나 그 큰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재미있다는듯 생글생글 웃음짓고있었다.
"아..아니, 그게 그러니까... 자기전엔 기도를 해야해서.."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오른 나는 얼른 무릎을 털고 일어나 옆에있던 와인을 벌컥벌컥 마셨다. 왜이러지?
여자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이불로 몸을 감싸고서 아무렇지도 않은듯 와인을 한잔 마셨다.
"성직자는 아닌 것 같구.. 군인도 아니면.. 상인?"
"아 뭐.. 그렇다고 해두지. "
"기다리다 지쳐버렸다구요."
여자는 코를 한번 찡긋하더니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는 곧 나를 이리저리 훑어보더니 하는 말이
"내심 기대했는데, 확실히 강해보이진 않네요. 상인이 맞나보다."
저 예의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여자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베베꼬며 다시한번 생글생글 웃었다.
"자,그럼 제가 어떻게 해드릴까요? 돈은 저기 건너편에 코고는 양반이 선불로 줬으니 걱정마시구요."
그러더니 이 요망한 여자는 천천히 감싼 이불을 풀어내렸다. 그에 박자를 맞추기라도 하듯 봉긋한가슴은 탄력있게 흔들렸고, 순간적으로 나는 고개를 홱 돌렸다.
"어머, 내가 별로인가봐."
"아..아니, 그런게 아니라 .. 단지 좀 천천히 하자꾸나. 그렇게 걸신들린듯 달려들 필요까지야 없잖느냐."
여자는 다시한번 코를 찡긋하고는 바닥에 내려와 한바퀴를 빙 돌며 말했다.
"그래도 이정도면 나쁘지않죠? 그리고 생각보다 나 기술이 끝내준다구요."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며 천천히 한걸음씩 내게 다가왔다. 이 '완벽한 몸매'의 요물은 마치 이미 내가 넘어갈것을 알기라도 한다는냥, 내 겉옷을 벗겨 침대위에 던졌다. 마음은 끊임없이 여자를 갈망했으나, 이성은 역시 그와같이 끊임없이 순례자로써의 이 부적절한 행동을 비난하고 힐난했다.
"거기까지. 내가 분명히 천천히 하자고 하지 않았나?!"
"말투가 특이해. 당신 장사꾼 아니죠? 억양을 보아하니 이쪽사람은 아니고... 말투도 꼭 평민이 아니라 귀족같이 높으신 양반들 말투인데."
뭐?!
"말투에도 이제 신분이 있던가? 주제넘게 별 시덥잖은 걸 다 신경쓰고 그러는군! 너는 그저 창녀답게 네 할일만하면 되는거야. 뭐가 더 궁금해?!!"
아차! 필요이상으로 흥분해버렸다. 혹시나 몰라 여정을 출발할때부터 극도로 신경써오던 것이, 이렇게 하찮은 일로 간파당함에 따라 찾아왔던 당황스러움을 참지못하고 분출해버렸다. 여자의 눈은 더 크게 놀란 듯 커졌고, 마치 나를 이상한 괴물보는 듯 한동안 말없이 쳐다보더니 이윽고 다시 이불로 몸을 감싸고서 와인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래요, 나같은게 무슨 ."
그러더니 그녀는 이불을 걷어올려 풍만한 엉덩이를 이쪽으로 향하고 엎드렸다.
"창녀답게 제 일이나 할테니 어서 빨리 끝내시죠."
이렇게 괘씸할수가! 분개한 나는 허리띠를 거칠게 풀어헤쳐들고 그것을 두겹으로 모았다.
"돈을 지불했으니, 넌 하루동안 내 것이나 다름없지. 난 너희같은 창녀들이 뭐를 좋아하는지 잘알지. 이 악마같은 년!"
그 희디 흰 몸이, 그 봉긋한 가슴이, 탄력있는 엉덩이와 육감적인 .. 신이 여자에게 내려주신 그 몸이 나로하여금 부정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말도안되는 분노가 밑에서부터 치솟아 왔고, 나는 성큼성큼 여자에게 다가가 허공높이 허리띠를 든 손을 들었다.
