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론 (relativity; 렐러티비티)"을 본격적으로 배우기에 앞서, 지금까지 우리가 배웠던 물리학을 되돌아 봅시다.
(1) 고전역학은 물체의 위치 x(t), y(t), z(t)를 구하는 학문입니다.
(2) 전자기학은 전기장 (또는 자기장) E(x,y,z)를 구하는 학문입니다.
(3) 양자역학은 파동함수 ψ(x,y,z)를 구하는 학문입니다.
우리가 배울 상대론은 시공간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인데요, 시공간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아래의 간단한 문제를 하나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제 물체의 위치 x(t)가 아래와 같이 주어졌을 때, 이를 그래프로 나타내어라.
답 2차함수의 그래프이므로, 포물선 그래프를 그리면 되겠군요.
위와 같은 그래프를 "위치-시간 그래프"라고 부릅니다.
"시공간 (spacetime; 스페이스타임)"이란, 위치를 가로축으로 하여 위치-시간 그래프를 그린 것을 말합니다.
보시다시피, 시공간에서는 위치 (x축)가 가로축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때, 시공간상에서 물체의 궤적을 "세계선 (world-line; 월드 라인)"이라고 부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시공간을 그리면서 (t,x)만을 표기했지만, 실제로 시공간은 4차원입니다:
그러나, 4차원 공간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저희 집 모니터는 2차원이므로), 일반적으로 시공간을 표현할 때에는 2차원 그래프로 나타냅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바로 "광속 (speed of light; 스피드 오브 라잇)"입니다.
광속이란, 빛이 "진공에서" 진행하는 속도를 말하며, "소문자 c"로 표기합니다:
보시다시피, 광속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물리 상수입니다.
참고로, 진공이 아닌 상황에서는 빛의 속도가 "광속 상수"보다 느려집니다만, 상대론 시간에는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만을 다룹니다.
이제, 시공간의 좌표를 아래와 같이 정의합시다.
위 식에서 나타난 "윗첨자"는 제곱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는 "몇 번째 좌표"인지를 의미합니다.
이때, 아래와 같은 두 가지 표현을 고려해 봅시다.
왼쪽은 윗첨자가 그리스 문자 (μ)이며, 오른쪽은 윗첨자가 라틴 문자 (i)입니다.
이 둘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그리스 문자는 4차원 시공간의 좌표를 말하며, 라틴 문자는 3차원 공간의 좌표를 말합니다.
(일부 옛날 문헌은 이를 거꾸로 하여, 라틴 문자를 4차원으로, 그리스 문자를 3차원으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또한, 미분 기호는 아래와 같이 표기합니다.
미분 기호에 대해서는 μ를 아랫첨자로 표기했음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윗첨자 또는 아랫첨자로 쓰는 문자를 일컬어 "인덱스 (index)"라고 부릅니다.)
문제 다음의 값을 계산하라.
답 편미분 기호의 성질에 의해, 같은 좌표로 미분하면 1이고, 다른 좌표로 미분하면 0입니다:
따라서,
보시다시피, 4차원 시공간에서는 크로네커 델타를 표기할 때, 인덱스 하나는 윗첨자로, 다른 하나는 아랫첨자로 표기함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좌변과 우변 모두 ν는 아랫첨자고, μ는 윗첨자로 표기했군요!)
문제 새로운 좌표 "x^μ"를 사용하여 시공간을 표기할 때, 빛의 궤적 (세계선)을 표시해 보아라.
답 기존의 좌표 (t,x,y,z)에서, 빛의 속도는 "상수 c"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좌표 (x^μ)에 대해서는, 빛의 속도가 "1"입니다:
즉, 그림으로 나타내면 "기울기 1"인 직선을 그리면 되겠군요.
앞으로 가는 빛과, 뒤로 가는 빛을 모두 고려하면, 아래의 그림을 얻습니다.
위의 그림을 조금 확장해 볼까요?
이번에는 3차원 시공간 (2차원 공간 + 1차원 시간)을 고려합시다.
2차원 공간에서, 속도 v는 아래와 같은 수식으로 주어집니다.
따라서, 빛의 속도는 다음의 수식으로 주어집니다.
따라서,
정리하여 다음을 얻습니다.
미소길이를 나타내는 "d" 기호를 없애 볼까요?
이는 원뿔의 방정식입니다!!
(원통좌표계를 사용하면, 위 식을 "z=r" 형태로 만들 수 있지요!!)
