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음식 만드는 일을 하다 ○ 越(넘을 월) 俎(제기 조) 代(대신할 대) 庖(부엌 포)
제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음식 만드는 일을 하다는 뜻으로, 자신의 직분을 벗어나 남의 영역에 뛰어드는 것. 즉 주제넘은 참견을 말함.
장자(壯子)의 소요유편(逍遙遊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아주 옛날 요(堯)나라 시절에 허유(許由)라는 덕이 높은 은자가 있었다. 요임금이 그 소문을 듣고 왕위를 물려주고자 했다. "태양이 떴으니 등불은 이제 필요없게 됐소. 부디 나를 대신하여 이 나라를 다스려 주시오." 그러자 허유는 이를 거절하였다. "임금께서 잘 다스리고 계시는데 제가 대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할미새가 제 아무리 양껏 배부르게 먹는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그 작은 배만 채우면 됩니다. 제겐 천하가 아무 쓸모도 없고 흥미도 없습니다. 요리가 서툴다고 제사를 주재하는 사람이 그 직분을 넘어서 부엌일에 뛰어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폐하의 직무를 제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설사 대신하더라도 잘될 리가 없습니다." 허유는 이렇게 말하고 곧바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버린 후에 다시는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노자의 사상을 철학으로서 완성시킨 장자의 사상의 일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 세상의 권력을 탐하는 사람들에게 최고권력이란 지상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수단이지만 이것이 단박에 거절할 수 있는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은자의 말은 세상에는 다 자신에 맞는 직분이 있으며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왕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오랫만에 들어 왔습니다.
하나 또 숙지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