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남4녀중 둘째 딸로 태어났다.
우리 세대가 살아온 시절이 넉넉하지 못했다는걸 누구나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몇해전 서해 개발 붐이 일어 나는 친정 땅 을 팔아 보기로 했다. 엄마 아버지와 협의 하에 광고를 내고
친정 땅을 홍보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홍보를 해도 팔리지 않던 땅이 우연히 지인을 통해 타 부동산과 함께
공동 중개를 하게 되어 바닷가에 인접한 친정 마늘밭 몇마지기와 임야를 공동 중개하게 되었었다.
그때도 땅을 안팔아도 되는데 엄마가 농사 짓는걸 힘들어 하셔서 땅 일부를 팔아 드리고자 했던것이다.
나는 땅을 팔아 1억원을 어디에 쓰실건가 여쭈어 보았다.
엄마는 큰아들과 작은 아들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고 우리 딸들에겐 다들 넉넉히 사니 돈을 줄수 없다고 그러셨다.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어도 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 여동생들과 함께 씩씩 거리기만 했었다.
그런데 엄마는 땅을 팔아준 내게 최소한의 복비를 차비나 하라며 200만원을 주시며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외손주들 떡복이용 떡과 고추장 된장 쌀 이런것만 차에 잔뜩 실어 주시며 하시는 말씀이
"아따~거시기 니 동생들이 잘되면 좋제~아파트 사는데
융자금 다 갚아 버리라고 땅쪼까 팔은것잉께 이해 하고 딸들은 이 엄마가 살아 있을때 까지 전부 먹거리들을
대줄것잉께 걱정 말그라" 그러셨었다.
그런데 얼마전 친정에 내려 갔을때 남동생 비지니스 자금을 위해 또 땅을 팔으셨다.
나는 가만 생각하니 화가났다. 나도 엄마 뱃속에서 똑같이 태어났는데 나야말로 가만 생각해보면 자식중에서
제일 힘든데 말도 안하고 열심히 사는 딸에게 엄마는 부자일때의 둘째 딸로만 생각하고
집이 몇채고 복실복실 잘산다고
마늘밭의 풀을 뽑으시며 동네 아줌마들에게 인천 둘째 딸이 잘사는걸로 착각을 하시며
나를 자랑하셨었다...
뭐~그돈 안받아도 되고 캔디처럼 잘 살아왔지만 괜히 화가 나고
엄마에게 다른 딸들의 몫까지 다 따져보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
엄마/아따~시방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집에 들어온거냐 ~밥은 먹은거냐이~
경아/응 엄마 나 이제 퇴근했어..그런데 엄마는 아들만 낳으시지 왜 딸을 넷이나 낳으셨어~딸들이 다 결혼해서
혼자 사는것도 아니고 제부들도 있고 형부도 계시는데 돈을 떠나 출가한 딸들이라고 너무 편파적이지 않아?
엄마/뭐 내게 서운한게 있냐~고단할텐데 화내지 말고 차근차근 애기해보그라이~
경아/요즘은 아들이건 딸이건 모두 재산 상속이 1/1인데 살아 생전 팔으셨다고 임의대로 한두번도 아니고
두아들에게만 돈을 주는건 있을수 없는 일이야 !!
앞으로 우리 딸들에게도 똑같이 재산을 나누어 주실땐 주고
다른 딸들이 잘살고 돈 필요없다고 하지 않는 이상 똑같이 분배해줘~
그리고 양념이나 쌀 이런거 남동생들에게도 똑같이 주쟎아 `좀 치사해도 어쩔수없어 나도 두아들 데리고 살기
힘들고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자식이니 똑같이 해줘~그리고 양념하고 김치 쌀보내지마~뚝!!!
그리고 전화 안부만 묻고 거의 반년이 지났는데 나는 그 칼칼한 전라도 갓김치와 배추김치 젓갈
엄마가 해준 반찬들이 너무도 그립고 먹고 싶어 미치겠는게 아닌가!
특히 된장을 다먹고 사먹으려니 그맛이 나질 않았다.
양념같은거 필요없으니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 전화해서 부쳐 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해서....(엄마된장이 먹고 싶었음)
무릎이 아프시다 하셔서 관절에 좋은 건강식품을 주문해서 한상자 택배로 보내 드렸다.
그리고 며칠후....
택배가 왔다. 김치와 고추장. 된장 .참깨 .마늘 .강낭콩. 고추 등등 여러가지 식품들이 사무실로 배달되어 왔다.
