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면서 일들이 순리(順理)대로만 이루어진다면 아마 불평하는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마 대부분 열심히, 선하게 살아가려고 애쓸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사(世上事)가 그렇지 못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자들이 불행을 겪기도 하고, 누가 봐도 올바르지 않게 행동하는 자가 권세나 부유함을 누리기도 합니다. 인간이 겪는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악인과 의인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면 참 좋은데,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갑자기 고치기 어려운 큰 병에 걸려 생사(生死)를 넘어드는 고통을 겪는가 하면, 온갖 나쁜 짓을 잘하는 못된 사람은 병에도 안 걸리고 건강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게 될 때가 많습니다. 똑같은 사고를 당했는데도 악인은 오히려 안전하고, 정말 성실했던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하늘을 원망하게 되고, 하나님을 향해서도 원망의 소리를내기도 합니다. 1절부터 3절까지는 이러한 세상의 일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악한 자든, 선한 자든, 믿음으로 잘 살아가는 자든, 그렇지 못한 자든 모두 똑같이 죽음도 당하고, 질병도 겪고, 고통도 당합니다. 사랑을 받게 되든, 미움을 받게 되든 모두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선한 자들에게는 사랑이 찾아오고, 악한 자들에게는 미움이 찾아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1절). 그들의 앞날에 어떤 일을 당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솔로몬도 이런 모습들이 참 잘못된 것이라고 한탄합니다(3절). 그래서 사람들은 악을 행함에 있어서 두려워함이 없고, 미친 듯이 살아가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착하게 살든, 악하게 살든 어차피 똑같이 인생의 쓴맛, 단맛, 모두 보다가 어차피 죽음으로 가는데 뭘 그렇게 애쓰며 살아갈 필요가 있겠느냐’는 자조(自嘲) 섞인 말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어진 인생을 아무렇게나 살아가면서, 자기 인생을 하찮게 여기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살아있는 삶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4절부터 6절까지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자를 비교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매우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옛속담 중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비천한 삶을 살아가더라도 죽음보다는 살아있는 생명이 낫다는 말입니다. 죽은 자에게는 사랑도, 미움도, 시기도 없습니다(6절). 그런 것들도 살아있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세상이 부조리(不條理)하게 느껴져도, 불합리한 모습이 눈앞에 보여서 참 마음이 아픈 상황을 겪으면서 살아가더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소중합니다. 그 어떤 것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생명과 삶을 비천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세상 속에서도 우리가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려면 내게 주어진 나날들을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면서, 주어진 날들을 잘 즐기고 누릴 줄 알아야 합니다(7절~10절). 내게 주어진 가족들과 즐거움을 누리고, 내 몫의 음식을 즐기면서, 자기 자신을 단정히 꾸미면서 내게 주어진 삶을 잘 누리는 것이 지혜로운 삶입니다. 어떤 사람은 조금 더 넉넉하고, 어떤 사람은 조금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을 비교하면서 내게 부족한 것들만 바라보면 인생이 불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최선을 다하면서 내게 주어진 몫의 삶을 잘 누리며 살아간다면,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내게 또 하루의 시간을 주셨습니다. 오늘 내가 누릴 수 있는 몫을 주셨습니다. 그 몫에 감사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하여 성실하게 살아간다면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은혜를 누리게 될 줄 믿습니다.
- 전도서 9:1~10 묵상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