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현진이 언니가 전화를 했다
우리 인제 갈래.
나는 물었다. 무슨 일로 언니?
좋은 일이 있어 가자.
가겠다고 대답을 했다.
그렇잖아도 이번 봄은 몸만 바쁘지 놀이다운 여행은
다녀오지 못한 터라 몸도 마음도
뒤숭숭한 것을 좀 털어버리고 와야겠다는 생각에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즐거웠다.
주일은 부모님 초청잔치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 서둘러 준비를 했다.
준비라고 해야 옷가지 하나 챙겨넣고 작은 가방 들고 나서는 것이지만
그것마저도 몇번을 들어다보며 준비를 끝냈다.
아침에 일찍 집을 나섰다
그래야 시간 맞추어 차를 탈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공항으로 가기 전 시간이 날때면 잠시 일을 해주던 곳에 들려
이틀동안 들리지 못한 사연을 이야기 하고
오늘의 여행이야기까지,,
우린 한바탕 웃으며 아침부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항에서 버스를 탔다.
다른날보다 무척이나 밀리는 버스.
약속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까 라는 불안함에
시계를 자꾸 들어다보게 되었다.
가는 도중 어디쯤이냐고 박선생님은 자주 전화를 주었지만
지리에 약한 나는 모르겠다는 대답만 하고
신기한듯 두리번 거리며 풍경을 감상했다.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봄 기운에 새싹을 틔우는 작은 잎새들
은은히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이는 잎들은 한층 푸르름을 더했다.
1차 합류 장소인 이천에 5분 정도를 남겨두고 도착.
박의협 선생님 댁을 방문 잠시 정원을 둘러본 후
법무사이면서 이천 YMCA에 이사장님으로 계신 박의협 선생님과
여성 합창단 단장이신 사모님
그리고 이천 문화원 부원장 부인이신 향아 어머니 나 넷은
2차 합류를 위해 길을 떠났다.
얼마의 시간이 흘러 휴게소에 도착하자
2차 합류자인 아나운서이면서 동화 구연가인 현진이 언니와
아동문학을 하시는 작가 김문기 선생님,작사가 박건호 선생님, 시인인 신혜림 언니
그리고 화가이신 허갑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은 다시 출발 목적지인 내림천에 도착하여 매운탕으로 식사를 했다.
배도 고프고 경치도 좋아 그런지 입맛을 돋우는 반찬에 많이도 먹었다
곁에서 보는 이들은 아줌마가 엄청나게 먹는구나 했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눈치보고 그럴일이 아니었다.
식사를 한 후 박의협 선생님의 별장에 들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래프팅을 하러갔다.
처음부터 가이드의 이런저런 주문에 웃음이 나왔다
곁에서 보는 내림천은 물은 많아도 고요해 보였다
팔다리 하나 둘,
무릎 돌리세요. 허리 운동 하나 둘
전부 물에 들어가 풍덩 ,,, 이런 이렇게 차가운 날씨에 풍덩이라니
속으로 어떻게 하면 물기가 닿는 것을 면할까,
생각을 하면서도 따라하는 마음에는 웃음이 솟구쳤다.
거기 한 사람 나와봐요
가이드의 소리에 문기 선생님이 나가 시키는 대로 모래바닥에 누워
팔 다리 올리고 허우적 거리는 모습까지 시범을 보인다.
모두들 허리가 휘어져라 웃는다.
가이드에 설명에 따라 박건호 선생님은 강가를 따라 산책을 하기로 하고
우리 일행 8명은 정말 신나는 여행을 시작했다.
물과 평소에 친하지 않은 관계로 가운데 자리을 하고 앉았다.
좌측 앞자리는 문기 선생님
우측 앞자리는 박선생님
가이드의 구령이 높아졌다,
좌로 하나, 둘
우로 하나 둘, 정지.
노를 젖는 방법을 잡시 익혔다지만 훈련이 덜 된 탓에 서로 호흡이 맞지를 않는다
앞으로 가면 뒤로, 뒤로 가면 앞으로 서로 탁탁 부딪히며
노 젖기를 하기를 수차례 가이드의 얼굴이 심장잖다.
물살을 타고 흐르는 래프팅놀이에 세월가는 줄 모르는 일행들
계곡을 내려 갈수록 경사가 심해지고 급류를 타고 흐르는 놀이가 흥겨웠다.
