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밤에 인천을 출발, LA를 거쳐 이곳 멕시코 씨티에 도착한 뒤 화,수,목,금,토 닷새를 멕시코 씨티에서 시차 적응, 건조한 기후 적응, 고도(멕시코 씨티 전체가 해발 고도 2300미터 정도라는군) 적응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보내고, 일요일에 시간을 내어서 주변에서 방문할 것을 권하는 곳 중 하나인 Museo Nacional de Antropologia에 갔어요.
호텔에서 그곳까지 택시로 140페소(13불)를 내고 도착했는데, 내국인은 입장이 공짜인 일요일에도
외국인은 입장료로 4불을 내라고 하더군요.
멕시코가 자랑하는 박물관을 혼자서 2시간 반쯤 둘러 본 뒤에
혼자서 점심을 사 먹고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데, Citio 택시(안전한 택시라고들 하더군요)를 타려고 했더니 제가 묵고 있는 호텔이 시외곽이라서 300페소를 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길가에 지나가는 택시를 세워서 안 되는 스페인어로 100페소에 가자고 하고 탔습니다. 설마 이 정도의 인상을 갖고 무슨 일을 당하기야 하겠어 하는 생각과 함께 대낮이라는 점, 그리고 암만해도 140에 온 곳을 300을 내고 가야 한다는 게 아까와서 그냥 타고 갔지요.
역시 미터기로 100페소 정도가 나왔길래 120페소를 지불했더니만 돈을 더 달라고 하더군요. 20페소를 더 준 뒤에 그냥 내렸어요. 외국에서 살아가면서 또는 여행하면서 시큐리티 측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공통점이 그런 것 같아요. "돈을 더 내는 방식을 취해라, 그러면 안전할 것이다."
아뭏든.... 호텔에서 잠시 쉬었다가 공항으로 가서 현지 직원 한 명과 만나서 몬떼레이라고 하는 도시로 가서 호텔 체크인을 끝내니까 9시쯤, 늦은 저녁을 함께 하고 멕시코 휴대전화 시장 이야길 듣고 월요일엔 상담-시장조사-대형거래선들과 점심식사-상담을 갖고 늦은 저녁을 먹었지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있으면서 본 몬떼레이는 미국에 있는 도시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제 아침엔 새벽 4시반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공항으로 가서 과달라 하라로 이동했고, 도착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SK 텔레콤과 같은 이 나라 최대 이동 통신사의 이 지역(인구 2천만 정도를 관할한다더군) 총괄본부를 들렸고, 시장조사-대형거래선들과 점심식사-이동통신사 총괄본부장과의 상담 일정을 가진 후, 메인 이벤트인 딜러 컨벤션을 호텔에서 가졌어요. 과달라하라가 데낄라의 고장이라더군요.
행사 중에 역시 데낄라 빨리 마시기 경연이 있었는데, 저보고도 한국에서 온 사람이니 시합에 참가하라고 해서 나갔는데, 경기방식은 우리나라에서 쓰는 소주잔 두 배 정도 되는 크기의 스트레이트 잔 3개를 차례로 빨리 비우는 거였어요. 스무명이서 4개조로 나뉘어 각 조의 우승자들만 결승전에서 만나는 경연이었는데, 저도 상당히 빨리 마셨다고 생각하고 다 마신 뒤 양손을 번쩍 들었지만 역시 데낄라의 본고장 사람들이 총알같이 마신 뒤였더군요. 꼴찌를 면한 정도였고, 예선 탈락. 이래저래 분위기 맞추고 건배라는 말과 살룯(salud, 영어의 cheers)이라는 말을 서로 교환하며, 잔을 부딪히다 보니 어느새 힘들더군요. 11시반쯤 호텔방으로 가서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도 못하는 가운데 잠들었고, 다시 4시반에 일어나서 공항으로 이동, 8시반에 멕시코 씨티에 다시 도착했어요.
내일 아침에 다시 새벽에 일어나 공항으로 가서 당일치기로 메리다라고 하는 도시에 갔다오기로 되어 있는데, 아뭏든 이번 출장은 체력이 많이 요구되는 출장이군요.
밖은 우리나라의 초여름 날씨인데, 차이가 난다면 햇살이 더 강렬하고 습도가 낮다는 것.
제가 뭘 하고 있는거죠? 여긴 지금 수요일 오후 4시40분. 일을 해야 하겠네요.......
첫댓글 흠..대단한 체력이군요. 부럽다고나 할까...아니, 데낄라 경연대회를 나가다니! 하하...
멕시코...광장에서 자동차와 사람이 섞여서 다니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참 아찔해 했는데...동근이 와이프가 시방 거기 가 있잖아요. 동근이네는 아마도 깐꾼에도 가보지 않을까 싶은데...^^ 거기서 사 온 가짜 유물도자기가 시방 친정 어딘가에서 나처럼 먼지 뒤집어 쓰고 굴러다니고 있음...--;;
동영상을 처음 올려 봤습니다.
오오...내셔널 뮤지엄...남녀상열지사에 온갖 희한한 체위를 선보이던 그 놀라운 석상유물들 앞에서 넋을 잃었었지요...캬캬캬
그 석상 유물 사진은 유감스럽게도 없구만요. 경주에 가면 (아마도 자그마한) 토우 중에 그런 상열..비스무리한 게 있다고 듣기만 했지요. 인류의 연속이 가능하게 된 행위니까 종교랑 밀접하겠죠? 근데 동영상, 정말 엄청난 속도로 데낄라를 비우는군요. 후유...
용량만 차지하는 데낄라 마시기 경연 동영상을 내리는 대신, 토우 사진 몇 장과 멕시코 씨티의 거리에서 찍은 사진 하나를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