"그래요, 때려요. 나같은 창녀들은 이런걸 좋아한다며요?"
"뭐?!"
"내가 더 재밌는걸 보여줘요?!"
내가 머뭇거리자 , 갑자기 여자는 맨몸으로 일어나 방 한구석에 있는 내 단검을 향해 달려가더니 그것을 꺼내들고 스스로의 목에 갖다대었다. 얼마나 세게 칼을 갖다대었는지, 목에선 잘 갈려진 칼날에 의해 핏방울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에선 굵은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고, 여자는 목멘 소리로 외쳤다.
"그냥 죽어버릴게요. 어차피 하나남은 어린 남동생마저 빵한조각 사먹일 돈이 없어 시름시름 앓다 죽어버렸고,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보자고 빌린돈이 구름처럼 불어나서 이제는 길거리에 널린 직업창녀들처럼 이 몸뚱이하고 웃음이라도 팔지않으면 부질없는 목숨하나 이어가기도 힘들어!"
이럴수가.. 그럼 원래부터 창녀가 업이었던게 아니란 말인가?!..
"난 신을 안 믿어요. 그래도 내가 죽으면 좋은 곳에 가게 되겠죠? 난 가난했어도 단한번도 남의 것은 탐낸적은 없으니까요."
피는 이제 목을 타고 흘러내려 쇄골에 조그마하게 고일정도로 흘러내리고있었고, 여자의 손은 피가 빠져나감에 따라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제 시체는 그냥 불태워주세요."
안되.
"안되, 멈춰!!!"
나는 미친듯 달려가 여자에게서 칼을 떼어놓고서 그녀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바닥에 나동그러진 여자는 흐느끼며 두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 흐느낌이 얼마나 컸던지, 곧이어 마티유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도련님!! 도련님?!!"
"아무것도 아니니 방해하지마!!"
손은 덜덜 떨리고있었다. 입술은 바짝말라왔고, 내 머리털은 곤두서는듯 쭈뼛쭈뼛했으나, 마음은 무너질대로 무너져내렸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흐느끼는 여자를 내 품으로 감쌌다.
여자의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고 그녀는 얼굴을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눈물 범벅이인 그 얼굴이, 지저분하기 짝이없는 그 얼굴이 어찌나 가련하고 마음이 저며오던지..
그것은 아마도 그 속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아버지에게 꾸중을 듣고 맞으며 가문의 서자취급을 받고 아무도 모르게 침대에서 흐느껴울던 내 모습이 보여서였을까.. 아아.. 하나님은 어찌 이런 비참한삶들을 용인하신단 말인가..
돼지처럼 살이올라 사람인지 가축인지 구분도 가지않을 부정한무리들은 권좌에 앉아 하루가 멀다하고 연회의 사치와 쾌락을 즐기며 살아가거늘, 어찌도 그들보다 죄가 덜한 이 여자는 이토록 현세에서 고통을 받는가..
나는 여자의 고개를 손으로 들어올려 입에 입을 맞추었다.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여자는 입을 열어 내 입을 반갑게 맞았고, 나는 그녀를 들어 침대로 옮겼다. 손을 들어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을 손등으로 천천히 쓰다듬고, 그 손은 여자의 볼로부터 시작해 목, 어깨, 가슴, 그리고 더 밑을 향해 천천히 내려갔다.
여자는 만개한 꽃처럼 활짝 피어났고, 나는 그 속에 한마리의 나비가 되었다. 날개를 활짝펴고 그녀에게 내려앉아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고서 목에, 가슴에 입을 맞춘다. 땀이 비오듯 쏟아질수록 움직임은 점점 더 격해져만 가고, 여자와 나의 가슴은 하나의 불이 되어 활활 타올라 온 방안을 비추었다. 이윽고 그토록 타오르던 불은 또다른 정열이 되어 나는 쉴새없이 여자의 몸을 탐했고, 여자는 끊임없이 그에 응해 나를 자신의 품으로 강하게 끌어안아왔다.
"빚이 얼마나 되느냐."
와인을 마시던 여자는 마저 잔을 비우고서 말했다.
"2000데나로."
