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캐츠아이입니다.
조용히 지나갈 줄만 알았던 2022년의 끝부분을 장식해준 [SELFISH]
그 수록곡들에 대한 감상평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의 주관적인 의견이 가득한 글이지만,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Selfish
우유부단한 상대방에게 보내는 직설적인 지적이 담긴 곡.
광기에 가까운 집착처럼 반복되는 노랫말과 큰 변화 없이 반복되는 음정은
화자가 느끼는 답답함을 청자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해 준다.
달리 말하자면 감정의 전달은 잘 되었지만 듣기 좋은 음악이라 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
유아의 장점 중 눈에 띄는 것을 꼽자면 퍼포먼스를 꼽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현대 아이돌의 곡, 특히 타이틀곡은 음성뿐만 아니라 시각적 요소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데,
유아는 기대했던 대로 시각적인 화려함을 유능히 보여주었으나,
이 곡은 그저 유아의 퍼포먼스를 담기 위한 그릇의 역할에 그쳤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곡은 음악을 통해 환상을 찾고자 하는 나에게 익숙한 쳇바퀴를 선사하고,
이 곡의 지나치게 알기 쉬운 가사는 나에게 어떠한 지적 유희거리도 되지 않는다.
이 곡은 내가 과거에 오마이걸을 좋아했던 이유를 상기시켜 주었고,
내가 과거에나 지금에나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어쩌면 이러한 깨달음을 주는 것이 이 곡 Selfish의 진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Lay Low
사랑이라는 환상이 변질되기 전에 스스로 떠나고자 하는 소녀의 마지막 전언 같은 곡.
타이틀곡의 제목이 마치 이 곡의 화자를 가리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소녀는 자신의 청개구리 같은 면모를 강조하며 이기적으로 보이려 하지만
사실은 현실의 우리에게도 사랑에 대한 고찰을 제안하는 심오한 곡이기도 하다.
달콤한 마성의 보컬로 가볍게 시작을 열고,
여름 햇볕 아래의 길목처럼 분위기가 달아오르게 만들다가,
그 뒤론 마치 황혼의 땅거미 속으로 숨어들어 누군가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는 느낌을 준다.
자유롭고 홀가분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등에 짊어진,
내 인생의 위태로운 주인공이 된 느낌을 체험하고픈 이들에게 이 곡을 추천한다.
Blood Moon
붉은 달 아래 야성을 드러내는 환상 속 괴수처럼 상대방을 향한 갈망을 거칠게 표현해낸 곡.
마치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세세한 가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본 적도 없는 낯선 세상의 위험한 누군가에게 홀려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어둠이 깔린 길목, 스멀스멀 올라오는 검은 안개에 발이 묶여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듯한 느낌.
중저음으로 진행되는 보컬과 어딘가 경직된 분위기의 멜로디가 서로를 단단히 지지해 주며,
진전이 없는 듯이 반복되는 베이스는 마치 이 검붉은 밤을 영원히 잡아두려는 것만 같다.
현실에서 접할 수 없는 이 두려움을 마음껏 즐겨주길 바란다.
Melody
아름다운 음색으로 뱃사람을 유혹하는 세이렌처럼 청자들을 한껏 매료시키는 곡.
구름 한 점 없이 깔끔한 하늘 아래 눈부시게 펼쳐진 나른한 오후의 바닷가,
햇살을 머금은 채 작게 부서지며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파도가 연상된다.
거기에 더해진 고음과 저음, 두 갈래로 갈라진 채 들려오는 유아의 매혹적인 보컬은
내가 서있는 이곳을 곧바로 낙원으로 바꿔버린다.
이 곡을 한 번 들어보면 세이렌에게 홀렸던 선원들의 마음을 곧바로 이해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이 추운 계절에 맞지 않는 따스한 분위기가 이질감을 주기도 하는데,
죽음을 목전에 두고 황홀경에 빠진 선원도 이와 같은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신화 속 세이렌이 선사할 법한 비현실적인 경험을 현실의 우리에게 바칠 수 있다니,
이 곡은 참 여러모로 경이로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리
전작 [Bon Voyage]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중점을 둔 이야기들이 이 앨범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다.
다만 전작의 이야기들이 세상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나라는 존재를 찾는 내용이었다면
이번 앨범의 이야기들은 너라는 존재의 감정을 묵살하며 나의 감정를 강조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렇게 보니 SELFISH라는 앨범명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12분가량의 짧은 플레이타임, 그 안을 채우는 유아의 다양한 색채.
유아의 세계가 이곳에서 멈추지 않고 더욱 확장될 수 있다면,
앞으로의 유아가 그려 나갈 세계는 얼마나 더 다채로울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첫댓글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 숲의 아이, 바다의 아이 다음은 무슨 아이가 될지ㅋㅋㅋㅋㅋㅋㅋ
하늘의 아이가 되어 새(버드)의 모습을 연출할 것이고,
곡의 제목은 하늘을 나는 성적의 소유자만 갈 수 있는 하'버드'가 될 것입니다.
@캐츠아이 하늘이 있었네요!!!! 성지글 예약...성적 고공행진까지 하면 더 좋겠습니다😆
@스몰큐티씅씅 성적이 높아서 하버드에 가는 것인가,
하버드에 가니까 성적이 높은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몰큐티씅씅님!
