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 다녀온 막내 아들이 운동을 마치고 땀에 흠뻑 젖어 집에 들어왔다.
한손에 태어난지 두달쯤 되어 보이는 길고양이를 안은체 땀인지 빗물인지 모자를 눌러쓴
얼굴에 주루룩 땀이 흘러 내린체... 고양이를 어디에 둘지 내 눈치를 살피느라
안절부절 길냥이 머리만 쓰다듬고 있었다.
경아/아들~아~미치겠네.이 고양이를 어디에서 데리구 온거야.엄마 이런 길냥이 정말 싫단 말이야~
여름이라 냄새가 나서 못키울 뿐더러 고양이 엄마 아빠가 아기 고양이 찿으면서 밤새도록 야옹~야옹~할테니 어서 제자리에 갖다 놓아야해.
막내아들/ 아~엄마 집에 돌아 오는길에 길을 잃었는지 비를 피해서 다리밑에서 울어대는데
고양이 눈동자를 보니까 너무 귀여워서 데리고 왔어~잘키울께요.
경아/아~엄만 정말 고양이 키울 자신도 없고 시간도 없고 신경이 쓰여 안되겠으니 이리냇! 다리밑에 갖다 놓을꺼야.
야행성 동물은 돌아다니는 습성이 있어 야생에서 자라야 건강해질수 있어.
막내아들/무슨 소리에요. 집에서도 얼마든지 사람과 잘 친해질수 있고 제가 건강하게 키울께요.
큰아들과 막내아들이 각자의 방에 들어가 컴퓨터도 하고 고양이 이름을 짓고 있을무렵
나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막내아들/엄마! 고양이 이름을 지었어~길냥이라 부를래
좀 가엾긴 해도 그냥 좋은 의미로 길게 오래오래 같이 하잔 의미도 있고
길에서 데리고 왔으니 길이라고 부를래.
큰아들/그래 그게 좋겠다~
경아/마음대로들 부르세요~엄만 저늠 고양이가 싫구 키울 자신이 없어요~
저녁 준비를 끝내고 사무실에서 손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해서 집에서 나오려는데
아~악~소리가 났다 .....고양이가 속이 안좋았는지 ...여기저기 냄새가 나서 미칠것만 같았다...
신발을 신고 나오려다 이번에야말로 겸사겸사 어떤 카리스마가 필요할것 같아 두가지 액션을 하기로했다.
액션1경아/(막내의 눈을 똑바로 주시한체) 대체 성인이 되어 가지고 일하는 엄마에게 고양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주면 되겠니? 당장 갖다 버리지 않으면 엄마가 버릴때까지 집에 속이 안좋아~ 못올줄 알어라!!
막내아들/아~...아~....그냥 용돈만 많이 주시어요.~
이틈을 노려 (절대 물러서거나 약해지면 안돼.반드시 길냥이를 내보내야해!)좀더 호소력있는 액션을 하자~
아참 ...(머리를 굴리며)막내는 눈물에 약하지...
액션2경아/훌쩍훌쩍~엄마 알레르기 있는데(박박 긁어대며)/우리 아들은 아무렇지두 않나봐/
훌쩍훌쩍.../방문을 닫고 자기방으로 들어가 버림/야~아~~~아 미치겠다구!!(안통하네)
큰아들/엄마! 고양이가 속이 안편해서 응가를 했는데 낼 주사두 맞치구 엄마 신경 안쓰이시게
제가 청소도 깨끗이하고 목욕도 자주 시키고 집안에 향수도 자주 부릴께요
동생이 키우고 싶어서 그런거 같으니...엄마가 이해 하세요...동생은 차쯤 제가 이해를 시킬께요.
경아/.....그래.....훌쩍 ~훌쩍....(훌쩍거리다 진짜루 펑펑 서럽게 울어버렸음)내가졌다!내가졌어~
사무실 가는길에 동물 병원에 가서 길냥이의 상태를 원장님께 말씀드리고 조언을 들은뒤
길냥이 화장실 세트 밥그릇 세트 먹이 향수 등 몇가지 용품들을 사가지고 아프지않게 잘 키우라고
막내 아들에게 건네 주었다.
