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 진출 예상 4년전 악몽으로 눈물을 삼켰던 아르헨티나, 8년만에 복귀하는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최강 수비력을 발판으로 스페인을 따돌린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월드컵 처녀 출전의 코트디부아르 마저 아프리카 최강팀으로 분류될 만큼 매 경기 결승전을 방불케 할 강호들이 포진한 진정한 죽음의 조다.
절치부심 아르헨티나 (피파랭킹 4위) 4년전 최강의 전력에도 불구하고 조예선 탈락이라는 비운을 맛봐야 했던 아르헨티나는 페케르만 감독체제로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을 중용하여 지역 예선에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승패를 주고받을 정도로 강한 전력으로 재무장한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역시 어려운 조에 편성되었지만 4년전의 기억을 상기하며 첫경기 코트디부아르전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것이다. 최근 물이 오른 후안 로만 리켈메의 경기 운영 능력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전술 특성상 상대의 심한 견제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명암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피파랭킹 3위) 네덜란드가 8년만에 월드컵 무대에 돌아왔다. 그동안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모래알 같은 팀웍으로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올렸던 네덜란드는 아드보카트 감독 후임으로 스타 출신 반바스텐을 영입하여 팀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지역예선에서 강적 체코를 따돌리고 본선에 진출했다. 탁월한 골 결정력을 자랑하는 반니스텔루이와 지난 시즌 PSV를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끈 노장 코쿠를 주축으로 하는 네덜란드는 뛰어난 개인 전술 능력과 창의적인 플레이로 독일 월드컵에서 또다시 오렌지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매우 공격적인 팀 특성상 수비 조직을 안정시켜 공수 균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2라운드 진출의 핵심이다.
'다크호스' 코트디부아르 (피파랭킹 42위) 카메룬, 이집트 등 강호들을 물리치고 월드컵 진출권을 따낸 코트디부아르는 월드컵 첫 출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선수 대부분이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개인 기량 또한 출중해 주요 선수들은 빅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카메룬, 튀니지를 이끌고 월드컵을 경험했던 앙리 미셸 감독은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2002년 세네갈 돌풍을 재현할 각오로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대회를 통해 팀 전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첼시 공격수 드로그바와 아스날 수비수 투레가 공수를 주도하는 코트디부아르는 젊고 역동적인 팀으로 경험 부족과 중압감을 이겨내고 2라운드에 진출한다면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철벽 수비 세르비아-몬테네그로 (피파랭킹 47위) 동구권 축구를 대표했던 유고슬라비아에 뿌리를 둔 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부활했다. 난적 스페인을 누르고 조 1위로 본선에 합류한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탄탄한 체격과 체력을 바탕으로 터프한 몸싸움를 적극 이용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로 강력한 수비력을 발휘 지역 예선 10경기 동안 단 1실점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또한 팀의 조화로운 구성을 강조하는 페트코비치 감독은 월드컵을 통해 자국 축구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수비력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지는 공격력이 약점으로 지목되며 따라서 PSV 시절 뛰어난 집중력으로 국내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케즈만의 활약에 16강 진출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