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4-29 18:27 | 수정 2020-04-29 18:27
조직폭력배 '모래내파' 부두목 박모(50)씨가 지명수배 7년만에 경찰에 체포됐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29일 이 신문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박씨를 체포하고 폭행과 입찰방해 등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박씨의 뇌물수수 혐의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공무원이 아니지만 가재울4구역에서 공무원으로 취급되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 활동하며 모 대형건설사로부터 "시공권을 달라"는 청탁과 함께 50억원을 챙긴 혐의다.
박모씨는 1990년대 용역으로 일을 시작해 폭력 등 불법행위로 철거업계를 장악하고 '철거왕'이라고 불린 이금열(51)씨의 최측근이다. 이씨는 2000년대 들어선 건설 시행·시공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는데, 100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리고 뇌물 45억원을 뿌린 것으로 2013년 적발됐다. 징역 5년형을 확정받아 복역했다.
수원지방검찰청은 이씨 수사 과정에서 정관계 고위층에 대한 로비 리스트를 압수했지만 전달책 등으로 활동한 박씨가 지난 2013년부터 도주하면서 수사가 중단됐다.
지난 2017년에는 최모 경위가 "2011년 서대문경찰서 수사관으로 가재울4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사하던 중 직속상관으로부터 수사를 방해하는 듯한 말을 들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최 경위는 이후 파출소로 전보됐고, 경찰내부전산망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에서 이씨의 입건 기록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경찰청은 감찰을 벌였고 최 경위 주장의 일부를 인정했다. 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등에 재수사를 지시했다. 이 신문은 박씨의 체포로 최 경위의 수사무마 압력 폭로와 로비 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도 재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