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가수들의 부당한 방송 출연료 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탤런트들의 출연료 문제 역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탤런트 정한헌씨는 5월 10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 낮 12시5분~1시30분)와의 인터뷰에서 “스타 중심 드라마 제작 시스템으로 인해 출연료 압박을 느끼는 방송사가 일반 탤런트의 출연 기회를 상당 부분 줄여 탤런트 70% 가량이 무직상태”라며 “부끄러운 얘기지만 방송연기자노조 등록회원 1600명 가운데 500명 가량을 제외하고는 적만 두고 있는 사실상 무직상태에 가깝다”고 밝혔다.
정씨는 “요즘 드라마에 나오는 가족의 모습을 봐도 가족이 다 같이 사는 경우는 별로 없고, 이모, 누나, 어머니 등만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다 스타 출연료 거품 때문에 다른 출연자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가수나 젊은 배우 등 반짝인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30~40년 경력의 탤런트보다 100배가 넘는 출연료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정씨는 “예전에는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요즘 들어 이런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시청률 지상주의가 더 거세지면서 탤런트들의 출연기회는 더욱 적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씨는 이어 “이것은 탤런트 생활의 문제일뿐 아니라 방송사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라며 “시청률 경쟁을 위해, 또 한류 확산을 위해 방송사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한다고 하지만 반짝 스타로 드라마가 흥행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이제 증명이 됐을 뿐 아니라, 아시아의 한류 역시 건강한 가족의 이야기가 재밌게 드라마에 녹아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뒤 “여전히 반짝 스타에만 매달리고, 출연료 문제 때문에 가족 구성원을 줄이는 지금의 추세는 결국 방송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한류에 역행하는 일이 되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인기 가수가 녹아나는 연기를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정씨는 “연기 경험이 없는 인기인들을 당장의 주목을 끌기 위해 단기간 훈련을 시켜 드라마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결국 장기적으로 드라마의 질은 떨어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문제의 대안에 대해 정씨는 “자신의 출연료 상한선을 만들어 놓고 다른 연기자들에게 출연료를 돌리도록 스스로 절제하고 나누는 국민배우 안성기 같은 스타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밝힌 뒤 “방송국 피디들도 당장의 시청률 경쟁에 빠질 것이 아니라, 멀리 보고 우리 드라마의 백년지대계를 짤 줄 알아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