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항상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열려있지.
틈나는대로 열심히 밟고 비비고 해야한다.
점심때까지 돌아와야하는 반나절 빈 시간은 어쩌면 나같은 자영업자에게는 엄청난 축복이다.
휴일이 따로 정해져있지 않은
그래서 주말나들이가 마음대로 되지않는 그런 라이딩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시동걸고 나가면서도 지금 어디가지?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는 결정장애가 있다.
경북예천에 있는 석송령이라는 소나무를 보러간다.
부자소나무...들어는 봤는가?
부자돈까스와 비슷한 푸근함이 있는 그런곳이지.
사람처럼 부동산 재산을 가지고 있는 그런 자연인으로서의 소나무다.
근본을 알수없는 이상한 여편네가 가지고 있는 그런 재산과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이럴려고 라이딩을 나왔는가 자괴감이 드는구나
달리는 내내 너무너무 추워서...
살고자하는 몸부림에 단양역 대합실에 뛰어들어가 400원짜리 자판기커피를 연거푸 두잔 마신다.
같은 기온이라도 서울과 산간지방은 그 레벨이 다르다.
열선그립을 힘껏 움켜쥔다.
그 옛날 여자친구 손 붙잡듯이 신호정차할때도 절대 놓을수가 없다.
터널이 생기고 고속도로도 나란히 달리다보니,
5번국도 죽령 고갯길은 교통수요가 뚝 끊겼다.
우리나라의 모든 국도는 4차선으로 확포장되어가는 그런 과정에 있으며,
예산만 확보되면 완성의 그 날은 결코 멀지가 않다.
옛날 영남에서 도성으로 들어가는 3대관문을 추풍령,조령,죽령 그랬다한다.
예뻤을 것 같은 단풍들은 별로 보이지가 않는구나.
벌써 겨울인데, 나 혼자만 아직도 단풍놀이를 염두에 두고있는가 보다.
보라~
조금만 일찍 일어나면 뻥 뚫린 도로의 주인공은 바로 내가 되는것을...
이 서운한 나라에 이것저것 세금 많이들 내셨을텐데,
대통령 행차하듯 이렇게라도 한번 호사를 누려봐야하지 않겠느냔 말씀이다.
이것이야말로 아침을 기다리는 라이더의 오묘한 정신세계다.
지난여름 경주투어때 아페만형님께서 기념품으로 주신 셀카봉...
지나가는 차들이 볼까봐 후딱 찍고,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제 갈길을 떠난다.
혼자 나들이 나가는 좋은 점이라하면...
아무데서나 쉬고
아무때나 쉬고
모든것에 틀이 없는 내 마음대로라는 그런 자유로움이지.
길 잘못들었다고 로드 욕할 일도 없고,
점심밥 맛없다고 아우성칠 일도 없다는 사실이 좋구나.
석송령이라고...
뭔 고갯길의 이름이 아니고 나무이름이다.
어느 부잣집 대감마님이 돌아가시면서 사랑하는 이 나무에 전답을 상속등기 해주었다.
그래서 석송령이라는 과세주체는 예천군에 매년 91,120원의 세금을 내고 있댄다.
그게 재산세인지 소득세인지는 아직 세무계에 보고된 바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나무가 옆으로만 퍼져자라기 때문에 가지가 부러지지않게 받침목을 수십개 세웠다.
군청에서 수액주사 놔줘가며 정성껏 보호해 주는것 같다.
세금내는 애국소나무인데 당연한거 아닌가?
미국에서는 그런다지.
정부에 탄원서나 민원을 넣을때 맨 앞에 쓰는 문구가...
나 성실한 납세자 아무개는...이렇게 시작을 한다는거다.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 모두는 성실한 납세자다.
휘발유를 넣어도 맥주를 마셔도 간접세 엄청나게들 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죽령을 넘어 예천으로 내려갔다가
이번에는 927번 지방도로 저수령이라는 잘 알려지지않은 고개를 넘어 단양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런 한가한 지방국도만 마냥 달리고 싶구나.
누구에게나 라이딩스타일은 있는 것이다.
쭉~ 뻗은 4차선국도를 200 넘게 달리는 분들,
꼬불꼬불 코너길에서 즐거움을 찾는 분들,
저 처럼 논둑밭둑 지나서 옥수수밭 지나서 설렁거리는 족속들도 있구.
갈색으로 물들은 침엽수들은 겨울을 재촉하는것만 같구나.
예전 사이클을 차에 싣고 단양역에서부터 패달질을 해 죽령을 넘고, 다시 저수령으로 돌아오던 장거리코스였다.
