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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내 딸아! ( 45회 )
기영이 공원에서 내려와 막 인도로 내려서려고 할 때 오토바이가 기영을 친 것이다.
기영은 그대로 혼절이 되어 있다.
“아니? 고모.”
“뭐 하십니까?
어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지요.“
남자 하나가 나서서 급하게 지나는 택시를 잡는다.
문정숙 또한 경황이 없어서 함께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간다.
병원에 도착하고 나서야 문정숙은 남편과 송이에게 전화를 한다.
집안은 발칵 뒤집힌다.
놀라서 달려온 한기범과 송이는 아직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영의 모습을 보며 발을 동동 구른다.
송이는 생모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서 담당 의사를 만나지만 아직 각종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자세한 결과는 알 수가 없다.
문정숙은 집에서 기다리고 계실 시어머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초조해진다.
그러나 감출 수가 없는 일이다.
문정숙은 급하게 집으로 돌아가 시어머님을 모시고 온다.
며느리의 말을 들은 김윤희는 대성통곡을 하며 병원으로 들어선다.
“아이고, 기영아!
이것이 웬일이더냐?
네가 어찌 그리도 험한 꼴만 당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이더냐?“
김윤희는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딸의 모습에 그만 넋을 잃는다.
생각할수록 불쌍하고 또 불쌍한 자식이다.
좋은 모습으로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하고 또 다시 이런 험한 사고를 당한 딸을 보고 억장이 무너지고 하늘이 내려앉는 기분이 된다.
사고의 경위는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듯이 오토바이의 과실이다.
오토바이가 인도로 달렸다는 것 자체가 큰 잘못이고 공원에서 내려오는 행인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 받은 것이다.
외상으로는 큰 부상은 없지만 그대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인도에 부딪친 것이 원인이 되어 뇌의 이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렇게 기영은 하루 이상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온 가족들은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기영의 곁을 지킨다.
“선생님!
행여 잘못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김윤희는 의사를 붙잡고 묻고 또 묻는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생명에는 별 지장은 없을 것 같지만 이대로 깨어나지 못하면 아마 좀처럼 회복하기 어려운 식물인간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송이는 의사의 진단에 몸을 비틀거린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식물인간으로서 이렇게 누워 있으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생모의 회복을 빌고 또 빈다.
이제 겨우 생모와 정을 붙여가던 송이다.
이제 엄마가 자신을 알아보고 딸이라고 반기며 좋아해주던 엄마의 모습을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천만갈래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으로 인해서 송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민회장이나 심수경 또한 기영의 소식에 머리가 멍해진다.
민회장은 긴 한숨을 내 쉰다.
그렇다고 함부로 몸을 움직여 가 볼 수도 없는 일이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사흘이 지나도 기영은 깨어날 줄을 모르고 있다.
매일 기영의 상태를 보고 받고 있는 심수경은 더 이상은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기영이 입원한 병원을 찾는다.
송이는 휴직원을 내고 아예 잠시도 엄마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절대로 이대로 엄마를 보내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잠시도 곁을 떠나지 못하는 송이의 마음은 새카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엄마!
눈 떠! 이제는 눈을 떠서 엄마 딸인 나를 좀 봐!“
엄마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는 송이의 모습은 참으로 애처롭다.
“엄마!
우리 이렇게 다시 헤어지면 안 되잖아?
우리가 어떻게 해서 만난 것인데 이렇게 다시 헤어질 수가 있어?
엄마, 눈을 뜨고 나를 봐!
그리고 우리 이제는 남들보다 더 재미있게 살아야 하잖아?“
송이의 눈에서는 쉴 사이 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그러나 기영은 송이의 그런 마음을 알지 못한다는 듯 아무런 표정도 없다.
그렇게 송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그런 말들을 하고 있을 때 심수경이 병실에 들어선다.
송이는 누가 병실로 들어서는 것도 모르고 그렇게 엄마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심수경은 그런 송이를 보며 마음이 아파오며 가만히 송이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쓰다듬어 준다.
비로소 송이는 누군가 하며 고개를 들고 심수경을 본다.
“아!
사모님!“
”우리 한검사가 너무 불쌍해서 마음이 아파요.“
”어떻게 이렇게 어려운 걸음을 하셨습니까?“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아서 와 봤지요.
조금도 차도가 없으신 어머님의 모습이 참으로 딱하고 한검사의 모습이 마음을 너무나 아프게 하고 있네요.“
”아, 흐흐흑!
사모님! 우리 엄마 불쌍해서 어떻게 해요?
사람답게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하고 이대로 떠난다면 너무 불쌍해서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아요.“
”한검사!
