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태양이라고 하면 태양이야"
어제 7세 아이들의 미술 활동과 더불어 5,6세 아이들도 마스킹테이프를 이용한 자유표현을 해봅니다.
신중하게 색과 굵기를 비교하며 사용할 테이프를 선택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원하는 색의 가위를 고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 같이 작업을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주제를 정해놓고 하는 아이들도 있고 일단 먼저 붙여보는 아이들도 있네요.
무엇이냐는 질문을 할 때마다 답이 달라지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표현하고 싶은 것도 많고 상상력도 풍부하다는 것이겠지요?
저는 공룡 만들 거예요.
(잠시 후...)
이건(분홍색) 주차장이고 이거(민트색)는 주차 엑스에요. 이건(초록색 얇은 테이프) 밟는 풀!
이건 텐트야. 근데 나 텐트 잘 모르는데.
(잠시 후...)
떼고 다시 할래요.
(잠시 후...)
우주선이예요.
그냥 붙여봤어요.
(잠시 후...)
이건 망치에요! (종이를 들어 망치질하는 시늉을 하며) 이렇게 쓰는 거예요.
(완성 후...)
하나 더 붙이고 싶어요.
이건 보물찾기 미로예요. 괴물이 자고 있어서 소리가 나면 일어나요. 봐봐요? 조용~히 가야 돼요.
저는 하트 만들고 있어요.
(잠시 후...)
아니 그냥 다이아몬드 해야겠다.
(잠시 후...)
이건(상아색) 미끄럼틀이고 이건(보라색) 계단이고 핑크는 사다리에요.
(잠시 후...)
사실 보물지도였어요. 여기(형광핑크색)에 보물 있는 거예요.
하연아 너 뭐해?
너는 뭐야 든아?
나 찻길!
그럼 나는 사람이 다니는 길 해야지.
친구와의 짧은 대화 후 하트가 인도로 바뀌었네요.
아이들의 귀엽고 창의적인 변덕에 자꾸만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반면 처음 정한 주제로 끝까지 바꾸지 않고 완성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애정이 크고 집중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저는 상어가 좋아요.
얘는 스피노사우루스에요. 얘가 안킬로사우루스를 먹으려고 해서 도망가요.
현서 : 저는 고양이가 제일 좋아요. 그래서 고양이 만들고 있어요. 우와 손으로도 잘 찢어져요.
은우 : 나는 토끼를 좋아하니까 토끼할거야. 보세요, 리본도 있어요. 수염은 얇은 걸로 붙여야 돼.
봄 : 다 만들고 알려줄거야. 힌트! 오늘 아침에 만든 거~ 쿠로미? 딩동댕~
도율 : 이건 태양이야. 근데 이상해. 태양 안 같애.
봄 : 아냐 안 이상해~ 너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너가 태양이라고 하면 태양이야.
봄이의 말처럼 도율이가 그렸으니 도율이가 태양이라고 하면 태양이겠지요. 친구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운 모습이 참 멋지네요.
채색작업 후에 아이들의 작품이 또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김 봄 《 쿠로미 》 / 강하연 《 보물지도 》
김도율 《 우주선, 태양과 지구 》 / 김해언 《 안킬로사우루스를 먹으려는 스피노사우루스와 도망가는 안킬로사우루스 》
정은우 《 리본을 단 토끼 》 / 이 든 《 주차장 》
첫댓글 5살 동생들 작품이 눈에 띄네요. 네가 태양이라고 하면 태양이라니. 봄이의 말에 다시한번 깨닫고 또 감동합니다.
5세들 너무 대단한것같아요~~
생각했던걸 표현해내는 작업이 쉽진 않을텐데 완성도가 정말 높은데요? 우와~~진짜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저도 봄이 말에 완전 감동받아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
어쩜 저런 예쁜말을!!!😍
표현이 쉽지 않을텐데 끝까지 해내는 모습 너무 멋져요~^^
생각하는대로 안돼도 생각대로 잘되도 모두가 좋은 아이들의 유연함이 보들보들 말랑말랑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