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빵 터져 버릴지도 몰라요』은 신난희 시인만의 다정한 재치가 돋보이는 동시집이다. 아이들만이 떠올릴 수 있는 고유의 상상을 가득 담았고, 더불어 학생 수가 줄고, 외부 활동이 적어진 오늘날의 모습을 시집 곳곳에 그려 내 독자의 사유를 한층 더 깊어지게 한다. 시인이 사랑으로 풀어 낸 텅 빈 놀이터, 폐교, 할머니와 사는 아이, 새엄마 등의 키워드는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더 커지게 할 것이다.
목차
제1부 걱정 인형
무지개 교실 ? 10
동글이네 반장 선거 ? 11
옛날이야기 ? 12
친구가 옆에 있으면 ? 14
조약돌 학교 ? 16
속마음 ? 18
이어달리기 ? 19
걱정 인형 ? 20
몸이 하는 말 ? 22
여름 방학 ? 24
방학 계획표 ? 25
분실물 보관함 ? 26
흐린 겨울 하늘은 ? 28
눈썹 짝꿍 ? 30
폐교의 소원 ? 31
제2부 별 낳을 애
나무껍질 ? 34
얼음 ? 35
눈사람 나이 먹기 ? 36
얼음 깨는 법 ? 38
곁불 ? 39
매화꽃 줄다리기 ? 40
눈 온 날 알았어요 ? 42
버팀목 ? 43
조금만 ? 44
별 낳을 애 ? 46
작은 새 ? 48
밤비 ? 49
줄타기 선수 ? 50
누구 편들어 줄까? ? 52
톱 ? 53
새싹 병아리 나오려고 ? 54
제3부 잘 먹었습니다
만물 트럭 ? 58
봄날 ? 60
골목 밥상 ? 62
앞치마 ? 64
내 이름은 도마 ? 65
뻥튀기 먹는 법 ? 66
보이는 나이테 ? 68
바람 어디 숨었나 했더니 ? 69
잘 먹었습니다 ? 70
옥수수 무덤 ? 72
제4부 살고 싶은 집
시골집에 가면 ? 76
장한 일 ? 78
큰 나무가 있는 마을 ? 79
내가 처음 살았던 집 ? 81
우리 동네에선 어림없다 ? 82
동물원 속 우리 집 ? 83
김치볶음밥 ? 84
그 맘 아니까 ? 86
살고 싶은 집 ? 88
그 집 ? 90
그냥 엄마 ? 91
나무를 보면 ? 92
밤 ? 94
시인의 말 ? 96
출판사 리뷰
동시집 《빵 터져 버릴지도 몰라요》은 전체 4부 구성 안에 총 54편의 시가 담겨 있다.
제1부 ‘걱정 인형’에는 친구와 관계, 학교에서 생겨나는 마음들이 시인의 재미난 상상으로 묶였다.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천진함이 돋보이는 동시들이 담겨 있다.
친구들과 떠드는 것도 / 다 공부래요 / 잘 노는 게 공부래요 // 동그래지는 공부래요
-「조약돌 학교」
공부왕 준서 / 축구왕 경태 /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으르렁 // 속마음 눈치챈 선생님 / 준서 왼쪽 귀랑 / 경태 오른쪽 귀를 당겨 // 우리 반 애들 / 다 들으라고 한 / 큰 귓속말 // “속으로는 둘이 친해지고 싶은 거지!”
