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학생들과 교수들이 농성을 풀고 수업에 복귀한 첫 날인 14일 오후, 마침 스승의 날을 맞은 감신대생들은 목요 채플을 마치고 아레오바고로 쏟아져 나와 스승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보은의 시간을 가졌다.
학내사태를 통해 신뢰가 더욱 두터워 졌는지 스승들과 포옹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줄이 꽤 길었고 하나하나 제자의 등을 토닥이는 스승들의 손길은 깊고 따듯해 보였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분노에 찬 구호와 성명이 가득했던 교정은 밝고 활기가 넘쳤다.
|
|
|
▲ 감신대 81학번 동기생들의 <감리교신학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
아레오바고 광장이 한바탕 시끌벅적했다가 비어진 자리에 감신을 졸업한 81학번 동기생들의 <감리교신학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기도회>가 곧바로 이어졌다.
지난 11일 총회를 열었던 감신81학번 동기생들은 <감리교 신학대학교를 너무나 사랑하기에>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아레오바고 광장에서 학교가 정상화 될 때까지 기도회를 갖겠다고 한 바 있다.
기도회전에 한 81학번 동문은 “감신대 사태가 수습국면에 접어든 것이 다행이지만, 아직 학교가 정상화 됐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사표를 낸 이사장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유지이사와 그 외의 모든 이사들의 사퇴, 그리고 반드시 총장과 보직교수들까지도 이사장의 사표뒤에 숨지 말고 학교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통렬하게 느끼고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교수들이 감신의 학문성을 재고하는 책임에서 게을렀던 점을 꼬집은 이 목사는 “우리의 스승들은 한국 신학을 선도해 왔는데 지금의 감신 교수들의 관심은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오랫동안 감신 교수들 사이에서 벌어져 왔던 알력사(史)를 학내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처럼 학내사태의 발발 원인을 두고 여러 분석이 있다. 앞서 한 동문이 지적한대로 교수간에 벌여온 세력다툼, 혹은 차기 총장직을 놓고 벌어진 암투로 지목하는가 하면 단순한 비리사건일 뿐이어서 진상조사로 책임자를 처벌하면 그만이라고 말한다.
원인이 어떻든 한 참석자는 “이사장 하나 물러난다고 해결되는게 아니다. 덜 까발려졌다. 이렇게 두루뭉실하게 봉합되어선 안된다.”고 우려하며 감신대가 거듭나기 위해 좀 더 깊은 수술이 가해져야 할 것을 주문했다.
감신대가 올 해 사상초유의 신입생 미달사태를 겪기까지, 그리고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서울소재의 대학교 순위에서 가장 아래쪽에 있게 할 정도로 인기가 없고 외면받는 감신대를 이대로 두어선 감리회의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81학번 동문들을 기도회로 이끌었다. 어쩌다가 감신대가 이지경이 됐던가.
문제는 무관심이다. 한 참석자는 “학생들은 미래를 꿈꾸며 학문을 연마하고, 교수들은 학문연구에 최선을 다함으로 믿음직한 교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신학교로 세워지도록” 해야 하지만 “강도만난 이웃과 같은 감신대를 외면해온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며 동문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 했다.
오늘 기도회에서 설교를 전한 최범선 목사(용두동교회)도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며 영정앞에서 재산싸움하는 형제들과 같이 마땅히 해야할 본연의 일을 하지 않고 다툰게 이 학교의 모습이고 우리의 모습 아닌가”라며 “우리 모두 나쁜 놈들”이라고 일갈한 점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81동기회는 “감신대가 정상화 되기까지” 오는 21일(목) 오후 2시에도 채플앞에서 기도회를 계속 이어가겠다며 “감신을 사랑하고 염려하는 감신 동문들은 누구라도 함께 학교를 찾아 기도하자”고 제안 했다. “어쩌다가 감신대가 이 지경이 됐는지” 같이 기도하고 토론하면서 해법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
|
|
▲ 유승리 총학생회장과 이은재 총여학생회장이 학내사태 경과를 들려주고 있다. |
81학번 동기생들은 기도회 후 유승리 감신총학생회장과 이은재 총여학생회장으로부터 경과보고를 듣고 토론회를 가졌다.
이어 백승철 동기회장이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는 △정관을 바로 잡아라 △교수들도 제역할 해라 △모든 이사 사퇴하고 △총장과 보직교수 물러나라는 내용이다.(아래 전문 참조)
81동기회는 이후의 행동에 대해 백승철, 이광섭, 최범선, 신동원, 송병구 목사 등 5인의 대책위원회를 선정하여 전권을 맡겼다. 대책위는 다음 기도회후 총장을 면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81동기회의 기도회로 시작된 동문들의 관심과 학교정상화에의 참여가 얼마나 더 많이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
|
|
▲ 스승의 날을 맞아 사제의 정을 나누는 감신대 교수들과 학생들. |
|
|
|
|
▲ 학내사태 경과를 보고하는 유승리 총학생회장과 이은재 총여학생회장 | |
|
|
[성명] 감리교 신학대학교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우리의 어머니 감리교신학대학교가 최근 아파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 81학번 동기들은 2015년 5월 11일 총회를 갖고 다음과 같이 우리의 마음을 모았습니다.
1. 모든 대학이 현 시기를 위기라고 판단하고 그 대책을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때에 우리 감리교신학대학교는 여전히 옛것에 매여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모교가 더 이상 구시대의 낡은 규정에 매여 정체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감리교신학대학교의 모든 규정이 교육부에서 제시하는 사학 규정 그 이상으로 조속히 개정되기를 촉구합니다.
2. 감리교신학대학교는 이번의 아픔을 더 큰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교수들은 우리의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한국 신학을 대표할만한 학문적 발전과 건강한 교수활동에 최선을 다하여 줄 것을 촉구합니다.
3. 현재 감리교신학대학교가 겪는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는 현 이사장과 유지 이사 및 이사들이 책임을 지고 대승적 차원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합니다.
4. 아울러 학사행정과 원활한 연구 활동및 교수활동의 난맥을 가져온 총장과 보직교수들의 사퇴를 촉구합니다.
5. 이상은 학교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6. 우리 81 동기들은 우리의 어머니 감리교신학대학교가 속히 정상화되기를 소망합니다. 학생들은 미래를 꿈꾸며 학문을 연마하고, 교수들은 학문연구에 최선을 다함으로 믿음직한 교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신학교로 새로워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를 위하여 학교가 정상화될 때까지 우리는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아레오바고 광장에서 기도회를 이어갈 것입니다.
2015. 5. 11.
감리교신학대학교 81 동기회 일동
| |
|
|
|
|
▲ 성명서 낭독 | | |
|
첫댓글 제갈량의 글에 "집사광익"이란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여러 사람의 뜻을모아 이익을 증진한다.
그런데 감신을 뒤에서 흐트러뜨리는 대형교회 패거리들은 생각을 모아 자신의 실리를 챙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득니다.
김x x목사나으리 회개는 하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