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어느 날, 교실 창문으로 하얀 꽃이 보였다.
아카시아꽃이다.
학교가 끝나자 복주가 내 팔을 잡아끌었다.
"베리야, 우리 아카시아 파마하러 가자!"
아카시아꽃 달콤한 냄새가 코끝을 간질간질하게 스쳤다.
"야, 이거 진짜 달다!"
복주가 꽃송이를 하나 따서 입에 넣었다.
나도 따라 입에 넣었다.
부드러운 꽃잎을 씹으니 달콤한 즙이 쭉 나왔다.
한 송이씩 따 먹다가 나중에는 한 웅큼 집어 넣었다.
입술이 하얘질 때까지 정신없이 먹었다.
"우리 잎사귀 따기 놀이할까?"
복주가 눈을 반짝였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복주가 먼저 손가락으로 잎사귀를 뗐다.
하나, 둘, 셋.
우리는 킥킥 웃으면서 잎사귀를 다 떼었다.
마지막 남은 작은 잎사귀 하나를 뺄 때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한참을 잎사귀 따기 놀이를 하다 보니 어느새 줄기가 수북해졌다.
"이제 우리 이 줄기로 파마하자!"
나는 줄기를 들고 소리쳤다.
복주는 팔짝팔짝 뛰며 좋아했다.
줄기를 반으로 꾹 접고, 머리카락을 조금 잡아 줄기 사이에 끼웠다.
손가락으로 끝까지 돌돌 말았다.
복주를 보았다.
복주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너 머리가 밤송이 같아."
복주가 배를 잡고 웃었다.
나도 깔깔 웃었다.
머리카락이 꼬불꼬불해지길 기다리며 아카시아 풀피리를 불었다.
잎사귀 하나를 양손으로 꼭 잡고 숨을 크게 불어 넣었다.
삐익, 삑삑.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간지러웠다.
"이제 풀어 보자."
줄기를 살살 풀었다.
머리카락이 뱅글뱅글 꼬인 채로 툭 떨어졌다.
진짜 파마를 한 것 같았다.
복주가 신기한지 내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톡 건드렸다.
나는 고개를 양옆으로 흔들어 보았다.
꼬불꼬불한 머리카락이 뺨을 찰싹 때렸다.
머리에서 아카시아 향이 풍겼다.
"베리야, 내일 또 오자."
복주랑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멀리서 우리 집 굴뚝에서 저녁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엄마가 내 꼬불꼬불한 머리를 보면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실 거다.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났다.
(이미지 사진, 댓글에)
"그 때 먹던 아카시아꽃으로 꿀을 만들어 직거래장터에 좌판을 깔아놨어요.
올핸 비가 안 오고 볕이 좋아
꿀농사가 잘 됐어요.
우리 님들, 덕분입니다."
첫댓글 그 파마한 머리가 지금도 구불 구불 합니다.ㅎ
이 게시글을 읽고나니
어린이 구연대화 초등생 연극을 보는듯,
마음이 청순해 집니다.
베리꽃님 순수한 자연의 마음 비슷한 엿날 미지가 생각 납니다.
영암의 왕인축제.
벚꽃피는 철이면 늘 생각납니다.
그런 아름다운 고장이 멋진 낭주님을 낳아주셨군요.
추억은 언제나 아름다워요
씩 웃었네요
맞어
우리도 그랬지
시골에서 살아온 그시절 우리들만 경험한 아카시아 파마
남들은 다 잘되는데
저만 안되어서 속상했던 기억이 고스란히 올라오네요
제 머리결은 그때도 말총머리라 ...
꿀 농사 질 되었다니 제일 반갑네요
어제 안동을 갔었어요.
와룡면.
온 산천이 아카시아로 눈내린 듯 하더군요.
이젠 그 아카시아꽃이 신사임당으로 보이니
이를 우짤까요.
올해 베리꽃님 꿀 농사가 잘되었다니 제일 반갑습니당
그런데 주위분들 에게 그 꿀 너무 선심 쓰지 마세용
베리꽃님 신랑도 돈을 벌어야 될거 아닙니까?
충성 우하하하하하
자연에서 얻은 것이니
나눔이 마땅한 듯
합니다만.
고맙습니다.
아카시아 꽃의 파마로 그때부터 인연이 있었군요
그래서 지금은 청풍명월의 꿀이장까지
이렇게 순진무구한 어렷을적의 심성이 지금까지 ....