"모두 네가 순수히 빌려다 쓴돈이 그정도라고? 그것치곤 꽤 많은 금액이구나."
"빌려다쓴건 200데나로뿐예요. 나머지는 제 기한에 못갚았다고 늘어난 것이죠."
이자가 무려 10배에 달한단 말인가??!!!..
"세상에, 그런 악덕스런 놈이 다있단 말이냐?!"
여자는 아무렇지 않다는듯 내 팔을 베고 누워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 도시의 태반이 그에게서 빚을 지고있죠. 지오반니, 이 근처에 땅을 꽤 많이 가지고있는 지주에요. "
"그러고보니 네 이름이 무엇인지도 여태 안물어봤구나. "
여자는 다시 코를 찡긋거렸다.
"언제 물어보시려나 했네. 베아트리체예요."
베아트리체는 살며시 웃으며 내 귀로 다가와 달콤하게 속삭였다.
"당신 매력있어요.그 특이한 말투,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그 눈빛과 날렵한 턱선."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그녀를 뒤집어 눕혀 입을 맞추었다. 얼마만의 사치인지,
잠시동안이나마 무거운 의무감의 멍에를 내려놓고서 이 여흥을 즐길 준비가 나는 되어있다.
살결에서 고운냄새가 난다. 부정한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것처럼 나는 그녀를 끝없이 느끼고
어루만지고 정욕을 불태웠다. 그럴때마다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활짝열려 나를 맞이한다.
"만약 그 빚을 다 갚게된다면 이제 앞으로 무엇을 할 생각인가?"
베아트리체는 어림도없다는 듯 혀를 내두르고 내 가슴에 머리를 뉘이고 손가락으로 내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만한 돈을 버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시간이 늦춰지면 늦춰질수록 빚은 다시 불어날테니, 결국 죽을때까지 이 짓을 하게 될지 몰라요. 하지만 만약 갚는다면.."
그녀는 내 가슴에 원을 그리며 ,
"이 동그랗게 둘러싼 성벽에서 벗어날거에요. 이곳은 마치 감옥과도 같아. 이 곳에 있는한 새로운 삶은 생각할 수가 없어요."
"어디로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
다시금 생글생글 웃던 그녀는 내 이마에 입을 맞추고서 말했다.
"dovunque" (어디라도)
"내가 그 빚을 갚아준다면?."
베아트리체의 큼지막한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일어나 다시금 와인을 한잔 쭉 들이켰다.
그리고서 자신의 겉옷만을 어깨에 걸치고 창가에 서서 말했다.
"거짓말이죠?"
나도 모르겠다. 진실된 그녀의 마음은 내마음을 뒤흔들어놨고, 생각치도 못해봤던 이 도시에서의 비참한 삶은 보는내게 하나님의 계획에 대해 커다란 의문을 가져왔다. 정의란 존재하는가. 하나님의 심판은 이 가련하고 진실로 자비가 필요한 이들은 가혹하게 현세의 끝에 내몰고서, 악덕하고 잔악한 이교도와 부정한무리들은 피해간단 말인가.
불공평하다.
너무도 불공평하고 부질없다. 나 역시도 귀족만 아니었다면, 이도시에서 굶어죽어나가 수레에 실려가는 수많은 시체중에 하나가 되어있을지도 모를일. 마음이 심히 혼란스럽고 모든게 어지럽다.
"올해로 몇살이지?"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한다.
"9월이 되면 20살이되요."
세상에 나보다도 어리잖아? 이런 잡아죽일놈같으니. 이런 어리고 여린애를 등쳐먹어 잇속을 채우려고 한단말인가?!
"그대로 인생을 포기하기엔 너무나도 어린 나이잖느냐. 새로운 삶을 살지 않겠느냐. 자유롭게 , 네가 하고싶은 일을 해. 다시는 이런일을 하게되지않길 너를 위해 매일 기도하겠다."
그녀는 그자리에 무릎을 꿇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코를 찡긋거리더니, 이내 눈물이 차올라 목이 메여 말을 잇질못한다.
"감사합니다. 전 이런 것을 받을 자격이 없는데.."
