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꽃 보면 기분 좋아지고, 사고 싶고....저는 약간 그런 수준의 인간이었습니다.
산모퉁이에 꽃밭을 만든 것은 어차피 있는 땅이니 꽃을 심어야지 어떡하겠어? 그런 심정이었고
해가 갈수록 씨앗 받아 모종 내고 자라는 모습에 희열을 느꼈지 싶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의 꽃 애호가였던 제가
올해 서서히 꽃에 빠지기 시작하더니 그 어렵다는 꽃친자의 세계로 진입한 것 같습니다.
화요일은 인천대공원 수목원에 갈 생각에 일찍 눈이 떠지고
부랴부랴 해야할 일 마치고 오전 9시 집을 나서는 걸 보면 말입니다.
정문 공사로 인해 2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빙 돌아 양귀비꽃과 수레국화가 있는 곳으로 먼저 가기로 했어요.
보통 때 같으면 수목원에 먼저 들렀을 텐데 모란도 지고 작약도 지고....
역시 요즘 가장 인기 있는 꽃밭은 꽃양귀비와 수레국화.
요런 색깔도 있네요.
양귀비와 수레국화가 이렇게 잘 어울리다니...
수레국화에 벌이 윙윙 달려드는 걸 보니 꿀이 많은가 봐요.
산모퉁이는 수레국화가 너무 퍼져 산지기가 다 뽑아버렸는데...그래도 몇 포기 자라서 꽃까지 피었더라구요.
이제부턴 뽑지 말고 다른 곳에 옮겨 심어야겠어요.
양귀비 피어오르는 모습.
예전에 양귀비를 키워본 적 있는데 이 꽃양귀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화려하고 예뻤어요.
꽃양귀비(또는 개양귀비라고도 하는)에게 조금 미안해서
"너도 예뻐." 하고 말해줬지요.
왜 멋진 풍경을 보면 셀카를 찍고 싶을까요?
늙고 추한 모습이지만 이 순간을 남기고 싶어서 찰칵!(화장을 했으면 조금 나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고.ㅋㅋ 그런데 그 얼굴이 그 얼굴이겠죠.)
이제 수목원으로 갈 차례.
얼마 전에 어느 카페에서 조경숙 작가 왈, 돌아가신 엄니가 작약꽃을 좋아했다고 하니
최규순 작가 왈, 우리 엄니는 찔레꽃을 좋아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아, 돌아가신 우리 엄니도 꽃을 무척 좋아하셨는데 어떤 꽃을 가장 좋아하셨지?
근데 암만 생각해도 모르겠더라구요.
내가 그동안 엄니에게 그렇게 무관심했구나, 그런 생각에 울적했었는데...
문득, 엄니가 수국에 정성을 들이던 모습이 떠올랐어요.
아, 그래, 울 엄니는 수국꽃을 좋아하셨어.
수국은 이제 서서히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어요.
이미 다 핀 수국도 있지만 대부분의 수국은 6월 중순 되어야 피어날 듯하네요.
수국 구경 마치고 수목원 나오기 직전 만난 꽃들.
일본조팝꽃 - 좀 마음에 드네요.
꽃이름을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하루에 한 개씩만 알아가자, 하고 욕심을 버렸어요.ㅋ
수목원 나와 그늘에 앉아서 점심 먹기!
꽃친자의 점심.
다음 주 화요일이 기다려집니다!
첫댓글 양귀비꽃밭이 정말 넓더라구요. 화요일마다 가시네요. 가까워도 부지런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일주일에 한번 걷기 운동도 할겸^^
꽃미녀
무슨 뜻인줄 아시겠지요?🤣🤣🤣🤣🤣
아...그렇군요. 이렇게 좋은 말이 있었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