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뉴라이트 인사들을 연이어 등용하면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황석영 작가가 “식민지 근대화는 도둑놈이 사다리를 두고 간 것”이라고 말했다.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은 일본의 식민지배로 인해 한국에 근대적 자본주의가 도입되고 이후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황 작가는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일제가 만든 제도 등은 수탈을 위한 수단이었음을 새삼 강조한 것이다.
황 작가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며 식민지 근대화를 “도둑놈이 우리집 담에다 사다리를 걸쳐놓고 들어와 훔쳐가면서 사다리를 두고 간 것”에 비유했다. 이어 “이렇게 명쾌한 것을 가지고 이데올로기화해서 올드라이트인지, 뉴라이트인지 그러는데, 전혀 역사적 필연성이나 근거도 없다”며 “그냥 상식이 없는 것이다. 식민지 근대화는 기본적으로 도둑놈이 사다리를 두고 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작가는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도 올랐던 자신의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를 언급하며 뉴라이트 인사들의 역사관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책을 보면 철도를 왜놈들이 놔준 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 백성들 잡아다 강제노동 시키고 돈도 안주고 깐 것”이라며 “그게 무슨 조선의 발전을 위해서 해준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초 광복회가 ‘식민지 근대화론의 대표학자’로 지목한 뉴라이트 계열 김주성 한국교원대 명예교수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에 임명된 데 이어 일제 식민지배를 정당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김형석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이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됐다. 또한 식민지근대화론에 입각한 역사서술로 논란이 된 ‘반일 종족주의’의 공동 필자 김낙년 동국대 명예교수도 지난달 말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