"단, 조건이 있어. 난 신을 믿는다. 그것을 너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다만, 내가 너에게 이 도움을 주는 것을 너는 신으로부터의 도움이라고 본다면 어떻겠느냐. 적어도 시도는 해볼수있겠지. 나는 네가 나와 헤어진 이후에도 행복하길 바래."
베아트리체는 고개를 숙이고서 차마 고개를 들지를 못한다. 바닥은 홍수처럼 쏟아진 눈물로 적셔졌고, 그녀는 고개를 숙인채로 내게 말한다.
"신께서 보셨을때, 제가 지금껏 제 몸을 팔아온것과 거짓웃음을 팔아온것은 죄에 속하나요?"
"죄에 속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는 그 누구도 죄인이 아닌 사람이 없단다. 그 누구도 너를 비난하지 못해."
"저는 단지 너무나도.. 너무나도 제 자신이 치욕스러워요. 어떻게하면 신께서 저를 용서해주시죠?..제물을 바칠까요?.."
"세상에, 베아트리체. 주 예수 그리스도께선 오래된 신들처럼 제물로써 죄를 사하시고 하시는 분이 아니시란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하나요?.."
글쎄... 어떻게 해야만 우리의 죄를 사면받을지 나도 모르겠다. 쉽게 이 죄가 없어지기엔 우리엔 현재도 너무나도 많은 죄를 가지고 있단다. 그래도, 너의 마음은 내가 봤던 그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아름답구나. 그래.. 너무나도 아름답고 순수해..
"나는 성지 예루살렘으로 가고있다. 그 곳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선 십자가에 못박히셨고, 다시 살아나셨지. 그 곳은 기독교의 신성한 땅이란다. "
그녀는 고개를 들고서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럼 그곳에 가면 제 죄를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하더구나."
"그럼 저를 데려가주세요. 시키는 건 무엇이든지 다 할게요. 제발 저를 그곳으로 이끌어 주세요."
아아... 이 또한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인가.. 가슴에서 벅차오르는 감동을 이기지 못한 나는 눈물고인 눈을 훔치지도 않은채, 그녀를 와락 껴안았다. 내 어깨는 그녀의 눈물로 적셔왔고, 나는 그럴수록 더 강하게 그녀를 껴안았다.
"그러자. 나와 함께 어떻게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만 우리가 우리의 죄를 씻어내고 천국의 문에 도달할수 있는지 우리가 함께 알아보자꾸나.."
주여, 보이시나이까. 오늘로써 그녀는 주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세례가 없었더라도, 아무런 형식조차 갖추어지지 않았더라도, 그녀의 마음을 보소서.. 그녀의 외면이 아닌, 그녀가 가진 직업이 아닌, 그 누구보다 순수하고 깨끗하며 때묻지않은 그녀의 이 여린 마음을 눈여겨 보소서.. 그리고 저로 하여금 그녀를 올바른 길로 이끌수있도록, 제게 주의 힘을 보태주시옵소서. 이런 기회를 제게 주신것에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제게 감히 그녀를 성지로 인도할수있는 기회를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동이 트기전에 포주에게 가봐야겠어요. 하루 번것은 일단 그놈에게 갖다줘야하거든요."
그녀는 조그마한 손으로 눈물을 분주하게 훔친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내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추었다.
"내일 아침에 필요한 것만 들고 다시 이쪽으로 올께요.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거 아니죠?"
나는 빙그레 웃으며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걱정말거라. 내일 아침 이곳에서 나와함께 출발해서 그 못된녀석에게 돈을 던져줘버리고 함께 로마로 가자꾸나."
그녀는 문을 쾅쾅 두드렸고, 이내 마티유가 반쯤 눈을 감은상태로 문을 열었다.
"즐거운 시간 되셨습니까, 도련님. 좋아보이십니다."
"가서 잠이나 더자게, 마티유 ."
베아트리체가 돌아가자 급격히 몸이 피곤해짐을 느꼈다. 근육들은 오랜여정에 비명을 지르고있었고, 목은 뻐근해 한시도 세우고있을수 없을정도가 되었다. 더군다나 와인을 너무 많이 마셔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했다.
