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쿠 84-덕수궁 수문장 교대식
6월28일 방콕에 같이간 이태완. 차기영. 정구봉. 이상원이람 뒷풀이로 점심을 먹고 덕수궁에 가서 커피를 먹었습니다. 마침 덕수궁으로 가니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 행사가 있었습니다. 하루에 11시, 2시, 3시30분 3차례 거행합니다. 매주 월요일과 혹서기, 혹한기는 쉽니다.
내가 인솔자인것 같아요. ㅎㅎ
덕수궁은 조선의 5대 궁궐(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에 속합니다. 그리고 덕수궁의 원래 이름이 경운궁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덕수궁은 다른 궁궐
들에 비하면 그 규모가 작으며 역사도 비교적 짧기 때문에 존재감이 떨어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덕수궁에는 다른 궁궐들에는 없는 특별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이란 조선시대 왕이 기거하던 궁궐의 정문을 지키는 수문장과 수문군들의 근무교대 모습을 재현 한 행사입니다. 수문장은 궁궐의 수비를 담
당하는 관청인 수문장청 소속으로 수문군을 지휘하는 종 6품의 무관입니다. 1996년부터 시작된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1시와 오후 2시
, 3시30분에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1996년 영국 버킹엄 궁전 근위병 교대식과 같은 문화상품을 만들고자 각 분야 전문가들과 수차례 자문회의를 거쳐 서울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 행사를 만들었습니다. 서울의 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입니다.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은 엄고수가 대북을 3회 치는 '개식타고'로 시작을 알리고 첫 번째 순서로 군호하부의식'이 진행됩니다. '군호 란 매일 세 글자 이내로 국왕의 승낙을 받은 암구호로 이를 수문장을 비롯한 근무자들에게 하달하는 절차입니다. 이어서 경계 근무 중인 수문장과 수문군이 궁궐문 앞에 위치하고 궁궐 내를 순
찰하던 수문장과 수문군이 문 앞 광장으로 이동하여 근무 교대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두 번째 순서는 '군호응대'로 근무 중인 참하와 교대할 참하가 서로 간에 군호로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진행됩니다. 이때 '참알의식'을 통해 신임 수문장 취임식을 거행하게 되는데, 신임 수문장은 전임 수문장 앞으로 나아가 관등성명과 함께 새로 취임한 사실을 보고하며 임명장인 '교지 를 전임 수문장에게 전달합니다. 이어 신임 수문장은 자신의 소속 수문군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부대원에게 자신의 소개와 사열을 통해 근
무 준비상태를 점검합니다
다음은 '초엄' 이라는 구령과 함께 궁궐문의 열쇠가 들어있는 약시함을 인계하고 '중엄'이라는 구령으로 수문장 임무를 인계합니다. 수문장 상호간에 '부신'을 맞추어 신원을 확인하고 수문장임을 증명하는 '위장패'를 인계합니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삼엄' 구령 후 수문군들이 서로의 위치를 바꾸어 근무교대를 하게됩니다. 교대의식을 끝낸다는 뜻의 '예필' 이라는 구령에 맞추어 교대한 수
문군들은 순라(수문장 퍼레이드)를 위해 다양한 지역으로 출발하면서 교대의식은 끝이 납니다.
조선시대 수문장들을 관리하는 관청인 수문장청은 궁궐문 경비와 통행인 감시, 문을 열고 닫는 책임과 궁궐 내외를 순찰하는 순라업무을 수행하였습니다. 종6품의 수문장과 참하, 수문군 등으로 편성되어 근무를 하였습니다.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에는 수문장,수문군, 참하, 승정원 주서, 액정서 사약, 취라척, 엄고수가 등장합니다.
엄고수는 궁중의 음악과 무용을 담당하던 기관인 장악서 소속으로 교대의식 중 북으로 교대 간 신호를 보내는 임무를 담당합니다. '개식타고'에서 힘찬 북소리
로 교대의식의 시작을 알리는 일도 합니다. 엄고수의 대북소리를 적들이 듣는다면 겁을 먹고 도망갈 것 같은 위엄있는 소리입니다.
수문장은 궁궐의 수비를 담당하는 관청인 수문장청 소속으로 수문군을 지휘하며 궁성문 수호의 책임자로 종6품의 무관 입니다. 수문군은 능장, 월도, 기수 등으로 구성된 일반군사로 궁성문을 수비하며 역시수문장청 소속입니다.