즉, 빛의 궤적은 아래와 같이 "원뿔 (cone)"의 형태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공간상에서 빛의 궤적을 원뿔의 형태로 표현한 것을, "라이트 콘 (light cone)"이라고 부릅니다.
한글 번역으로는 빛원뿔, 광원뿔, 광추 (...?)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그냥 "light cone"이라고 표기하겠습니다. ("광추"는 도대체 무슨 말인지...)
Light cone 개념은, 블랙홀 주변에서의 입자의 움직임을 표현할 때 유용합니다.
(블랙홀 주변의 시공간 왜곡을 표현할 때, 2차원 평면에 시공간을 그리면 매우 복잡하고 번잡한 그림이 되지만, light cone을 그려서 표현하면 훨씬 이해가 쉽습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배워야 할 개념은, 바로 "4차원 벡터 (4-vector; 포 벡터)"입니다.
벡터 개념은 우리가 기존에 알던 3차원 벡터와 동일하지만, 4차원 벡터는 표기방식이 3차원 벡터와 조금 다릅니다.
(참고로, 4차원 벡터는 영어로 "4-vector (포 벡터)"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4차원 운동량 벡터는
"4-momentum (포 모멘텀)이라고 부르며, 4차원 벡터 퍼텐셜은 "4-potential (포 퍼텐셜)"이라고 부릅니다.)
우선, 3차원 벡터를 복습해 봅시다. "3차원 벡터 v"는, 아래와 같은 기호로 표기합니다.
반면, "4차원 벡터 V"는 아래와 같이 표기합니다.
세 가지를 짚고 넘어 가겠습니다.
(1) 4차원 벡터는 화살표 표시를 하지 않으며, 대문자로 표기합니다.
(2) 벡터의 성분의 인덱스를, 윗첨자로 표기합니다.
(3) 좌표축 벡터를, 아래와 같은 "편미분 기호"로 표기합니다.
위와 같은 벡터를 일컬어, "기저 벡터 (basis vector; 베이시스 벡터)"라고 하는데요,
기저 벡터의 의미는, 아래 그림과 같이 "좌표축 방향으로 한 칸"에 해당하는 벡터입니다.
그런데, 왜 기저 벡터를 편미분 기호로 표기할까요?
그 이유는 바로, n차원 공간에서의 모든 벡터는 사실 "연산자 (양자역학 시간에 배웠던 연산자!)"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상대론" 게시판에서 하겠습니다.)
기저 벡터를 편미분 기호로 표기하기 때문에, 4차원 벡터 V를 아래와 같이 표기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기존의 3차원 벡터도 이러한 표기법으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우리는 "아인슈타인 합의 규약 (Einstein summation convention; 아인슈타인 서메이션 컨벤션)"에 대해 배울 것입니다.
위에서 배웠던 벡터 V를 아래와 같이 표현해 봅시다.
맨 마지막 식을 주목해 보시면, "문자 μ"가 윗첨자와 아랫첨자에 한 번씩 등장하였는데요,
이처럼 동일한 문자가 윗첨자와 아랫첨자에 한 번씩 등장했을 경우, "시그마 기호 (∑)"를 생략합니다.
지난 고전역학 "22강"에서는, 아인슈타인 합의 규약을 아래와 같이 적용했는데요;
이는 3차원 공간에서만 해당되는 것이고, 4차원 시공간에서는 윗첨자와 아랫첨자에 동일한 문자가 등장하여야 시그마 기호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아인슈타인 합의 규약을 통해 합하는 인덱스를 "더미 인덱스 (dummy index)"라고 부릅니다:
아래 식에서 볼 수 있듯이, 더미 인덱스는 "다른 문자"로 바꾸어 주어도 상관 없습니다.
문제 아래의 값을 구하여라.
답 아인슈타인 합의 규약을 적용하면, 다음을 얻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항상, 아인슈타인 합의 규약을 사용하여 수식을 표기할 것입니다.
문제 아래의 값을 계산하여라.
답
위의 값은 "μ=λ"일 때에는 1이고, 이외에는 0입니다. 따라서,
또는, 행렬을 사용해서 위의 값을 계산할 수 있는데요,
고전역학의 "22강) 행렬" 강의에서 배운 바에 의하면, 행렬 A와 B의 곱은 다음과 같이 기술됩니다.
위 식에서, A의 인덱스 "k"를 위로 올려볼까요?
이것이 4차원 시공간에서의 행렬곱입니다. 이를 사용하여 주어진 문제를 풀어 봅시다.
크로네커 델타는 단위행렬을 의미하므로, 아래와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