그대로 이불도 덮지 않은채로 잠든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꿈도 꾸지않은채로 깊은잠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던 나는 마티유가 본인의 말로는 '살짝 노크'라던 우뢰와같은 문두드림에 잠이 깼다. 마티유는 수건과 물을 들고 침대옆 선반에 놓고서 다시 나가더니 빵과 와인을 들고 들어왔다.
"아니, 와인은 됬네."
마티유는 씨익 웃더니 그자리에서 와인을 자기가 쭉 마셔버린다.
푸석푸석한 빵 맛 하고는, 밀가루로 만들었는지 뭘로 만들었는지 모를정도로 잘 뜯기지도 않는 빵덩어리를 두어입정도 먹다가 옆으로 밀어재끼고선, 침대에 누워 어젯밤의 일을 떠올렸다.
그 짧은 하룻밤안에 무수히 많은 일이 스쳐지나갔다. 너무 과음했었나.
그것이 마치 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시간이 어느정도 되었지?"
"해가 이미 중천에 뜬지 오래됬습니다."
뭐?! 그런데 어째서 베아트리체가 와있지 않지?!
무언가 안좋은 예감이 불현듯 뇌리를 타고 스쳐지나갔다.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나는 튜닉을 입고 망토도 걸치지 않고서 마티유에게 폭풍처럼 질문을 쏟아냈다.
"어젯밤 그 여자 아침에 다시 오지 않았나?!"
"다시 오기로 했나요? 꽤 마음에 드셨나보네요,도련님."
"묻는말에 대답이나 해! 왔어,안왔어?!"
"안왔습니다만. 무슨일입니까?!"
"어디서 그녀를 사왔지?"
"광장 근처에있는 목욕탕 옆에서입니다."
빌어먹을 , 왜지? 왜 이런 불길한 예감이 드는거지? 나는 아쉬울 것이 단 한가지도 없는데, 어째서 그녀가 도망가버렸을까봐, 이토록 두렵지?!
붙잡는 마티유를 뿌리치고서 거리로 뛰어나간 나는 말에게 재빨리 안장을 채우고 채찍질했다.
이런, 이런.. 내가 도대체 뭐하고 있는 짓인지 모르겠군. 고작 여자하나때문에 이토록 동분서주하다니. 우습기짝이 없구나..
광장에 도착할때쯔음, 지금 내 꼴이 얼마나 우스운지 깨닫게 되었고, 한심한 내자신의 행동에 화가 나기시작했다.
명색이 프랑스 유력귀족중 하나인 블루아가(家)의 아들이 고작 평민하나때문에 이러고있다니. 내 생각이 짧았다.
어쩌면 감정이 앞서 이성을 차리지 못한 것일수도..
그것은 그녀의 인생이다. 어떻게 살아가던 그것은 그녀의 몫인 것이다.
"아침부터 무슨일이래?"
"모르겠네, 이제는 기아와 전염병으로 죽는 것도 모잘라 직접 나서기까지 하는구먼. 이러다 도시에 씨가 말라버리겠어."
뭐?!
아.... 아.... 왜?!... 왜 저기에...
혼돈이 찾아왔다.
칠흑과도 같은 암흑이 내 눈앞을 가렸다.
앞이 보이지않는 장님이 되버린 듯 눈앞이 어두웠고, 말에 앉아있던 나는 중심을 잃고 고삐를 놓고 말았다.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마티유가 아니었다면 낙마하여 큰 부상을 입을뻔했다.
나는 부축하던 마티유를 밀쳐낼 힘도 없었다. 그저 누운채로 하늘만을 멍하니 바라볼뿐이다.
멍하니 하늘만.. 그 맑고 청명한 .. 절대자의 권좌에서 모든것을 보고계실 그분을 ..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도대체 왜지요?.. 어째서 데려가셨습니까?.. 정녕 그녀는 조그마한 행복을 느낄 자격조차 없습니까?!
같은 인간이거늘.. 같은.. 같은 아버지께서 손수 만드신 창조물이시거늘!!!...