나는 엄마가 보내주신 된장을 냄비에 솔솔 풀어 넣고 멸치넣고 파 마늘 청량고추 두부넣어 팔팔 끓여
밥을 먹으면서 훌쩍훌쩍 엄마 생각하며 울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경아/된장국 맛있게 끓여 먹었고 엄마!보고싶어.
엄마/응 그래 잘 챙겨놓고 사먹지 말고 맛나게 먹어라~그런디 남동생들 한테 조기 두어마리씩 보내고 나니
너 한텐 못보내서 쪼까 마음이 거시기 하다이~.....
그랬다. 엄마는 늘 그러셨다.
..나는 또 다시 전화를 뚝 끊어 버릴까 하다가 반년만에 먹어본 엄마표 된장국를 생각하며
꾸~욱 대차게 참아 보기로 했다.
첫댓글 듣고 보니 마니 거시기(?) 합니다~~.서운한 마음..!!
그렇죠? 히히..성격 좋은 제가 꾸~욱 참다가 할말 있으면 터트립니다.
그런데 우리 딸들은 모두 잘했다고 짝짝짝입니다.ㅎ
술 취한 밤에...
내 여동생 같습니다...ㅎ
인생 별거 아녀요..어머님께 잘 하서요 ....
어머니 돌아가시고 가장 서럽게 울던게 내 여동생 입니다...
저는 엄마와 마음의 친구처럼 지냅니다.
무슨일이 있으면 언니와 동생들 보다는 제일 먼저 엄마와 의논하고 마음 깊은 이야기도 나누고
그리 지내는데 이젠 좀 생각을 달리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어요.오빠가 계셨다면 꿀밤 한대 맴매 하셨겠죠~ㅎ
잘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해요.^*^
정경아님의 억울한 마음 이해가 가고도 남습니다.....옛날 어르신들은 다들 그러셨죠?
근데....난 아들인데도 고랑땡전한푼 물려받은거없슈~~
왜냐? 울 아부지가 큰형한테 죄 다 물려주고 돌아가셨기땀시.....
정경아님은 그래도 엄니가 계서서....김치,된장,고추장에 담긴 사랑....그건 값으로 매길수없는거라고바여.나는....ㅎ~
제가 좀 철딱서니가 없죠~히히...하지만 아들 사랑이 지나치셔서 할말을 했는데... 엄마는 그걸 다 아시면서
딸은 출가외인임을 강조 하시니 두고두고 서럽습니다.
돈키호테님도 둘째이신가 보네요..돈키호테님의 아버님은 저희 엄마 보다도 더 보수적이셨나 봅니다.
제가 한 음식도 맛나다고들 하는데 친정 엄마의 손맛을 따라 갈순 없나봐요. 일하는 딸에게 양념과 먹거리들을 줄곧 몇십년간 떨어지지 않게
보내주셨는데 ...거의 반년 사먹고 보니 그 맛이 안났어요.ㅎㅎ
돈키호테님의 말씀이 맞아요..오늘도 좋은하루 여미시구요~감사해요 .돈.키.호.테 니임~ㅎ
아, 옛 어르신들의 생각 이해 합니다만,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득시켜야 될지.....지금까지 참으신 것은 좋은데....앞으로 반복적으로
똑같이 되면 형제간에 큰 불화 생길 수있으며, 또 요즘 아들들 노부모 봉양 제대로 잘 못합니다(요즘 며느리들 싫어하지요)....빨리 깨우쳐 드려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재산 분할 하지 못하게 하셔야 되고요....사후 법정상속 아들 딸 구별없이 1/n 똑같이 받으세요....조만간 기회되면 가족회의라도
하셔야 될듯.....
맞습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 일듯...부모님이 연세가 있으셔.. 건강이 안좋아 병수발이나 요양원에 모시지 않은이상. 결국은
마음약한(?) 정경아님께서 감당해야 할듯 하네요..(물론 두 아드님중에서 어느한분이 Care하시겠죠!! 엄밀히 말하면
며느님들이...과연 며느님들이..받은만큼(???) 하시겠어요?!) => 이런상황이 어디 한두집안의 일은아니니..정경아님은 오해없으시길 바라고.. 저도 제가 집안의 장남이라...
