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찜닭을 먹으러 갔거든요..
지난번에 말했던 그 여자애랑 내일 영화를 보러가기로
했기때문에, 돈을 모아야 되기때문에
정말 가기 싫었지만 친구가 꼭 가고 싶다고 하길래
우선 남은 전 재산 3만원을 눈물을 머금고 withdrawal해서
먹으러 갔거든요..
그런데 왕따시만한 감자만 6,7쪽이 나오고
고기는 살도 별로 없는것이에요..
그래도 둘이서 만 5천원하는 찜닭 한마리 먹고나니까
엄청 배부르긴 하더라구요..;
그런데 계산할때 되니까 친구가 정확하게
7,500원씩 계산하자는 거에요..
나는 그렇게 오기 싫다고 한걸 자기가 끌고 온거면
양심적으로 자기가 1만원내고 내가 5천원 내야 되는거 아닌감?ㅡ_ㅡ;;
여하튼 찜닭먹으면서
왠지 나도 이제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17,18살까지만 해도 외식같은건 엄마 아버지가 항상 주말마다 시켜주시고
나는 공부만 하면 됬었는데,
지금은 외식을 하고 싶어도 내가 직접 밖에 나가서
알바를 뛰지 않으면 사먹을 수가 없죠..
4,5년 밖에 안지났는데 이젠 내가 벌어서 부모님까지 먹여살려야
하는 어른이 되어있다는게...;
찜닭한마리 먹고싶어도 5시간동안 밖에 나가서
쎄빠지게 서빙하면서 눈치보며 일해야 한다는거....
그래서 찜닭을 먹으면서 내가 '어른이 됬다'라는게 왜 그렇게
서글프던지요..
어렸을때 읽었던 피터팬에서는 '어른이 되지않는 네버랜드'에
따라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빨리 어른이 되는게 꿈인데..바보들..'
이렇게 읖조리던 저였는데 말이죠..
정말로 네버랜드가 있다면 너무 가고 싶군요..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3000천원짜리 밥 못먹고 1500원짜리 라면 사먹으면서
아낀돈으로 자식들 외식시켜주셨던..
평생을 그렇게 살아가셨을 아버지가 생각이 나더군요..
더 슬픈것은 이제 머지않아 저도 그렇게 살아야 할것이란거...
아직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사랑'이란것도 해보니 별것 없는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사겨본 몇명으로 제 경험을 말해보면
처음에 맘에 드는 여자를 만나서 따라다니다가
사겨보면 '가슴이 터질것 같은','같이있다면 죽어도 좋을..'
몇일을 지나다가
점점 관계가 루즈해지면,그때부턴 몸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좀 하고..ㅡ_ㅡ;
여하튼 그러다가 결혼해서
우쌰우쌰 몇번해서 아이가 태어나고,그렇게 살아가는 거겠죠...
여하튼 글이 엄청 산만하게 됬는데
어제 찜닭 한마리 먹으면서, 어른이 된다는건 얼마나 서글픈 일이라는건질
생각하게 됬어요..
그래서 학생때 그힘든 학생때를 모두들 그리워하는건가 봅니다...
고등학생들이 부러워질줄이야..;;
cf>내일 종로3가에 있는 코아아트홀에서 '러브액추얼리'보기로 했는데
그 극장이 정말로 그렇게 후진가요?
BGMㅡ>광화문 연가(이수영)
첫댓글 우선 찜닭 하나에 그런 인생의 교훈을 터득하신 앤써사랑해 님께 찬사..를 보냅니다.. 영화관이 후진지는 잘 몰르겠구요, love actually.. 좋은 영화 보시니깐, 영화관이 많이 열악하다해도 좋은추억으로 남으실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냥 '친구'랑 그영화를 봤는데, 그후로 그 친구를 많이 좋아하게 되버렸다는..
그리고 요즘 속 앓이 제대로 하고있습니다 ㅜ.ㅜ
일단 코아 아트홀 부터 대답 드리면 거의 매니아 수준의 극장이죠! 그리고 글의 많이 공감이 가죠.. 쩝~ 그러나 언제나 후회만 할수 없기에 주어진 시간에 잘 보내는것이 후회없는 인생을 사는 길 이겠지요..
졸업하면 대학생들이 부러워집니다..;; 그리고 코아 아트홀은 좋은 영화 많이 하는 곳입니다.. 시설은.. 음..
러브액츄얼리 좋네요. ^^
그래도 세상은 살만합니다...
그럼에도 그렇게들 아둥바둥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속에도 사는 이유와 맛을 찾아가면서요. 중학교때 바라본 고등학교, 군입대전 바라본 군생활 모두 그렇지만 그 속에도 다 살아갈만한 이유와 나름대로의 멋과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코아아트홀은 천장의 압박이 상당한 기억이...
뜬금없는 소리지만...우리나라 알바비 너무 짜요!!!
저도, 아무생각없이, 용돈 타 쓰다가, 대학오고나서, 직접 벌어서 생활해보니까, 확실히 뭔가 깨닫게 되더라구요.
`17,18살까지만 해도 외식같은건 엄마 아버지가 항상 주말마다 시켜주시고` -> 이 대목이 부러워요 ㅠ_ㅠ 전 중학교 이후로 부모님과 같이 외식해본 기억이 없음.. ㅠ_ㅠ;;
지금 님의 나이에서 딱 10년이 지나면 10년전 님의 생각에 아 그런 생각을 하던 어린시절이 있었지 하며 웃을 수 있을겁니다...전 24살에 뭐했는지 기억도 안나더라구요...-_-;;
헉.. 조류독감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