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울산 반구대 정신병원이 다음 달 폐원을 앞둔 가운데, 시민단체가 남은 환자들을 다른 정신병원으로 일괄 전원하는 조치를 막아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반구대 정신병원 공동대책위원회와 부산 동료지원센터가 11일 반구대병원 입원환자 전원을 피해자로 한 긴급구제 신청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반구대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지난 2월 3일 기준 202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29명이 발달장애인이고 98명은 의사소통 지원이 필요한 최중증 장애인으로 알려져 있다.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반구대병원에서는 지난 2022년 이후 중증 지적장애인 4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의 입원환자가 폭행과 추락, 관리 소홀 등의 원인으로 숨졌다. 2022년 폐쇄병동 환자 간 폭행 사망사건을 시작으로 유사한 사고가 반복됐고 지난 6월 추락사에 이어 이달 2일 또다시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인권위는 직권조사를 통해 병원 내 인권침해 등을 확인하고 지난 4월 병원장 등 관계자들을 대검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이후 병원 측은 폐원을 결정하고 울주군보건소에 다음 달 3일까지 병원을 운영한 뒤 문을 닫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공대위는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은 본인이 계속 입원을 원하거나 계속 입원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최후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며 "폐원 일정에 맞춰 자립지원 대신 전원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병원 내 사망 사건과 인권침해 의혹에 대한 관련 자료를 보존하고 추가 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공대위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진료ㆍ간호기록 등이 폐원 과정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보존 조치를 하고, 환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실태조사와 심리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사망 사건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병원과 관계기관의 관리ㆍ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