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문제는 말이지요.
바람의 나라 무단 도용 대응본부(역시 길군요...-,.-;) 쪽에서 나름대로 점잖게 표현하시느라 애를 쓰셨다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퍼뜨린 홍보글 밑에 달린 불특정다수의 댓글들이 아무런 생각없이 지나님을 모욕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여러분들은 지나님을 모욕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으셨을지 모르나 여러분이 퍼뜨리는 홍보글 하나만 보고 아주 쉽고도 가볍게 지나님을 천하의 양심도 없는 도둑으로 몰아부치는 그 댓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이 쓴 글이 아니므로 여러분과는 무관하다고 하실 건지요?
어떤 분께서 사신의 개념을 말씀하시면서 국사 교과서와 백과사전을 거론하셨더군요. 그 말씀을 보면서 "아,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혹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창작을 위한 텍스트의 기준은 국사교과서와 백과사전 중심이신가요? 드라마는 국사교과서나 백과사전에 설명된 텍스트에만 기반해서는 못 씁니다. 드라마가 아니라 만화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고 하다못해 초등학생이나 유아용 책을 만들더라도 사실은 수많은 텍스트를 읽고 해석하며 글을 써야 합니다. 교과서나 백과사전은 어떤 단어가 가진 가장 대표적이고도 보편적인, 그리고 어디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객관적 의미만을 정리해 놓은 자료지요.
하지만 만화가 그렇듯 드라마 역시도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허구적 요소가 필수로 들어가는 픽션의 영역입니다. 역사적 사실만 있는 그대로 다루어라? 안 그러면 사기다? 이건 다큐멘터리에 해당하는 말이지, 드라마에 해당하는 말이 아닙니다. 역사 드라마 역시 사실적인 내용을 기본으로 삼되 사료가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작가가 있을 법한 일을 창작으로 메꾸어 넣는 작업인 것이지요. (바람의 나라에서도 어떤 분이 언급하셨던 것으로 압니다만...)
고구려에 대한 사료는 고구려 때 쓰여진 것이 아닙니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모두 고려시대에 씌여진 사서입니다. 그 책이 저술된 시기의 기준과 관념에 따라 사실적인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구려에 대한 사료 가운데 가장 신뢰성 있게 여겨지는 것이 광개토대왕비문인데, 이는 고구려 당대의, 그것도 광개토대왕의 아들 장수왕이 쓴 비문이기 때문입니다. 당대에, 당대의 기준과 관점으로 씌여진 글이기 때문에 가장 당시의 상황을 추정하는 데 신뢰성을 부여받는 것입니다. 그 광개토대왕비에 추모왕으로부터 시작하여 광개토대왕으로 이어지는 왕조의 정통성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주몽에서 광개토대왕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어디서 따왔는지 계속 의심스러우신가요?
최소한 저나 여기 계신 분들이 보는 관점은 광개토대왕이나 사신들, 또 기타의 내용들에 심도있게 내재되어 있는 무한한 영역의 철학적 및 학술적 해석과 관념이라는 것이지요. 그 해석과 관념을 어디에서 참고하였을까... 이를 뒤따라 찾아보는 것도 사실은 큰 재미이고 공부입니다.
저는 김진님도 그렇고 지나님도 그렇고 이와 같이 깊고 다양한 텍스트들을 가지고 창의적인 해석을 해 내며 캐릭터를 창조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창작의 원천이 되는 그 텍스트들은 당연히 상당 부분 겹쳐지고 중복될 것입니다. 최소한 고구려와 광개토대왕에 이르는 역사나 해석을 다룬 텍스트들은 다 훑어보실테니까요.
그리고 시놉시스는 말 그대로 시놉시스일 뿐입니다. 일단 대본이 쓰여지기 시작하면 인물들은 작가의 마음에서 제각각 살아 움직이며 캐릭을 이어나가는 것이 드라마나 대본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마음 속에서 캐릭을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인위적으로 설정하려고 들면 보기에도 참으로 부자연스럽고 민망한 작품(이라고도 말붙이기 민망한) 결과물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놉이 공개적으로 발표되었다고 해서 공문서다?라는 주장은 시놉의 성격을 잘 모르고 하시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물론 공개적으로 발표되었으니 드라마의 근간이 되는 것은 사실이겠습니다만 이는 광개토대왕이 사신들의 도움을 받아 영토를 확장한다는 이야기라는 정도로만 인식될 뿐입니다. 시놉시스라는 말 자체에 가변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이 점은 투자자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대신 송지나라는 네임밸류를 믿고 투자하겠지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지금 그 네임밸류를 공격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표절의혹, 도용의혹 운운하며 웹에서의 혹독한 여론을 조장하는 것은 지나님 한 사람의 명예훼손을 도모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태왕사신기의 투자나 제작에 피해를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사전에 미리 고려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또 하나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은 '바람의 나라에서 인용한 텍스트를 인용했다면 명백한 표절이다. 우리는 참고자료의 몇 쪽 몇 줄까지 제시할 수 있다?' 라고 주장하시는 부분입니다.