야~아들..니가 좋아하니까 엄마도 좋아해 주는거야~
아긍 아긍 자식이 뭔지 액션을 두번씩 했는데 통~하지가 않아.
자식이 뭔지...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내가 그꼴이 되었다.
오늘도 그 앙큼한 냥이의 야옹 소리와 바스락 소리에도 작은 공간을 뜀박질하는
명랑한 냥이의 모습이 궁금해지는걸 보면 나도 강하지는 못한거 같다.
첫댓글 울 몽실이 데불고 살게된 사연하고 비스무리~해부러라.....
울 몽실이가 회사댕길때 직원이 지하주차장에서 주워온 강지였거든요.
평소에 강지를 벨로 안좋아했던데다 처음엔 때가 꼬질꼬질~~
근데 정이 들다보이....지금은 갸 없시믄 몬살아여~~ㅎㅎ
저는 꽃과 나무 식물 키우는게 좋은데 강아지는 이쁘긴한데 정성과 애정을 가지고 아이 돌보듯이
키워야 될거 같아서 일 때문에 못키우는데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랍니다.
향수 뿌려대느라 정신이 없고 아들에게 하소연합니다.ㅎ.
그렇다고들 하더라구요... 정들면 사람보다 헤어지기 힘들다고..많이 사랑해주고 이뻐라
하시는 돈키호테님~진정한 애견가 이시네요...오늘도 행복하세요.^*^
냥이는 차분해서 키우실만 할거예요
저두 양양이 키우고 있거든요
러시안 불루 인데 아파트 살다가
주택에 오니까 신난다고 돌아 댕겨요~
남자 냥이라 키우기가 더 쉬울줄 알았더니...완죤 천방지축이고 명랑해서
두아들과 더 친해지는것 같아요. 맴매!해가며 길들이기를 하는데 제법 질서를(응가라든가 제자리에서 밥먹는거 등등..) 지켜줘요.
집을 소개할때 고양이 키우기 좋은 집을 소개 시킨적이 있는데 시베리아산 눈동자에 푸른빛이 나고 털이 은갈색인
고양이 였는데...그 집 주인은 고양이를 위해서 배려를 많이 했어요.
좀 어두운 집이었는데 고양이 키우기 좋다고 한번에 사시더라구요.
온갖 고양이 놀이터와 침대 이런걸 다 갖추고 키우는걸 보고 대단 하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님의 냥이도 제법 사랑스러울것 같네요 감사해요.
내가 처음부터 물렁이 엄마가 질줄알았어요.. ㅎㅎ
나도 싫어하니 경아님편인데..
아미주님 반가워요. 오랫만이네요.
히히..제가 얼마나 똑소리 나게 산다고들 하는데
물렁이라구요~아들에게만 그래요.
엄마 말이라면 잘듣는 아들들인데 ...이상하게도 이럴땐 은근 고집불통이네요.
아미주 오빠! 늘 건강하시고 오래도록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로는 이렇게 이쁘게 말도 잘 하는데 왜 그렇게 부끄럼은 많은지... ㅎㅎ
기왕 글케되었으니 낚이셨습니다.. 길이 건강하기를요.....
낚인것 같습니다.ㅎㅎ
제가 참아야죠.
최선을 다했는데도 개선이 안될땐 알아서 각오하라고 했으니
키우면서도 마음이 좀 그럴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
저 역시 동물을 좋아하는데여. 어릴때 헤여짐이 슬퍼서
동물을 안 키우려했었는데..결국 작은 애에게 졌답니다.
고양이는 다 좋은데... 두가지 단점이 털이 많이 빠져서 청소기를 자주 돌려야합니다.
또한가지는 화장실이 지져분하면 이불,벼개에 응아를 하니 조심하세요.
그럼 애교도 부리고 귀여울것입니다.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