어째서 이리도 가혹하시단 말입니까..
가슴속 한구석에서 피어난 쓰라림은 서서히 가슴전체에 독처럼 퍼졌고 그것은 점점 차올라 결국 눈물을 만들어냈다.
그제서야 눈물은 하염없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고, 주체할수 없을정도로 나의 마음은 칼로 도려낸듯 저며오고 아파왔다. 크게 소리내어 우는 나를 마티유는 일으켜세워 들쳐메고서 황급히 말을 이끌고 여관으로 향한다.
"도련님, 사람들이 봅니다. 도대체 무슨일이십니까?! "
"죽었어... 베아트리체가 죽었어.."
"베아트리체가 누굽니까? 그 창녀말입니까? 저 경우는 좀 특이하지만, 흉흉한 세상이잖습니까. 도대체 도련님이 창녀한명의 죽음에 왜그렇게까지 슬퍼하시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일그러질데로 일그러진 내얼굴은 감당할수없을만큼 차오른 내 분노를 대변했고, 마티유의 어깨에서 내려온 나는 그의 허리춤에 있는 단검을 단숨에 꺼내들고 광장으로 향했다.
"도련님, 무얼 하시려구요?!!?"
"넌 내 하인이야. 내가 시키면 해야할 의무가 있지."
"물론이죠. 분부만 하시죠."
"당장 광장에 가서 저 형을 집행시킨 이유와 고발한 사람을 찾아 죽여버리고 와. 그 칼에 묻은 피는 닦지말고 그대로 가져와."
"살인을 하란 말씀입니까?!.. 도련님 여기는 전쟁터가 아니고 평화로운 도시 안이라구요."
나는 어깨를 으쓱하는 마티유의 어깨를 거칠게 밀어젖히고서 앞으로가다 마티유를 향해 말했다.
"넌 겁쟁이야. 아무것도 할줄 아는게 없는 자식이야. 알아?! 이 멍청한 자식아."
어처구니가 없단표정의 마티유를 뒤로하고서 하염없이 걸었다. 광장에선 그녀의 싸늘한 주검을... 어제까지만 해도 생생히 살아 내게 웃음지었던 그 몸을 끌어내리고 있었다. 이제는 더이상 그 온기를 느낄수조차 없게 되버린 그 주검의 얼굴은 ... 그 얼굴은.. 아아.. 또다시 눈물이 나려한다.
"어디로 갑니까?"
집행인은 당연한걸 묻냐는 듯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남은 다른 여자의 시체를 끌어내렸다.
"몰라서 묻소? 범죄자니 그냥 아무곳에나 묻어버려야겠지. "
"범죄자라고?! 도대체 무슨 일로 고발됬습니까?"
"먼저 끌어내린 년은 창녀요. 더군다나 돈을 아주많이 끌어다 쓰고 도망가려다가 잡혔다지. 들리는 말론 악마가 씌였다는 말도 나돌았다고 하오. 여하튼 질이 아주 나쁜년이었어. 도시의 민심도 흉흉한데다 창녀들이 병까지 옮고 다니니 개선차원에서 본보기로 메달은 것이겠지싶소."
내게 오려했구나.... 내게 오려했어.. 조금만 더 빨리 왔다면.. 어쩌면 조금만 더 빨리 내가 일어나 이상하게 여기고 물어 그녀를 찾았다면 막을 수 있었을까?.. 아아.. 후회감에 온몸이 떨리는구나.. 분하다.. 후회스럽고 너무나도 통탄하다.. 이 머리가 모자르고 몸이 게을러 그것까지 생각을 못하고 그녀를 죽음으로 몰았나?.. 이것은 다른 누구의 탓도 아닌 내 탓 이다. 하지만 악마라니, 그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이 도시전체를 이잡듯 뒤져도 이보다 깨끗한 영혼을 가진 사람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그녀의 장례를 치뤄주기를 요구합니다. 그녀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무슨 소리요? 신부께서는 신을 믿지않는 년이니 묻기전에 목을 치라고 하시던걸."
"안되! 말도 안되는 소리야. 내가 보증하겠소!"
