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가 강물처럼」
빠르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어느덧 내 나이도 칠십을 훨~ 넘은 황혼의 계절을 맞고 있지 않나 싶다.
돌아보면 참 많은 세월을 살아왔다.
기쁨의 날도 있었고 눈물의 날도 있었다.
뜻대로 풀리는 날도 있었지만 아무리 애써도 길이 보이지 않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지나온 날들을 하나씩 돌아보면 한 가지 고백만은 분명해진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내가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었다.
내가 지혜로워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 것도 아니었다. 때로는 넘어졌고 때로는 흔들렸으며 때로는 하나님께서 어디에 계신가 알 수 없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다.
돌이켜보니 그때마다 나를 붙들어 주신 손길이 있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도 하나님께서는 나의 길을 예비하고 계셨고 내가 낙심하여 주저앉고 싶을 때도 다시 일어설 힘을 주셨다.
그래서 나는 고백한다. 은혜는 강물과도 같다.
잔잔히 흐르는 강물처럼 어느 날은 조용히 나의 삶을 적셨고, 큰물이 되어 밀려오는 것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에는 나를 품어 주었다.
내가 잘한 날에도 은혜였고 부족했던 날에도 은혜였다. 기쁜 날에도 은혜였고 슬프고 눈물 나는 날에도 은혜였다.
기도가 응답이 되었을 때도 은혜였고 응답이 더디다고 느껴질 때도 은혜였다.
지나온 길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놀라운 은혜가 임했고 흘러넘쳤다.
젊은 날에는 앞만 바라보며 달렸던 것 같다.
가정을 이루고 직업을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때로는 성공의 기쁨도 있었고 때로는 아쉬움과 실패와 좌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그 모든 시간이 하나의 강물처럼 이어져 있다.
그 강물의 이름은 은혜이다.
현대해상 설계사로 29년을 넘도록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온 시간도 그랬다. 수많은 고객을 만나고 그들의 삶과 가정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역시 사람의 소중함을 배웠다. 누군가의 걱정을 들어주고 가족을 지키고 싶은 마음을 함께 나누며 내가 가진 작은 경험과 지식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그 만남 들 또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인연이었다고 생각한다.
목천교회에서 배운 믿음을 가지고 신앙의 길을 걸으며 교우들과 함께 예배하고 섬겼던 시간 역시 내 삶의 귀한 은혜였다.
교회는 나에게 하나님을 만나는 곳이었고 말씀을 배우는 곳이었으며 함께 울고 함께 웃는 믿음의 공동체였다. 안수집사로 섬기면서 부족한 나를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다.
내가 교회를 섬긴 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하나님께서 나를 교회를 통해 섬기게 하셨고 오히려 그 섬김을 통해 내 믿음을 자라게 하셨다.
그래서 직분도 은혜이고 섬김도 은혜이며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모든 사람도 은혜의 선물이었다.
가정도 은혜였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가족이다. 사랑하는 아내 이은숙 권사와 함께 걸어온 세월을 돌아보면 기쁨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모든 시간을 함께 지나올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더없이 감사하다. 가정은 내가 쉬어갈 수 있는 둥지였고 서로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믿음의 자리였다.
자녀를 바라보며 기뻐했던 순간도 있었고 부모의 마음으로 염려하며 기도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가족을 내게 맡겨 주신 것 자체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것을~
어쩌면 고난마저도 은혜가 되고 있지 않나 싶다.
젊을 때는 고난이 없는 삶이 복된 삶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생각이 차츰 달라졌다.
고난 때문에 기도하게 되었고 부족함이 있었기에 하나님을 찾게 되었다고 보는 게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았기에 주님의 손을 붙들었고 내 힘으로 할 수 없음을 알았기에 하나님을 붙잡고 의지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고난의 시간까지도 감사하려고 한다.고난이 나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게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남은 삶을 오직 은혜로 살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소중하다.
“이제껏 살아온 날보다 남은 생애가 더 복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고 있다.
남은 생애에는 무엇을 더 많이 가지는 것보다 무엇을 더 많이 나누며 살고 싶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용서하고 더 많이 감사하고 싶다.
교회를 사랑하고,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받은 은혜들을 나 혼자만 간직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강물이 한곳에 머물지 않고 계속 흘러가듯이 하나님의 은혜도 내 삶을 통해 가족에게로 이웃에게로 다음 세대에게로 흘러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나의 마지막 고백>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며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을 자랑할 것이 없다.
자랑할 것이 있다면 오직 하나님의 은혜뿐이다.
내가 태어난 것도 은혜였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난 것도 은혜였다. 가정을 이루고 살아온 것도 은혜였고 일터에서 사람들을 만난 것도 은혜였다.
목천교회에서 믿음의 길을 걸어온 것도 은혜였고 오늘까지 살아 있는 것도 은혜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도 은혜 안에 거하는 삶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 조용히 하나님 앞에 고백한다.
주님!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살아온 모든 순간이 주님의 은혜였습니다.
기쁨도 아픔도 은혜였고 눈물까지도 은혜였습니다. 만남도 은혜였고 이별도 은혜였습니다.
성취했던 성공도 은혜였고 실패도 은혜였습니다.
건강한 날도 은혜였고 연약한 날도 은혜였습니다.
제가 주님의 손을 붙잡았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니 주님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저의 손을 붙잡고 계셨습니다. 이제 남은 삶도 주님께 맡깁니다.
내가 받은 은혜가 강물처럼 흘러 가족에게 사랑으로 흐르고 교회에 섬김으로 흐르고 이웃에게 나눔으로 흐르고 다음 세대에게 믿음의 유산으로 흘러가게 하옵소서. 마지막 순간까지 은혜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저의 모든 것이 다 주님의 은혜였습니다. 라고 고백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장명길 은퇴안수집사)
첫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의로운 입술은 왕들이 기뻐하는 것이요 정직하게 말하는 자는 그들의 사랑을 입느니라(잠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