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과 환희...그리고 애잔함으로 부경고 축구팬들을 울리고 웃겼던
2013년 부경고 축구부의 대장정(大長征)도 이제 마무리되었습니다..
한해를 반추함에 있어 저마다의 소회는 누구나 가지고 있겠지만
부경고 축구팬들...특히 열정어린 동문들에게 있어서는 이제 단순히(?) 모교애나 취미를 넘어
유럽의 일반 축구팬들처럼 부지불식간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한 '부경고 축구'이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한해를 되짚어 보는 것도 과유불급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졸필이겠지만 총 3부에 걸쳐 쓰게 될 '2013년 부경고 축구부 결산'으로 비시즌 축구에 목마른 가슴을
조금이나마 적셔보시고 우리가 사랑하는 부경고 축구부의 지나간 영예를 떠올리고 미래의 영광을 준비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2013년 부경고 축구부 결산- (上) '부경고'라는 이름으로..
(中)-'명문(名門)'의 조건
(下)-'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전국대회 '3관왕'...
누구나 꿈을 꾸지만 누구도 이룰 수 없었던 전인미답의 '왕좌'..
2002년 월드컵 4강이라는 옥토위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고교축구팀들이 본격적으로 무대에 등장하는 2005년 이후
(용인FC 소속 신갈고,백암고..과천시의 지원을 받는 과천고..그리고 각 프로구단 유스팀들이 이때를 기점으로 발기합니다..)
3관왕이라는 대업은 왕좌(王座)를 노리는 패자(覇者)들의 끝없는 로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울,경기권이란 수도권 문화와 더불어 프로 유스팀위주로 관심이 집중되어 버린 틈바구니 사이에서 애써 폄하되었던
'부산의 강자' 부경고가 2010년 왕중왕전 우승을 기점으로 전국을 호령하게 된 이후 2년만에 왕중왕전 최초의 2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림과 동시에 전인미답의 3관왕을 달성하게됩니다..
(올해 언남고도 춘계 연맹전과 대통령금배 2관왕에 그칩니다..추계연맹전은 저학년 대회로 대한축구협회 공식대회가 아닙니다)
축구계의 시선과 견제가 부경고로 쏠리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지사...
'부경고'라는 자긍심속에 숨겨진 압박감과 부담감은 고스란히 남은 이들의 몫이됩니다..
"객관적인 전력은 작년보다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쉽게 질 생각은 추호도 없다"
2013년을 준비하며 나온 안선진감독의 일성(一聲)입니다..
사실.. 이창민, 신일수, 박지민, 정동윤, 이상하, 지언학, 정준현, 한지원, 김선훈, 박남빈,임홍현 등 3학년 멤버만으로
베스트 11을 꾸릴 정도로 막강한 스쿼드였기에 이러한 멘트는 겸손함보다는 또다른 자신감의 발로로 읽히는게 더
자연스러웠습니다..
또 하나...'너희들 이제 죽었다'라는 말의 완곡한 표현으로 와닿기도 했습니다...ㅋ
전국대회 경기경험이 있던 선수로는
캡틴 손기련을 비롯해 김태훈과 박재우, 김승주(이상 3년) 그리고 조커로 나온 최병찬(2년)이 전부
'큰 나무밑이 그늘이 짙다'고..
전년의 영광이 너무나 크기에 그 그늘 또한 넓고 짙게 부경고 축구부를 드리웁니다...
(3관왕이면 심심할까봐 덤으로 3년연속 부산권리그 무패우승 기록까지 넘겨줍니다..참으로 모~~옷 된 선배들!!...ㅎ)
그러한 부담감은 선수들도 마찬가지..
선배들의 눈부신 업적이 본인 대에서 끊겨다는 평가는 죽기보다 싫기에(운동선수들에게 있어 승부욕은 생명이죠...)
혹독한 동계훈련을 준비하는 마음가짐 또한 비장감에 넘칩니다..
창녕스포츠파크에서 1차 전지훈련을 통해 팀 골격을 완성해가는 부경고..
(원톱을 제외하고는 전원 3학년으로 구성됩니다..4.2.3.1)
-----------GK 문경건--------------
박재우 윤진호(김경수) 손기련 류영환
--------김승주 임준규-------------
신동원 ------ 김태훈----- 박성우
----------FW 최병찬(정솔빈)-------
2차 동계훈련지인 '약속의 땅'제주도로 떠나기전 마지막 연습경기..
2학년이 주축이 되어 왕중왕전 파이널 포(final four)까지 진출했던 전통의 강호 한양공고를 맞아 매서운 경기력을
과시하며(1대0 승) 녹슬지 않은 최강의 위용을 보여주며 씩씩하게 트랩을 오릅니다..