"당신 성직자요? 아닌것 같은데 무슨 수로 그리고 어떻게 당신이 이년이 세례를 받고 가톨릭신자가 됬다는 것을 아오?"
빌어먹을 자식 , 그 마음속에 의심과 불신과 편협함이 똬리를 틀고 앉았구나.
"내가 성직자가 아니므로 내 스스로가 보증을 설수 없을지언정, 내가 가진 돈은 보증을 할수있겠지."
나는 집행인의 면전에 돈주머니를 던졌다. 그는 그것을 풀어 동전한개를 꺼내어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알아서 하라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도와주겠소."
문득 뒤에서 나타난 다른 집행인이 검은 두건을 벗고서 나에게 다가왔다. 그는 싸늘한 그녀의 얼굴을 한번 쓰다듬더니 멍하니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베아트리체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이 형장에 나타났을때, 그리고 그 마지막 숨을 쉬고서 싸늘한 주검으로 변했을때, 나는 이 두건속에서 하염없이 울었다오. 그녀의 어머니는 내 집사람의 친한 친구였소. 그녀의 어린시절부터 난 그녀를 봐왔지. 그 아이가 길거리를 헤매일때 우리 스스로 입에 풀칠하기도 힘에 겨워 그녀를 외면한 것이 너무나도 후회스럽구려..나 같이 아무 힘없는 사람은 그저 그녀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일밖엔 할수가 없었소. 내가 책임지고 그녀를 고운땅에 묻어주리다."
그의 지치로 피로한 기색이 역력한, 삶의 무게에 짓눌려버린 야윈볼을 눈물이 타고 흘렀고, 그는 말했다.
"지오반니요. 그녀를 직접 끌고와 재판을 하라고 , 사형을 해야한다며 시장과 사람들을 부추겼고, 그녀에겐 말할 힘도 , 저항할 힘도 그 어느 힘과 시간조차 없었소."
가여운 여자여.. 나는 이제는 얼음과도 같이 차가워져버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미안하다, 미안해.. 모든 것이 내 탓이다.. 하지만 난 믿는다. 너는 분명 이세상에서의 삶보다 하늘에서의 삶이 더 편할것을.. 이제 마음껏 뛰어놀으려무나.. 먹고싶은데로 먹고, 팔아야하는 웃음이아닌 진실된 미소만을 지으며, 감옥이 아닌 자유롭고 행복한 세상에서 네가 무엇을 하고 싶던 그 모든것이 가능한 그 천국의 왕국에서 나를 기억해주고 한번쯤은 생각해주기를 기도하마.. 그리고 예루살렘에 도착했을때, 너를 잊지않으마. 내 꼭 골고다언덕에서 너를 위해 기도를 하마..이제는 평화가 너에게 깃들기를..
"베아트리체는 형장에 끌려가기전에 세례를 신청했소. 하지만 부정한 창녀라며 거절당했지. 이 세상은 썩을대로 썩었소."
"그는 심판받을겁니다."
"누가 한단말이요? 시장조차 그에게 돈을 꿔다 써 그의 말 한마디가 곧 이 도시의 말이나 다름없는 것을.. 적어도 이도시 안엔 그를 해할수있는 사람이 없소."
심판은 내가 할겁니다.
지옥불에 타 없어질지언정, 그 짐승같은놈을 용서하지 않을겁니다.
하나님도 용서하실겁니다. 그 놈이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조금 더 살기 편해질것이란 걸요.
이렇게 2편이 나왔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시는 분들 너무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만든캐릭터지만 역시 다시 죽이는건 너무 마음아픈일이네요 ㅜ_ㅜ
여러분들도 저와같이 눙물을 흘리시길..ㅜㅜㅜㅜㅜ
갈길이 멉니다. 이번편은 비극단편이 되버렸네요.성지로의 갈길은 멀고 먼데, 헤프닝소재는 차고 넘칩니다.
으쌰으쌰! (글쓰면서 러브씬 수위조절하느라 힘들었습니다. 누드화는 예술작품인만큼 문제가 되지않겠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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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늦은 새벽글에 흥미로운 글 잘 보고가요 ㅇㅅㅇ//
하악하악 다음편! 다음편!