그러게요..ㅎㅎ..엄마 아버지의 재산이 두아들 것이라고 늘 말씀하셔요. 그런데 출가했어도 제부도 계시고 형부도 계시는데
지나치게 그러실땐 난감해요.더이상 못파시게 말씀 드렸는데...그러겠다고 그러셨습니다.ㅎㅎ..우리 남동생들 착해서 조상묘도 잘가꾸고
부모님께 앞다투듯 잘하고 올케들도 모두 부모님에게 잘합니다. 엄마가 지나치게 그러셔서 그래요..고맙습니다.^*^
경아님~~오랜만 만입니다.잘지내죠??옛날에 큰 아들이 부모님 모실때나 큰아들이 재산을 모두 가졌지만 요즘은 모시지 안으니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저도 딸 넷에 아들 하나 있는 집에 큰딸이지만 앞으로 어쩔지 매우 궁금합니다.아빠는 돌아가시고 시골에 만은 땅과 주택을 엄마앞으로 모두 해났더군요.오남매 앞으로 똑같이 해주리라는기대는 않지만..ㅎ.ㅎ..어른이 돌아가실때 처리를 잘 해나야 형제간에 우애가 있을건데...서로 말은 않지만 다들 마음은 있겠지요???주는것 앞에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ㅎㅎ...부모님께 잘하면 되고 부모님도 공평하게 해주면 되는건데..내가 따지면 엄마는 열손가락 깨물면 다 아프다고만 하세요.
아무튼 참고하겠습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글을 보며 조금 샘도 나고 화도 나고 이해도 안되었다가
마지막에 막 웃음이 나네요 ㅎㅎㅎ
어른들 다 그러신거 같애요
저도 애를 낳아 기르다보니 손이 더가는 애가 있던걸요
저도 아들에게만 다 퍼주는 엄마인데
경아님 어머니 충분히 이해합니다...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러시는 겁니다
그래도 경아님은 어머니 계신걸 감사히 여기셔야 할듯 하네요...맛난 된장 ㅋㅋ
비바내사랑님 반가워요. 우리 뱀방 친구네요.
ㅎㅎ 엄마의 김치와 된장은 택배 신청이 들어올 정도로 짱~맛있어요.마트나 백화점 재래시장 된장을 사서 먹어봤는데
그맛을 따라 잡을수 없던걸요. 그래서 비법을 친정에 갈때 배워 오려해요.자주 친해지기로 해요.비바내사랑님~
이런일은 어느가정이나 일어나는 일입니다. 위의 댓글에서 좋은얘기 많이 하셨네요.
경아님 서방님도 욕심이 없는척 하지 없는것은 아닐것입니다.
잘 참고하시어 형제 자매간 우애가 상하지않게 잘 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고향에는 4대강 개발때문에 낙동강변 농토가 수용되며 나온 보상금으로
형제 자매간 원수가 되어 지내는 집이 너무 많습니다. ㅎㅎ
아미주님 반갑습니다.무더위에 잘계시는지요?
서방님 소리를 오랫만에 들어 보네요..ㅎ
형제많은 집이 저는 좋은데 ...차별을 느낄땐 속상해요. 하지만 시끄러운건 원치않아요.ㅎ
고맙습니다. 아미주오빠~
엄마가 된장 고추장 주는것도 살아 생전
입니다 연세 드신분들은 아들이 우선 이지요
형제들 재산 나누어 줘도 아들딸 구분안 한다는건
지는 반대 합니다 그래도 아들이 부모님 많이
챙기고신경 쓰거든요 재산유속 문제로 조용한
집안이 행복한 집안 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친정 엄마가 현명하신것 같아요.
좀 서운하긴해도 ...왜그러시는지 알듯 알듯합니다.
젤 존경하는 사람이 친정부친이에요...
친정이 삼남일녀인데 오빠네가 전체의 50프로
나머지는 딸, 아들 비슷하게 부친이 글케
정리를 하고 세상을 뜨셨어요
부친이 정리를 말끔하게 하셔서 인지
화기애애합니다 오빠네가 행사때마다
돈도 잘쓰고요 집안이 편안해요ㅋㅋ
저는 바닷가 근처의 대지로 남아있는 집만 제게 주시면 된다고 했는데..그곳에 추억이 너무 많아서....그랬더니 그러렴 ...그러셨는데...
다 쓰러져가는 오막 살이 빈 그집이 어쩌다 고향에 가면 얼굴이 환해지며 반갑기 지금도 ...그지없습니다..
저희 부모님에게도 건의를 해봐야겠네요..부모님 돌아가시더라도 큰아들의 어깨는 형제많은 집안에선 보편적으로 무겁다고 봅니다.
서로서로 협력해서 큰 행사때를 대비해서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 되겠지요..좋은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