역시 캐츠아이님다운 멋진 감상평이군요! 저는 왠지 그 다음은 팜파스 or 사막의 아이가 될 거 같기도요 ㅋㅋㅋㅋ
유아의 손을 빌려 자연의 대통합을 이루려는 WM의 속셈이 느껴지는군요... ㄷㄷ
저번 앨범에서 숲 말고도 바다의 비중이 꽤 컸는데,
이번 타이틀곡에서 사막이 나오니 사막의 아이를 기대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네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번역가님!
현생이 바빠 덕질에 소홀해졌는데 이런 저의 이기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글이네요 이번에도 잘 읽었습니다
이번 타이틀곡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이기적이어도 된다' 인 것 같기도 합니다.
유아님과 프로듀서 분들이 충분히 이타적이었다면 기존 팬들의 크나큰 염원인 몽환이라도 담았을텐데,
이번 타이틀곡에서도 기존 팬을 신경쓴 티가 나지 않네요.
팬들의 지지를 받든 못받든 자신의 뜻대로 그 곡을 선택하신 것도 유아님이니,
그것을 접하는 팬 역시 현생의 피로를 충분히 치료받지 못한다면 덕질에 소홀해져도 된다고 봅니다.
계기가 어떻게 되든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좋은 일이죠 ㅎㅎ
이번에도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생데꼬살꼬야님!
나에게 Selfish란 앨범은 무슨 무슨 아이라고 굳어 질까? 두려웠던 아티스트 유아의 멋진 홀로서기 라고 말하고 싶어요.
숲의 아이라는 캐릭터는 그 세계관에 완벽하게 녹아 들었던 유아에게, 아티스트로써 커다란 벽이였다고 생각해요.
그 이미지를 벗어 버리기엔 솔로 가수 유아를 각인시킨, 그리고 여전히 확장성이 좋은 세계관이며, 대중들의 기대 또한 받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유아는 과감히 다른 길을 걸어갔습니다.
반복적인 멜로디에 후크송이었던 노래가 유아의 퍼포먼스와 합쳐질 때, 어떠한 시너지를 발휘하는지눈 앞에서 보여주었어요.
단순하다고 생각했던 멜로디와 반복적인 가사가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경험‼
‘이것이 앞으로 유아가 보여주고 싶은 아티스트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대 위에서 춤과 노래로 만들어가는 한편의 이야기,
숲의 아이 때도 이 무대는 그대로 뮤지컬의 한 장면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였었는데, 이번에도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곡이라면, 내가 무대에서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 샤샤
무대위에서 스토리를 보여주는~ 아티스트 유아 참 멋졌습니다.
이번 타이틀곡이 굉장히 파격적이기는 했습니다.
숲의아이라는 견고한 틀을 완전히 허물어버리고 누구도 기대하지 않을 만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무대 위의 유아님은 음악이라는 물결 위를 자유자재로 헤엄치는 물고기와 같았습니다.
배경에 깔린 물결이 썩 아름답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퍼포먼스를 부각하기 위한 대비였다고 보면 되려나요? ㅎㅎ
어찌 되었든 유아님은 이번에도 고민과 노력을 쏟아내셨고, 그 점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박수를 보낼 의향이 있습니다.
오디오로만 평가한다면, 이번 앨범에서, 블러드문을 뽑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다가오지 않는 곡이었는데, 스트리밍 정주행으로 무한 반복해서 듣고 있다 보니, 이게 정말 유아야‼ 싶을 정도의 과감하고 도발적인 가사와 유혹하듯 다가오는 유아의 음색에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 되어 버렸어요. 유아의 음악적 변신도 좋았고 귀엽기만 한 쨔쨔가 아닌 우리가 보지 못했던 유아를 발견한 느낌. 무엇보다 질리지 않는 곡입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저는 Melody에 가장 큰 애착을 느낍니다.
오마이걸이 그려놓은 환상에 이끌려 이 곳에 온 저에게, Melody가 재연한 세이렌의 유혹은 황홀함 그 자체네요 ㅎㅎ
역시 사람의 취향은 쉽게 변하지 않나 봅니다 ㅋㅋ
이번에도 경원님의 의견이 담긴 댓글 덕분에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경원님!
@캐츠아이 활동 끝나면 올라오는 캐츠아이님의 감상평 늘 기다려집니다. 이번에도 기대에 부흥하는 멋진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새로운 시야에서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경원 의견 공유를 통해 우리의 일상이 조금씩 더 흥미로워지는 듯합니다 ㅎㅎ
이런 멋진 글을 이제야 보다니.. 역시 이번에도 많은 애정과 깊은 통찰력이 드러나는 글이네요. 유아누나든 오마이걸이든 WM은 항상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아티스트가 가진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려하는 것 같아요... 아무리 음악을 한다지만 사실 사업이라는 것에 있어 항상 도전한다는게 쉬운 선택은 아닐텐데, 곰곰이 떠올려보면 지금까지의 오미
마이걸과 유아누나가 보여준 앨범은 항상 디벨롭해 있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거 같아요.. 저도 오마이걸을 보며 인생을 배운답니다 :)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부딪혀가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캐츠아이님도 항상 파이팅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도전한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이에요.
익숙하지 않은 방향으로의 노력이 힘든 것은 물론이고, 그 결과가 항상 좋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으니 말이죠.
하지만 도전은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게 되고, 그 영감이 또다른 도전을 낳으며 이 세계에 역동성을 부여하더라고요.
인류는 그렇게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저도 김미김미미님도 오마이걸에게서 오는 긍정적인 자극에 힘입어 긍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이번에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