그 친구들은 아직도 자전거를 열심히 타고들 있지만,
변절자?인 나는 이렇게 OPEC 유가에 연연해하며 소심하게 살고있지.
힘들게 올라와 음료수 사 마시며 쉬던 꼭대기 휴게소는 언젠가부터 폐쇄되어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이 늦가을에 어울리는 폐휴게소가 되었다.
고개 저편은 충청북도다.
자전거가 오르기에는 경사도가 제법 있는 고갯길이다.
아~ 물론 우리네 바이크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코스는 아니지.
왕복 여섯시간 아낌없이 탔구나.
겨울철 봉인은 하지 않는다.
대신 일주일에 한번씩이라도 충전주행하는데, 이게 참 쉽지는 않다.
적어도 후기라고 하면,
투어공지가 있고 댓글이 와글와글 달리고 거기에 대한 나들이 이야기를 적어나가야 순서겠지만,
우리 TRS는 투어공지는 없고, 이처럼 느닷없는 후기만 나온다.
이것도 카페의 특색?있는 문화라면 문화라고 할 수도 있겠구나.
즐거운 한 주 되시길 바라며,
바이크사랑 나라사랑이 되었으면 하는 기쁨이 있으셨으면 좋겠다...^^
첫댓글 실카봉 사진에서 눈치보며 찍은티가 확 나네요^^
그렇죠 막장님은 눈썰미가 있으시군요.
제가 10년만 젊었어도 ㅋㅋ 셀카봉이 별로 안 창피했을텐데 말이죠 ^^
셀카는 당당하셔야해요~ㅎㅎㅎ
다친데는 좀 어떠신가요?
빨리 나아아할텐데...
@허접/이경수/66 빠진거붙을라면 오래걸린다네요~
홀로 달리는 낭만을 만끽하셨네요^^
저도 소백산자락 죽령을 넘다보면 그 한가하고 깊은산골 느낌에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죽령 뿐만이 아니라 호젓한 산길은 다 좋지요^^
아 ~ 형님 ㅎㅎㅎ
눈치보며 ~ 아마 저도 형님 나이되면 부끄부끄 할겁니다 ㅋㅋ
그런데 사진 찍을려면 당당한 모습이 필요하더라구요
저도 가끔 들이델떼 상대방이 싫어하면 어쩌나 싶어서 못 들이됐었거든요 ㅎㅎㅎㅎ
간만에 멋진 투어기..
눈 빠지는줄 알었습니다 요
집만 나서면 멋진 산세가 널려있는 데 사시는 용하님이 부러워요
서울사람들은 한두시간 달려나와야 겨우 숲의 냄새를 맡아볼수 있으니 ^^
철로 사진이 인상적입니다
일찍 일어나서 저두 주인행세한번 해야겠군요 ㅎㅎ
예 눈내리기전에 틈나는대로 한번이라도 더타고 그래야합지요
산이 벌거숭이가 되기전에 한바퀴돌아야 할텐데요.피곤이 누적되서 그런가 엄두가 안나네요.~
외곽으로 자주 나오세요
공기도 좋고 그렇잖아요 ^^
오토바이와 함께하는 금쪽같은 시간 저도 공감 합니다 ^^;;
맞아요 우린 그런면에서 비슷하군요
그 자잘한 시간들 잽싸게 주워먹어야하는 그래서 더 감질나고 즐겁고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
찾아가기 힘든 곳에 있네요.~~
그래도 왕복 대여섯시간 부지런히 돌면 다녀올수가 있답니다 ^^
조마간 솔투한번 해봐겠어요
땡땡이치러 같이 가십시다요 ^^
@허접/이경수/66 네 형님 공지 올리세요
요즘은 생각보다 안추워 아직~ 타고 있네요...
솔투로 장거리를 지대로 즐기고 오셨네요~!!
투어 공지는 없공 후기만.... ㅎㅎㅎㅎ 반성해야 것습니당~!!
반성이라니요
투어공지 감히 올려본 기억이 저도 한번밖에 없어요 ^^
즐거운 투어로 자괴감은 떨쳐버리세요 형님~ ㅎ
눈치가 빼꼼한 셀카봉이란...ㅎ
눈치가 있어줘야 센스도 생긴대요 ^^
명품후기 잼나게잘읽었네요, 올해는 단풍이 시원찮지만 청풍쪽은 그런데로 괜찬더군요.
저같은경우 솔투도좋지만 둘이면 즐거움도 배가되더군요
단촐한투어를 더좋아하는 1인입니다^^
예 저도 부담되는 많은 숫자보다는 소그룹투어에 더 관심을 갖고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