제주도 푸른 밤...
전주대 2 대 1 승
군산제일 2 대 0 승
대구대 3 대 3 무
건국대 1 대 1 무
용호고 3 대 0 승
열린사이버대 5 대 2 승
전주공고 0 대 0 무
중앙대 3 대 3 무
총전적(8전 4승 4무) 1진 성적(2진 제외)
약 보름간에 걸친 2차 동계훈련(제주도)..
쪽빛 남해바다건너 제주도에서 불어오던 훈풍에 부경고 축구팬들은 들뜬 마음을 추스리지 못합니다..
군산제일고..용호고..전주공고등 고교 강호들을 상대로 2승 1무(무실점)를 거두며 고교 최강으로서의 면모를 뽐내더니
전주대..대구대 건국대..열린사이버대..중앙대등 대학 강호들을 상대로도 2승 3무를 기록하는 혁혁한 전과를 보여줍니다..
우려가 기우(杞憂)로 변하며 2013년 부경고 축구부에 장미빛 전망이 그려집니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의 그을린 구리빛 피부가 더욱 믿음을 갖게만들며 한없이 사랑스러워집니다...
지면으로..알음알음으로 소식을 전해들으며 달뜬 마음을 추스르던 부경고 축구팬들은 김해로 철마로 우리 선수들의 경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두눈으로 생생하게 우리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쫓습니다..
관동대와 2대 2로 무승부를 기록하며(작년에는 3대0으로 완패당한 팀입니다..) 풍문이 거짓이 아님을 목격하고
최강 고려대와 또다시 2 대2 무승부를 기록하며 대학생 형님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듭니다..
(2경기 모두 먼저 앞서나가다 막판 동점골을 허용했습니다..경기를 지배했다고 볼수 있죠...)
2월 금석배 준우승팀인 부평고(3 대 2 승)를 마지막으로 청룡기를 향한 출정준비를 모두 마친 부경고...
2009년 이후 4년만에 우승컵을 다시 찾기 위한 모든 예열을 마칩니다...
아!!...청룡기!!...그 아쉬움...
연습경기 무패의 전력으로 기세등등하던 부경고의 페이스가 눈에 띄게 무뎌집니다..
예선 첫경기 약체 청구고를 상대로 의외로 공격루트가 막히며 1 대 0 이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꺼내들더니
두번째 경기 동향의 동아고를 4대0으로 완파하지만 역시나 원하던 경기력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애써 상대팀의 수비위주의 전술에 고전했다고 자평하지만 선수들의 템포가 무뎌보임은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16강 대구공고를 상대로 무득점끝에 승부차기로 간신히 8강 진출...
8강 수원공고를 상대로도 고전끝에 역시나 무득점으로 간신히 비기고 승부차기로 4강까지 진출하는데는 성공합니다..
하지만 부경고 특유의 시원한 패스플레이로 다득점을 기원하는 부경고 축구팬들의 눈에는 여전히 아쉬운 경기력으로
남습니다..
4강...상대는 전통의 라이벌 개성고..
반드시가 아니라 무조건 이겨야하는 경기...
하지만 이미 체력이 소진될대로 소진된 부경고 선수들은 힘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0대1로 무릎꿇으며
몸과 마음 모두가 피폐해진채로 뜨거웠던 도전을 멈춥니다...
연습경기를 치루는 동안 가공할 득점력을 과시했던 부경고가
정작 본 대회들어 힘한번 제대로 펼치지 못한 점은 많은 의구심을 낳지만 오버페이스외에는 딱히 설명할 길이 없어보입니다..
실제로 토너먼트 3경기(대구공고,수원공고,개성고)에서 모두 무득점을 기록한 점은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단순한 패스플레이로는 상대 진용이 뚫리지가 않습니다..
우리 부경고 축구가 강한 점은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에 바탕을 둔 빠른 패스플레이를 기본으로 적절한 타겟 전술을 혼용하여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것인데 청룡기대회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제대로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전 연습경기때는 분명히 부경고 특유의 패스게임이 나왔다고 합니다..
(정작 저는 제주전지훈련이후의 연습경기를 한경기도 관전하지 못했습니다...ㅠ.ㅠ)
'부경고'라는 최고 명문의 이름..
선배들의 빛나는 업적을 이어가야한다는 사명감...
시즌 첫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하며 우승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던 절박함...
그리고 예년에 비해 전력이 처진다는 세간의 시선을 보기좋게 불식시켜버리고 싶었던 호승심..
이 모두가 우리 선수단의 어깨에 무겁게 내려앉으며 청룡기 4강의 성적에 만족(?)해야 하지 않았는가 스스로 반문해 봅니다...
어쩌면 '부경고라는 이름으로'...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