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닭장은 산모퉁이의 자랑거리.
처음엔 호박 종류를 올리고 그 아래엔 캐모마일 꽃을 심었더랬죠.
그러다 효율성이 적어 닭장이 된 것.
그런데 수탉이 많아지면서 정말 눈 뜨고 보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어요.
몸집 작은 암탉들이 수탉들에게 시달려 등이 다 벗겨지고, 날마다 곡소리를 냅니다.
알 꺼내러 닭장에 갈 때마다
저는 너무 화가 나서 나뭇가지를 들고 수탉들을 때리지만...그게 본능인데 어쩌겠어요.
어느 날 등털이 다 벗겨진 아주 작은 흰 암탉이 수탉을 피해 날아가다가 제 품에 안겼는데...바들바들 떨고 있었어요. 어찌나 가여운지 한참을 안고 있었지요.
옛날 어른들은 수탉을 잡아먹으면 된다고 말하지만 저희는 그것도 못하고.
할 수 없이 원형닭장 옆에 닭장을 크게 만들고 수탉을 모두 내쫓았답니다. 한 마리만 남기고.
쫓겨난 수탉들은 영문을 몰라 원형닭장으로 들어가고 싶어 기웃기웃대고 지붕에도 날아오르고...
새로 지은 닭장에는 잘 들어가지 않고 원형닭장 주위를 서성거립니다.(밤이 되면 들어가기는 하는 듯)
아무튼 원형닭장 안에 평화가 왔어요.
멋진 수탉이 있는데 찍지 못했어요.ㅠㅠ
쫓겨난 수닭은 예닐곱 마리 정도.
첫댓글 멋지게도 생겼네요. 그래서 더 쓸쓸해 보여요. 격리는 아주 잘하신 것 같은데^^
안쓰럽지만 최선의 방법
예전에 닭을 키우던 모화가집에 우르르 놀러간 적이 있는데 수탉 한 마리가(정말 그렇게 큰 닭은 처음 보았어요!)
글쎄 그놈이 나를 막 쫓아오더란.
순간 무섭더라고요.
화가분이 웃으며 나를 제일 만만하게 본 거라고. ㅠㅠ
다들 꺽꺽거리고 웃었어요.
나만 씩씩거렸어요. 못된 놈!
수닭이 사나운 애들이 많아요.ㅋ 우리집 수탉은 사납다기보다는 암탉을 너무 못살게 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