질문: 그런데 베아트리체가 지오반니에게 왜 변명을 못했죠? 서로 말이 안 통하는 게 아니면 "2000마르크를 드릴려고 했단 말이에요!" 이거 한 마디만 외쳐도 속물인 지오반니가 관심을 보였을 테고, 그를 데리고 주인공에게 왔으면 지오반니는 돈 받고 베아트리체는 자유를 얻을 수 있었잖아요. 그 부분은 스킵하셨지만 베아트리체가 벙어리거나/지오반니가 돈에 욕심이 없는 청렴한 포주이거나(....) 하지 않으면 어떻게 죽음까지 이어졌는지 살짝 작위적으로 느껴집니다. 베아트리체의 말을 지오반니가 헛소리로 취급해도 돈에 욕심이 있으면 확인이라도 해보려고 했을 텐데요.
지오반니는 지역 유력지주로 베아트리체뿐만 아니라 여러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고리대금업 사채업형식으로 돈을 뻥튀기하여 잇속을 채워왔습니다. 하지만 채무자들이 도시에 전염병과 기근이 들면서 돈을 갚지않고서 죽어버리거나 야밤도주해버리는 일이 잦아졌죠. 그에 격분한 지오반니는 자기돈을 빌려가쓴 채무자들에게 빚을갚지않는다면 이렇게된다라고 보여줄만한 본보기가 필요했습니다. 베아트리체는 필사적으로 아니라고 우겼으나 지오반니의 머리속엔 이미 이 '사회적 약자'를 본보기로 삼아야겠다는 치밀한계산이 끝난 뒤였죠. 본문에 나와있다시피 시장마저 돈을 꾸어다쓸정도였지만 그렇다고 귀족인 그를 메달수 없는일이니.
@qlcsakdl 가방끈 짧고 생각짧은 지오반니의 근시안적인 음모였습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너네들 죽이는 건 아무것도 아냐. 그러니 감히 도망가거나 내 허락없인 죽지도 마' 라는 강력한 메세지였죠. 그는 속물이지만 그 이상으로 서툰음모가였습니다. 실제로 그가 계획한 음모들은 어느정도 먹혀들어 도시의 언터쳐블에 등극하는데에는성공했지요. 1인칭 소설이기에 주인공은 누구에게 전해듣지않는이상 자세한내막을 알길이 없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3편에서 기술할 것이기에 어느정도 읽으시는 분들의 궁금증을 유도하기위해 1인칭이라는 명목하에 과감히 스킵해버렸습니다만, 질문까지 해주시니 이렇게 또 살포시 3편 내용일부를 유출해봅니다:)
@qlcsakdl 그렇군요.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베아트리체를 돌렺주세요ㅠ
베아트리체를 살려내라. 우우!!
작가는 리저렉션을 시전하라!!
베아트리체는 천국에 있습니다 ㅠ_________ㅠ
마르크라던가 베아트리체를 보면 독일 지역인 것같은데 말하는 건 이탈리아어?? 제 관점으로는 조금 이상하네요 ㅋ 주인공이야 프랑스 사람이라도 귀족 출신으로서 외국어를 배웠다고 해도 창녀가 외국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네요...너무 차별적인 발언인가??
지역은 1편에서 로마옆 오르비에토 백작령안의 아멜리아라는 도시라고 살짝 나와있으니 이탈리아가 맞구요~ 언어에 관한것은 크게비중이나 차별을 두지않고 썼습니다~ 그런 모든것을 감안하기엔 주인공의 여정은 프랑스->이태리->시칠리아->지중해->유대까지 수개국을 가로지르는 여정이기에 전개에 큰어려움을 덜기위해서였구요~ 마르크는 제가 잘못 표기한게 맞습니다. 당시 이탈리아화폐는 '데나로'였다고 합니다. 수정했습니다^^ 좋은 지적 참고하여 다음에 쓸때 최대한 반영해볼께요, 감사합니다~! 참, 베아트리체는 이탈리아이름이 맞습니다:) 이태리에 있는 제 친구이름이거든요.(히죽)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