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해방을 거치고 6.25사변에서도 용케 살아 남아 5.16혁명을 지켜 보고 새마을 운동을 겪으면서 더러는 독일 광부로- 간호사로- 또 한 낮의 그 뜨거운 열기의 중동에서. 쉰 밥을 다시 씻어 물에 끓여 먹으며 더러는 식어빠진 보리밥 한 술을 물에 말아 허기를 견디며 내 자식에게만은 절대로 이 가난과 설움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각오 하나로 그렇게 이 나라의 근간을 만들어 왔던 이들의 대부분이 어제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해서 촛불 든 젊은이에게 " 미친 노친네" 라 조롱받고 떠밀려지며 폭언을 들어야 했던 이들이었다.
세상엔 똑똑한 자와 지혜로운 자가 있다. 그 둘의 차이는 똑똑한 자는 위기에서 쉽게 벗어 나지만 현명한 자는 그런 위기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무식한 노인네들이 시절을 잘못 만나 생계의 전쟁터에서 한 푼을 아껴가며 살았을 때 그 아낀 돈으로 지금 자신들이 유식한 청장년이 되어 있음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무식하다 조롱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에 대한 섭섭함보다 살아 온 세월이 주는 현명함으로 지금 세상이 분명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본능으로 느끼고서 힘없는 노구를 이끌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식어버린 김밥을 먹어가며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이다.
촛불이 젊다는 것은 그만큼 어리석고 철없는 아이들의 패션 놀이같은 것이라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그러나 가진 거라곤 세월의 경험과 성실함과 고래심줄같은 질기고 투박한 삶의 의지밖에 없는 어제의 산업세대들의 거친 함성은 아직도 이 질긴 싸움을 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포효일 수도 있는 까닭에 어찌보면 더욱 가슴 아리는 슬픈 함성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진리앞에 우리는 비록 갈 길이 아무리 멀고 힘들어도 포기하거나 희망을 잃어서도 안되며 자조섞인 체념을 해서도 안된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이념을 방패삼아 서식하는 부패의 쓰레기들을 청소해야만 한다. 좌든 우든.
- 어제 먼 길의 여정과 행진에 몹시 힘들 었을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 모든 분들께 진심을 담아 응원을 보냅니다-
첫댓글 참석못한 일인으로 넘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새벽4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새벽 6시에 상경
집에 돌아오니 밤12시
그래도 같은 마음의 애국동지들이 있어서
힘이나고 뿌듯하고 나라사랑에 차오르는 벅한마음 가득입니다
고맙고도 고맙습니다~
정말 고생많이 하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