-「속마음」
제2부 ‘별 낳을 애’에는 자연과 날씨를 다정한 언어로 풀어 낸 시들을 묶었다. 자연이 가진 따스함과 재미난 요소들을 시인은 한층 더 사랑이 가득하고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엄마 / 얼음처럼 차가운 애가 있어요 / 알통 자랑해도 거들떠도 안 봐요 // 단단한 얼음 / 꽝꽝 힘센 망치로 깨지 않고 / 톡톡, 작은 바늘로 금을 낸단다 // 정다운 인사 한번 / 향기 나는 말 한마디 / 톡톡, 금을 낼 건 많단다
-「얼음 깨는 법」
땅속에서는 / 씨앗이 쏘옥 내민 / 노랑 부리로 콕콕콕 // 땅 위에서는 / 햇살 부리로 콕콕콕 / 빗방울 부리로 콕콕콕 // 콕콕콕 콕콕콕 / 봄 껍질 깨뜨린다
-「새싹 병아리 나오려고」
제3부 ‘잘 먹었습니다’에는 일상에서의 익숙한 대상을 새롭고 엉뚱하게 바라본 시들을 묶었다. 면밀하고 골똘할 관찰이 선행되어야만 하는 신선한 상상이 가득하다.
정우는 / 와사삭 / 보름달 통째 부숴 먹고 // 경애는 / 반으로 뚝 / 반달로 나눠 먹고 // 송이는 / 사각사각 / 초승달로 떼어 먹고 // 밤하늘 / 달 뻥튀기는 / 구름이 꿀꺽 삼키네
-「뻥튀기 먹는 법」
이빨은 다 뽑히고 / 잇몸만 남은 옥수수 / 밭 가장자리에 / 수북이 쌓여 있어요 // 여름의 무덤 같아요
-「옥수수 무덤」
제4부 ‘살고 싶은 집’에는 가족과 집 주변에 가득 스며든 사랑에 대한 시들이 담겼다. 늘 곁에 있는 가족, 늘 내가 머무는 집을 시인은 사랑의 시선으로 새롭게 발견했다.
대문 앞에는 / 어서 오라 손 흔드는 할머니 / 마루에는 / 많이 컸다 엉덩이 톡톡 할머니 / 부엌에는 / 막 찐 감자 호호 불어 주는 할머니 // 할머니는 / 할머니를 많이 남겨 두고 떠나셨다 // 장독대에도 / 닭장에도 / 대추나무 아래에도 / 시골집에는 / 할머니가 참 많다
-「시골집에 가면」
소풍날 / 엄마는 언제나 / 김밥 두 통을 싼다 / 엄마 오래 아팠을 때 / 김밥 못 가져간 / 내 맘 아니까 / 그런 친구 주라고 // 점심시간 / 나는 얼른 / 큰 나무 뒤나 / 바위 아래로 간다 / 거기 쪼그리고 숨어 있을 / 그런 친구 맘 아니까 / 그때 나처럼
-「그 맘 아니까」
신난희 시인의 작품들은 맑은 동심을 드러내는 특징을 보여 주었다. 필요 이상의 수사 없이 마치 천진한 두 아이가 얼굴을 마주하고 나누는 기발하고도 반짝반짝 빛나는 생각과 말을 시행에 산뜻하게 표현되었다. 시상의 발견과 전개도 자연스러웠다. 억지가 없고, 한 편 한 편의 시편은 한 가지의 특별한 시상을 향해 잘 모아져 있었다. 또한, 학교 교실을 공간으로 한 시편들과 자연의 서정을 아이의 시선을 통해 부드럽게 담은 시편들도 호감을 갖게 했다. 대체로 재치가 있고 발랄했지만, 요즘의 학교 현장과 사회 세태가 품고 있는 양상들을 다양하게 소화하고 있어서 시대적인 사유와 감각을 소홀히 하지 않은 점도 높게 평가할 만했다.
작가의 말
따듯한 마음의 맨 처음은 나를 아끼는 거예요.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남을 사랑할 수 없으니까요.
별난 애라고 놀려도 꿋꿋하게 별을 낳을 거라고 믿는 것처럼요.
동시들이 모여 사는 집인 동시집은 따듯한 마음의 집이에요.
시골집 아랫목처럼, 모닥불처럼
친구가 주머니에 살짝 넣어 준 핫 팩처럼
추운 날 학교 갔다 왔을 때 언 손을 감싸는 엄마 손처럼
마음 따듯해지면 좋겠어요. 이 동시집을 덮을 때는요.
그래서 이 세상이 따듯해서 자꾸 웃음이 나면 좋겠어요.
-2024년 신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