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튼 질긴 인연으로 단비는 저희 식구와 17년을 함께 살았습니다. 그러니 그 녀석이 19살이 되어서 노견(老犬)이 되어 걸릴 수 있는 모든 병, 이를테면 앞니만 남고 어금니는 완전 빠져버리고(아마 사람같으면 임플란트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 것), 녹내장으로 한쪽 눈은 실명, 그러다가 급기야 치매(우리 내외도 잘 알아보지 못하고)에 걸리더니 결국 개지랄병이 걸리고, 노쇠하여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습니다.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사람과 개의 환산 방정식이 Y=5X +13 (Y : 사람 나이, X : 개 나이)이므로 108살까지 장수하시고(경어 사용) 돌아가신 것입니다. 비록 호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사에서 가장 슬픈 것이 사별(死別)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내외에게는 오래 마음 아픈 이별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비가 저 세상으로 가던 날, 앞으로는 절대로 살아있는 동물에게는 애정을 주지 않겠다는 허튼 다짐(지금까지 숙독을 하신 분은 이 다짐이 '또치'라는 고양이에서 깨지고 말았다는 것을 어렴픗이 짐작하실 것)까지도 하면서 말입니다.
첫댓글
쌤께
들었던 얘기 같은데
요즘은 돌아서면 까맣게 잊으버리니
또 이 글을 읽으도 잼납니다.ㅎ
단비와 또치와의 살았던 시간들이
자주
생각이 떠오르곤 합니다.
어느 죽음도.
가족에게
호상은 없다는 걸
실감하겠습니다--ㅠ
가장
슬픈 이별이
사별이라고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