신종 레저로 인기가 솟아 오르는 놀이라 아직은 물놀이 때는 아니라도
단체로 즐기려는 분들이 예약이 되어 있다는 소리도 들렸다.
그렇게 즐거움을 나누며 날아가는 재두루미라는 새도 보고
계곡가에 줄지어 핀 예쁜 꽃들도 감상하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흐르는 시어들도 떠 올리며
시인이 되기도 하고 좋은 풍경에 화가도 되어보며
인생의 멋진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평화로운 물결을 따라 노래도 불러가며
놀이를 즐길즈음 우리가 탄 보트가 암초에 걸린 것이다.
가이드는 이리저리 흔들며 그곳을 벗어나려했다.
우리는 그것이 가이드의 장난인줄 알고
도울까요 내릴까요 등등 웃으며 건넨 몇마디의 대화가 오가던중
갑자기 보트에 물이 들어왔다.
앞쪽 가운데가 바람이 빠지면서 기울어진 보트
순간 보트밑을 지난 내 몸은 급류에 휘말려 곤두박질 하고는
물결을 타고 떠내려갔다.
희미하게 현진이 언니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짧은 순간 수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살아 날 수 있을까?
이미 발에 신겨 있던 신발은 흔적이 없다.
어디쯤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곁에 합창단 단장님이 같이 떠내려 가고 있었다.
서로 얼굴을 보았지만 그것도 순간이었다.
워낙 물살이 세서 수영을 할줄 모르는 나는 몇번을 물속에 빠져 들었다 나왔다
정신이 없었다
그때 가이드가 문기선생님을 모델로 하나 둘, 하던 것은 기억나
가르쳐 주던 자세를 하니 물 위로 떠오르기는 했다.
멀리 바위 위에서 구조 대원들 몇명이 이곳을 바라보며
근처로 떠내려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은 물결이 잔잔한 곳이었다
그들의 얼굴이 보일쯤 모기소리만큼 터져 나온 것이 "나 수영 못해요 "다
구조대원들은 건너편에서 가만히 계세요
곧 도와 드릴게요 라며 달려오지만 왜 그리 시간이 길게만 느껴지는지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구조 대원들의 구조에 의해 몸이 보트에 실려지고
돌아보니 멀리 박 선생님이 보인다.
강가에는 문기 선생님이 서 있고, 휴 전부들 살았구나.
그 순간 나는 아무 생각없이 보트 위에 누워버렸다.
이번 경험이 물에 휩쓸려 어려움을 당한 것이 두번째.
사람은 쉽게 잊어버리는 습성이 있던가
잠시 후 다시 새 보트로 갈아타고 목적지까지 내려갔다.
처음보다는 모두 겁을 먹은 얼굴
현진이 언니 얼굴이 안보인다.
언니는 구조 대원들의 승용차를 타고 처음장소로 이동중이란다.
아무튼 다시 살아나 이 글을 쓰는 지금 생각해보니
잊지 못할 한편의 드라마를 썼구나 싶다. 구조대원들의 말에 의하면
래프팅이 시작된 후 우리가 첫번째 사고란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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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점빵 문 닫을 뻔 했군요
그쟈님 저는 다시는 들꽃피는 언덕에 못오고 꼴까닥 하는 줄 알았어요 / 점방도 문제죠 몸 값 비싼 사람 몇명 한꺼번에 가면 신문에 대서 특필하죠 목숨 연명하기 힘든 것은 그쪽도 마찬가지
ㅎㅎㅎㅎㅎㅎㅎ 그러네요.... 신문 대필이라.....큰코 다칠번도 했구만여...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도움을 모르셨나요,,,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게 지금 실화입니까? 와 우째 이런 일이.....천만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그림 면구스럽군요
신선초님 웃음나오죠 저도 그래요 지금은,,,
우현님 실화는 맞습니다... 아, 그리고 사진이라고 쓴것 그림이라고 수정했습니다. 말없이 사용해서 죄송합니다. 물이 흐르는 서정적인 그림을 찾으로 돌아다니다 기쁨으로 찾은 것이 우현님 작품!!!! 슬쩍 가져다 써도 눈감아주시는 우현님께 늘 감사한 마음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