승정원 주서는 정7품의 문관이며, 왕명을 하달하여 교대의식을 감독합니다. 왕명출반을 수행하는 기관인 승정원 소속입니다. 참하는 수문장청 종 9품의 무관으로 수문군을 관리합니다. 액정서 사약은 정원관리를 담당하던 액정서 소속으로 왕명전달, 궁궐의 열쇠를 보관, 관리하는 임무를 담당하며 교대의식에서 열쇠함을 수문장에게 감독받습니다.
궁중의 음악과 무용을 담당하던 기관인 장악서 소속의 취라척은 교대의식과 순라의식 시 힘찬 군악을 연주합니다. 순라의식은 교대의식 후 도성을 순찰하는 의식입니다. 순라의식 때 취라척이 연주하는 악기도 보고 군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에 대해 이렇게 글로 읽고 덕수궁 대한문 옆에서 이루어지는 수문장 교대 의식을 보면 더 이해가잘 될겁니다. 시민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나도 수문장 , '개식타고' 에 참여해 보았는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엄고수가 되어 '개식타고'를 해보니 대북의 큰 소리가 가슴 속 맺힌 것을 뱅 뚫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장중하고 위엄 있는 북소리는 조선 왕조의 권위를 나타내 주고, 서울의 깊은 역사를 드러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서울시민임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조선시대 수문장 교대의식과 순라 행진 보는것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취라척이 연주하는 경쾌한 행진곡풍 아리랑도 역시 오래오래 기억에 남
을 것입니다.
덕수궁의 입구인 대한문에는 특이한 점들이 몇 개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1.입구의 방향
조선시대 궁궐의 전각들과 정문은 남향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경복궁의 광화문과 창덕궁의 돈화문이 그렇지요. 창경궁의 홍화문의 경우 창경궁이 동향이므로 정문인 홍화문 역시 동향을 하고 있습니다만 덕수궁은 남향임에도 정문인 대한문은 동향입니다.
왜 그런고 하니 원래 덕수궁에는 인화문(仁化門)이라는 남향의 정문이 따로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화문의 앞길에는 물길이 존재했는데다가 그 길이좁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궁궐의 동쪽에 대안문(大安門,지금의 대한문)을 새로 건설하는데 그때 당시 덕수궁의 동쪽에는 환구단과 육조를 연결하는 신교가 건설되었기 때문에 동쪽에 문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동문인 대안문이 실질적으로 정문 역할을 했고 나중에는 정식으로 정문이 됩니다
2. 이름
위에 나와있듯이 원래 대한문의 이름은 대안문(大安門)이었습니다. 사실 조선시대 궁궐들의 정문에는 한가지 법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름 중간에 '될(化)'자가 들어간다는 것이지요. 경복궁의 광화문, 창덕궁의 돈화문, 창경궁의 홍화문, 경희궁의 흥화문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안문에는 화(化)자가 없습니다. 이는 위에 나와있듯이 원래 덕수궁의 정문은 인화문이었는데 나중에 대안문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지요. 대안문이라는 이름에는 나라와 백성 모두 편안하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06년(광무 10년)에 고종의 명에의해 대한문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한문의 한자에 다소 의아한 점이 있습니
다. 그것은 바로 '한'자가 대한제국의 한(韓)이 아니라
이라는 점인데 그동안 많은 억촉이 있었습니다만 대한문의 상량문(새로 짓거나 고친 집의 내력 등을 담은 글)에 따르면 대한은 결국 큰 하늘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덕수궁옆의 대한성공회에서 정오음악회가 열려 연주를 들었습니다.
이날 연주곡목입니다. 서울바로크앙상블 연주회로 귀에 익은 음악을 선보입니다.
마지막 앙콜송은 넬라판타지아를 연주했습니다.
넬라판타지아는 1986년 제작된 "Mission(미션)"영화에서 OST인 Gabriel's Oboe(가브리엘의 오보에)가 나중에 넬라 판타지아로 제목이 바뀌었습니다.
연주자들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1922년 영국 건축가아서 딕슨 설계로 서양 건축양식에 한국 전통민를 조화한 건축물입니다.
연주회 마친 성공회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