어머닌 반드시 일어나실 것입니다.
그 혹독한 모든 시련도 이겨내신 분이시니 반드시 일어나실 것이라고 믿어요.
너무 낙심하지 말고 희망을 가져봅시다.“
심수경은 한검사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온다.
그토록 강한 것 같고 어떤 비바람에도 쓰러질 것 같지 않는 한검사가 어머니의 일로 이토록 가슴아파하고 비통해 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마음이 아프다.
더구나 아무것도 모르고 누워있는 기영의 모습을 보니 더욱 더 큰 죄책감이 심수경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심수경은 기영의 손을 가만히 잡는다.
“일어나세요.
이대로 쓰러지지 말고 이겨내셔야 합니다.
당신의 딸 한검사를 봐서라도 반드시 이겨내시고 눈을 뜨셔야 합니다.“
심수경은 집으로 돌아와서도 자꾸만 기영의 모습이 눈앞에서 떠나질 않는다.
가엽고도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눈앞에 아른거리곤 한다.
이제 겨우 가족을 만나 살아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다시 또 사고를 당해서 저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식물인간의 모습으로 누워있는 것을 보니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
심수경은 매일 하루에 두 번씩 병실에 있는 한검사의 건강을 위해서 건강식을 보내곤 한다.
누워있는 사람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살아있는 사람의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무엇이라도 먹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루에 두 번씩 손수 음식을 만들어서 사람을 시켜서 보내곤 한다.
송이는 처음에는 음식을 거부했었다.
그러나 사서 배달을 시키는 것도 아니고 사모님 손수 음식을 마련해서 보내주시는 정성을 생각해서 받아먹는다.
엄마 같은 마음으로 모든 정성을 다해서 손수 음식을 준비해서 보내주시는 사모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음식이다.
“엄마!
얼른 일어나서 엄마 딸에게 이렇게 모든 정성을 다해서 음식을 해서 보내주시는 사모님께 인사를 해야 하지 않아요?
엄마 딸의 건강을 생각해서 매일 이렇게 좋은 음식을 해 보내시는 사모님의 그 마음이 엄마에게 그대로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엄마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눈을 뜨겠죠?“
송이는 사모님의 그런 마음이 엄마에게 그대로 전달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언제나 온 마음과 몸으로 자신을 사랑해주고 계시는 사모님이시다.
참으로 인자스럽고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계신 분이시라는 것을 느낀다.
그런 분이 생부의 부인이라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는 송이다.
그렇게 기영은 보름이 넘도록 별 차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 김윤희는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겨우 다시 찾은 딸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아픔과 말로서는 형용하기 어려운 아픔을 겪는다.
이제 당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다시 또 딸의 이런 끔찍한 모습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럽다.
김윤희는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문정숙은 병원에도 가 보지 못하고 시어머님의 병수발을 위해서 모든 정성을 다 하고 있지만 역시 몸과 마음이 아파온다.
다행히 송이가 누군가가 보내오는 음식을 먹고 있다는 말에 다소 안심을 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모두 병원에 가 있곤 한다.
“에미야!
오늘도 우리 기영이가 변함이 없지?“
”어머님!
고모는 반드시 일어날 겁니다.
어머님께서 이렇게 누워계신 알면 고모가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래!
내가 일어나 우리 기영이를 지켜주어야 하는데...........“
김윤희의 눈에서는 다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곤 한다.
생각할수록 가슴이 아파오고 온 전신이 아파오는 통증을 느낀다.
불쌍하고도 가엾은 내 새끼!
어쩌다 또 다시 그런 사고를 당해야 한다는 말이더냐?
김윤희는 다시 또 통곡을 하고 흐느낀다.
문정숙 또한 그런 시어머님과 함께 오열을 한다.
하나뿐인 시누이의 삶이 그저 안쓰럽고 하늘이 너무 야속하다는 생각을 하며 시어머님과 함께 오열을 하곤 한다.
그렇게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한참을 흐느끼곤 한다.
“어머님!
이제 그만 진정을 하시고 미음이라도 조금만 드셔보세요.
그래야 고모도 안심을 하고 눈을 떠서 집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오냐!
우리 기영이가 제대로 사람노릇을 하고 살아가는 것을 볼 때까지는 내가 눈을 감을 수가 없다.
우리 기영이를 위해서라도 내가 기운을 차려야 한다.“
그러나 말과는 달리 김윤희는 미음을 별로 넘기지 못한다.