책을 발간하면 어리이들이 많이 구매하여 베스트 텔러가 되시겠서요
요즘 아이들은 아카시아 파마를 모르겠지요.
그래도 꿀은 예나 지금이나 달콤하네요.
시도 쓰시고.
이젠 만능 문학인이 되셨군요.
@베리꽃 문학을 하고 학문을 하는 즐거움이 나의 삶에서 제일큼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짐니다 선비는 책을 놓는 날은 아마도 이세상 사람이 아닐것입니다
아카시꽃은 우리들 동심의 꽃 그 향기는 절대 잊을 수 없지요
벌써 꿀을 뜨셨군요 저 한 병만 보내세요 ㅎㅎ 택배 요금까지
보내 드릴게요 ㅎㅎ 한 벙만 받으니 정미씨께 미안해서
그림 너무 좋아요 옛 생각이 납니다
옛 추억과 아카시아 향기에 끌려
제 좌판에 꿀 한 병 집어드셨군요.
고맙습니다.
절편 구워서 베리님표 꿀에 찍어 먹으면 꿀맛 그 자체ㅎㅎ
올해 꿀농사 풍년이라니 기쁩니다.
베리님 댁 꿀벌들아, 건강하게 열일하렴.
부드러운 식빵에 꿀을 발라서 먹었더니 진짜 맛있었어요.
올해도
감사드려요.
늘 강건하시길요.
어릴 적 이야기 같군요.
아카시아 파마..첨 들어 보는데..
좋은 추억입니다.
꿀 농사가 잘 되었다니 축하 할 일입니다.
시골이 고향인 여자 아이들은 아마도 첫 파마 재료가 아카시아 줄기였을 거에요.
요즘 온세상 하얗게 아카시아 꽃이 피었습니다.
강원도 산골이나 아랫녘 절라도 농촌에서나
아카시아꽃 따서 먹기
가위바위보 해가면서 아카시아 잎파리 따기
잎파리 따낸 잎가지로 머리 파마 하기
같은 추억을 간직 하며 살아왔지요.
금방 이라도 꿀이 떨어질것 같은 아카시아 꽃잎
따먹기를 지금도 즐겨 합니다.
공부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이면 배가 고파지지요.
아카시아꽃이 간식이었네요.
한 주먹 입에 넣으면
배가 불러오는 것 같았어요.
꿀 풍년이라니 이장님 내외분께 축하드립니다
글만 잘 쓰시는줄 알았는데
그림도 잘 그리시네요
꿀처럼 달콤한 날들만~~~!
꿀처럼 달콤한 날들을 위해
열심히 꿀을 먹고 있네요.ㅎ
아카시아꽃을따서 꿀처럼단맛을본기억은있는데......
아카시아파마는 처음들어봄니다.
꿀농사가 잘되었다니,축하드림니다.
베리꽃님의책출간진도가 궁금합니다
책에 넣을 이미지 그림 문제로 조금 시일이 걸리고 있습니다.
어릴 적 방학 때 할머니 댁 작은 뒷산에 커다란 아카시아 나무가 있어서
나도 동네 아이들 따라
그렇게 놀며 먹어도 보고
꼬불 파마도 해본 기억이 남니다.
요즘 아이들이 알까요?
그 예쁘고 달콤한 추억을?
베리꽃님의 꿀을 맛볼 기회가 올까요?
사돈 형님께서 꿀을 하셔서 해마다 가져다 주니
꿀이 두 병이나 찬장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올해 베리꽃님네 꿀도 많은 이들에게 달콤한 사랑으로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리진님이 지금도 여전히 고우신 이유를 알겠습니다.
그 어린 날 아카시아 파마 덕분이었군요.
유년기 고향인 공주 산골에서 울베리꽃님처럼 행복하게 뛰놀며 지냈었던 그 시절이 마냥 그리워집니다. ^^*
고향이 공주시군요.
꽃피는 산골.
그 속에서 뛰어놀던 수피님이 상상되어집니다.
오랜 기억속
그 줄기로 머리를 말던 여지 아이들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
금년엔 꿀농사가 풍년 이시라니 참 다행 입니다~~
같이 파마좀 하시지
구경만 하셨군요.
풍년은 아니고
품질은 좋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