그러면 김진님이 바람의 나라를 만드시면서 먼저 참고하신 자료는 지나님이 참고하시면 안 되는 겁니까? 같은 텍스트를 참고하고 인용하는 것이 표절이 되나요?
아, 물론... 대무신왕과 광개토대왕의 연대가 다르니 두 왕이 살았던 시대, 특히 중국의 정세 같은 것은 다르겠지요. 네, 제가 보기에도 두 부분이 중복될 일은 없다고 봅니다. 만화는 오롯이 작가 개인의 창작만으로도 완성이 될 수 있지만 드라마나 영화의 대본이라는 것은 초고가 나온 다음 필수적으로 전문가에게 고증받는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더욱이 대대적인 투자를 받아 전세계가 놀랄 만큼 뻐근하게 만들 것이다를 주창한 주최 측에서 여러분들의 덫에 걸릴 만큼 허술하게 일을 처리할 것 같지는 않군요.
그래서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여러분들이 벼르고 계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데 제가 세상을 잘 모르고 지껄이는 말일까요?
저는 나이 40이 넘었고, 나름대로 출판계에서 15년 넘게 구르면서 산전, 수전, 공중전... 엎어지고 깨지고 뒤통수 맞고, 옆구리 찔리고... 나이보다 훨씬 겪을 일 안 겪을 일 많이 당해 본 사람입니다.
저작권법이요? 대학원에서 국내 저명한 저작권법 전문 변호사께 3학점짜리 한 시간도 안 빠지고 들었습니다. 성적도 제법 잘 받았구요. 여러분이 막연하게 생각하시고 주장하시는 저작권의 내용과 제가 언급하는 저작권에 관련된 내용은 차이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보다 현실적이고 냉정한 법적 개념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김진님과 프로덕션 간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 그리고 김진님과 KBS의 계약이 원활하지 않었던 점, 이것은 두 주체 간의 비지니스 문제이지 지나님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거나, 책임지셔야 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구나 지나님 본인이 직접 자신의 입장을 두 번씩이나 기명으로 밝히지 않으셨던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나 현재 웹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 일들이 나중에 불러올 수도 있는 또다른 결과를 생각하니 무척 걱정이 됩니다.
만약 김진님이 지나님이나 프로덕션에 대해서 유감이 있으시다면 본인이 직접 입장 표명을 하셔야 될 것입니다. 본인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기 위하여 쓰는 표현들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될 수도 있지만 본인이 아닌 제삼자가 사건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또는 명예훼손을 야기시키는) 내용들을 공공연히 유포하는 것은 법에서도 명백히 책임져야 할 행위로 묻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드라마다는 지나님의 홈페이지니만큼, 이 문제에 대해서 명확한 대처를 해야 할 것 같군요. |
첫댓글 누가 명예훼손한건지 모르나보군요 저사람들...으득.......
글이건 인터뷰건 그 어디에서도 선생님께서는 송작가님 이름을 언급하신 적 없는데요.
선생님께서는 이름을 언급하신 적이 없는 걸로 아는데요. ^^ 이제는 아예 두 눈에 쌍심지켜고 달려들려고 하는군요. 어이쿠~ 어쩌나. 이것도 명예훼손이라고 고소하겠다고 달려들면 저는 무서워서요. 명예훼손에 법적대응 운운하는 누구처럼 법을 잘 아는게 아닌 무식한 자연학도라서 말이죠.
사실 생각해보면, 김종학 프로덕션 측에서 노출된 부분이 송지나 작가님 게시판이어서 그 쪽이 이렇게 공공연히 거론되는 뿐이고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바람 게시판에서 집중적으로 송지나 작가님 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하는 부분은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송지나 작가님으로선 그 분 개인의 의견을 피력했고, 그 게시판의 다른 회원분들도 팬으로서 개개 의견을 피력할 뿐이지 김종학 프로덕션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혹은 이 상황에 대해 공식적인 의견 표명 입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그 점은 이곳 역시 마찬가지일테고요. 이런 상황에서 명예훼손으로 치고 들어오면 빌미를 제공한 건 바람게시판 분들이 되고, 제가 가장 지금 걱정하는 부분은 그 점입니다.
법을 잘 아는 사람은 법조계 사람이고, 송 작가님 게시판 쪽 사람들 역시 출판계나 작가 지망생 즉 관련업계 사람들이지 직접 법을 전공한 분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혹은 계시더라도 게시판에 글을 올리지는 않는 것 같구요. 그 부분이야 어떻건 간에, 일단은 이쪽도 자제가 필요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