온 가족은 그렇게 하루하루가 피가 마르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단 하루라도 편안한 마음을 가지지 못하고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기영이의 상태가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송이는 매일 엄마를 씻기고 정성을 다해서 가꾸어준다.
아무리 식물인간이라고 하더라도 그대로 놔 둘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며 매일 아침이면 엄마의 몸을 전부 물수건으로 깨끗하게 닦아내고 옷을 갈아 입히곤 하면셔 엄마와 대화를 나눈다.
“엄마!
개운하지?
이렇게 엄마 딸이 모든 것을 해 주니까 좋지?“
기영은 마치 그렇다는 듯 희미한 웃음을 보이는 것도 같다.
“엄마!
지금 내 말을 알아듣고 웃었지?“
송이는 엄마의 손가락을 하나씩 닦아 내면서 말을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엔가 엄마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는 것만 같다.
“어?
엄마 다시 힘을 주어봐!
내 말이 들리면 다시 손에 힘을 줘봐!“
송이는 다시 엄마에게 말을 한다.
기영이의 손가락이 조금 움직이고 있다.
“어........어어......엄마! 더 해!
조금만 더 해!“
송이는 급하게 의료진들을 부른다.
다시 기영이의 모든 검사가 시작이 된다.
기영은 보름이 넘어서야 모든 기능들이 조금씩 호전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아, 엄마!
고맙습니다.
정말 힘들게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있는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그러나 엄마 조금만 더 힘을 내자고요.“
송이는 자꾸만 엄마에게 말을 건다.
그때마다 이제 기영의 표정은 조금씩 달라져가고 있다.
때로는 입을 벌려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김윤희는 그런 기영의 소식을 듣는다.
“우리 기영이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했니?”
“네, 어머님!
오늘은 고모가 송이의 말에 웃기도 했대요.“
”아!
기영아!“
김윤희는 자신의 몸을 일으켜 병원으로 가 보고 싶어 하지만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
“어머님!
조금만 더 기운을 내세요.
이것을 조금만 더 드시면 일어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문정숙은 다시 죽을 한 수저 시어머님의 입으로 가져간다.
김윤희는 힘겹게 받아먹는다.
딸을 보러가야 한다는 마음에 조금씩 음식을 받아먹는 것이다.
그렇게 김윤희는 매일 조금씩 기운을 되찾아 간다.
그것은 딸을 위한 엄마의 정신력의 버팀이다.
병원에 있는 기영이 또한 하루가 다르게 모든 기능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기영은 이제 눈을 뜬다.
그리고는 송이를 바라본다.
“소..........송이야!”
“엄마!
엄마 내가 누군지 알아?“
”응!
내 딸 우리 송이.............우리 영영!
내 사랑하는 내 딸 영영아!“
“아!
엄마!“
“헌데, 내가 왜 이곳에 있는 거야?”
“엄마, 기억 안나?
공원에 다녀오다가 오토바이에 치인 거 기억 안나?“
“내가 그랬어?
아, 내가 한기영이다.
내가 한기영이야!“
“엄마!
정말 엄마가 한기영이라는 거 생각 나?“
”응!
내가 바로 한기영이야.
그리고 난 네 할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나갔었는데..............
그리고 네 할아버지가 나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가두었어!“
“아, 엄마!
이제 기억을 되찾았어요.“
송이는 엄마를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김윤희는 딸의 그런 소식을 듣는다.
“어미야!
나를 병원으로 데려다 다오.
우리 기영이를 보고 싶다.“
”어머님!
내일이면 고모가 집으로 옵니다.
잠시만 기다리셨다가 만나시도록 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니다!
진정한 내 딸의 모습을 보고 싶다.“
문정숙은 그런 시어머님의 마음을 이해를 한다.
“여보!
내가 혼자서 어머님을 모시고 병원으로 갈게요.“
한기범은 아내 혼자서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고 오는 것이 걱정스럽다.
“아니야!
내가 지금 갈 것이니까 잠시 기다려!“
문정숙은 시어머님을 이해를 시키고 남편을 기다린다.
김윤희는 마음이 급하지만 아들이 올 때를 기다린다.
아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기영이가 있는 병실로 올라간다.
비로소 딸의 온전한 모습을 본다는 생각에 가슴이 울렁거리는 김윤희다.
병실 문이 열리고 딸과 송이의 모습을 본다.
김윤희는 병실 문 앞에서 기영의 모습을 바라본다.
첫댓글 드디어 기영이가 정신을 차리나봄니다 충격으로 인해서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전화위복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그나마 다행인것 같습니다
수고마니 하십니다 ~
즐~~~감!
기적같은 일이~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아~기억을 찾았네요~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