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1970년대 노래였을까 '버들피리'라는 듀엣 가수가 불렀던 노래였을 게다. 노랫 가사 속의 눈이 큰 아이는 마치 황순원 선생의 소설 '소나기'에서 만났던 소녀처럼 , 아님 알리기에리 단테의 베아트리체같은 처녀였던 것처럼 그런 순수한 소녀였겠지.
내 마음에 슬픔 어린 추억 있었지
청바지를 즐겨 입던 눈이 큰 아이
이슬비 오는 밤길에는 우산을 들고
말 없이 따라 걷던 눈이 큰 아이
내 마음에 슬픔 어린 추억 있었지
지금은 어딨을까 눈이 큰 아이
흰눈이 오는 밤길에는 두 손을 잡고
말 없이 걷자 하던 눈이 큰 아이
내 마음에 슬픔 어린 추억 있었지
지금도 생각나는 눈이 큰 아이
소녀와의 만남은 찰나였을 터이지만 그 여운은 그리움으로 남아 지옥 끝까지 에우리디체를 찾아 들어간 오르페맹키로 제 목숨 기꺼이 버릴 마음이었지만, 어디 세상사 마음 먹은 대로 되는 일이 몇이나 있었을까.
글룩(Christoph Willibald Gluck)이 작곡한 오페라 '오르페와 에우리디체(Orfeo & Euridice)'에 나오는 이야기맹키로, 보지 않는다고 사랑하지 않으리란 지레 짐작에 에우리디체는 상심하지만, 사랑하는 마음 전하려 오르페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에우리디체의 삶은 끝났다던가...해서리 눈이 큰 아이를 다시 한 번 보고파 그리워할 게 아니라 내 마음 속 깊이 깊이 간직하는 그거야 말로 진정 사랑이리라.
버들피리의 '눈이 큰 아이'와 글룩의 오페라 '오르페와 에우리디체' 중 '정령들의 춤'을 이어 들으며, 그대 한때 사랑하였던 이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기를...무릇 사랑 없었던 사람이 어디 인간이랄 수 있을까...
** 오페라 '오르페와 에우리디체' 중 '정령들의 춤'
** 눈이 큰 아이(버들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