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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행하는 오리>의 동점입니다.
<마음과 친구>에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여행다니느라 바빴고, 오죽잖지만, 여행에세이집을 낸다고 원고 쓰느라 또 바빴습니다.
책을 한번 써보기로 약속한 것이, 7월 즈음이었습니다.
8월부터, 쓰기 시작해 엊그제서야, 겨우, 원고 마치고, 하루 이틀 정도 쉬고 있습니다.
어떻게 될지 확정이 되지 않았지만, 책 제목은 <트래블 테라피> 가 될 것 같구요.
부제가, 심장의 속도로 걸은 천일의 기록,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빠르면, 2월 말, 늦으면, 3월 초(제가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하)
에, 책으로 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하튼, 그러느라, (무슨 불후의 명작을 쓴다고 그랬는지..), 좀 바쁘긴 하더군요.
저는 지금 제주도에 내려와 있습니다.
서귀포 법환포구 쪽이에요.
어제도 그제도 눈이 펄펄 내리는 바다 구경을 했습니다.
눈쌓인 한라산도 올라갔다 왔구요.
서귀포에 올해처럼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은 30년 만이라고 하네요.
바다에 펄펄 내려 뽀얀 해무를 만드는 눈을 보는 것은 신기하고도 아름답습니다.
한겨울인데도, 올레를 걸으려는 이들이 꽤 많기도 해요.
이것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올 한해는 제주도에서 살 것 같습니다.
서귀포 바닷가에서 땅의 여자로 살며, 소비도 줄이고, 먹을 것도 줄이고, 마음도 비우면서(가능하면)
먹을 것은 얻어먹고 주워먹고 캐어먹고, 잡아 먹으면서, 살 요량입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서 살면서, 야마오 산세이처럼 <여기에 사는 즐거움> 같은 책을 쓰거나,
바바라 솔버 처럼 <자연에서 보낸 일년> 같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오래 동안 꿈꾸던, 작은 여행자 카페를 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이들의 도움으로, 아주 작지만 맛있는 밥과 술과, 차를 팔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모든것은 내가 만든 것으로 할까 하고 있습니다.
귤쨈, 유자청, 감귤 쥬스, 밥과 회.... 수제비, 칼국수, 만두, ...
여하튼, 이제 이름만 정한 상태예요.
여러명이 지어주신 좋은 이름이 많지만, <나비오리>로 정한 이유, 등등을 써봤습니다.
제주도에서 내려, 서귀포로 오신 후, 제주 올레 7코스, 외돌개-월평포구 길에 있습니다.
법환포구 앞이에요.
눈쌓인 한라산, 남벽분기점과 윗세오름 사진도 보시구요.
이젠,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제주도에 오시면, 서귀포에 오시면, 놀러오세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 <호텔 아프리카>의 그 여자처럼, <어서와요> 그 한마디로 맞이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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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드디어, 마침내...
제주도 서귀포 법환포구 바로 위에 저 동점 즉 여행하는 오리의 카페지기가 아주 조그만 여행자 카페를 얻었습니다.
바로 아래 글처럼 조지 오웰이 오매불망 그리워하는 장소처럼 이름을 <물속이 달>로 할까, 많이 생각했지만,
그건 좀, 너무 서울스럽고, 홍부녀(홍대쪽을 부러워하는 여자)티가 날 것 같고, 또한 나름 발음하기도 어려울 것 같아서...
너무 아깝지만... 이름으로 쓸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물속의 방이 되려면, 첫번째가 흑맥주요, 두번째가 뜨락이 있어야 하는데...
여긴, 형편상, 흑맥주 기계가 없을 것 같구요... (기네스나 스타우트라고 해야 할듯)
뜰이 없습니다. 뜨락 대신 법환 바다가 있긴 하지요.
이름은, 그래서, <여행하는 오리>로 그냥 할까, 내가 좋아하는 모모나 삐삐나 앤이라고 할까...
뭐 더 멋있는거 없을까, 고민하다가, 아주 간단하게
나비와 오리, 줄여서 나비오리로 했습니다.
어떤가요?
나비는 땅에 살기도 하지만 하늘을 날고,
오리는 땅에 살기도 하지만 바다를 헤엄치고...
저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하고 . ..
오리는 넣고 싶었고,
같이 일하게 될 사람이, 나비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름과 관련된 이야기꺼리는 막 가지치기를 해가고 있어서, 아마도 책이 한권 만들어질듯.. 하하)
그래서, 그래서요.
듣는 이들이, 머, 여러가지로 들린다, 정겹다, 풍경이 오버랩된다, 는 둥...
아직은 .. 괜찮다, 소리 듣고 있습니다.
아직 열지는 못했어요. 얻어만 놓고, 책 마무리 하느라, 한라산 다녀오느라,
먹을 거 수렵 채취로 날이 새고 밤이 가서...
아직 정리를 잘 하지 못했어요.
인테리어, 같은 것은,
정말 하고 싶은 것아 많지만, 그것도 모두, 수렵과 채취와, 나누는 마음으로 주워다가
꾸며보려 하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한 준비는 안됐지만,
그러나, 조금 이따가... 그러니까 음력 설날, 일월 일일, 열어볼까 해요.
아마도 손님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열어놓고 바다라도 보고 있을까 합니다.
만약 손님이 오면, 아마도 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만든 떡만두국이나, 포크 커틀렛을, 준비할까 해요.
하긴 그것 말고도,
먹을 것은 정말 많습니다.
여행자들이, 그대들이, 당신들이, 오게되면
거기, 나비오리에 앉아 있는 저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일단, 첫소식은 여기까지.
며칠 전에 다녀온 한라산 , 그 일미터 넘게 쌓인 한라산 백록담 남벽 분기점의 풍경을 보여드릴게요.
여기가 남벽분기점, 올라가기 바로 전, 그러니까 오른쪽으로 빠지면, 성판악 길입니다.
이 풍경을 보면서, 계속 올라가게 되거든요. 아, 이번엔 돈내코로 올라갔습니다. 돈내코, 밀림지대 , 적송지대가 얼마나 눈으로 환하던지,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이 사진은, 그 날 본 더 아름다운 풍경들이 많았지만, 특히 이 사진이 맘에 들었는데요, 왜냐면...
흰눈과 나무 숲과 하늘의 구도가, 정말, 그린 것처럼, 좌우가, 딱 맞기도 하고, 색감도, 너무 잘 어울렸어요.
저 풍경앞에 서서 올라오느라, 가빠진 숨을 고르는데.. 으와.... 탄성을 지르고야 말았습니다.
돈내코 코스로는 백록담까지 갈 수는 없어요. 그래서 남벽분기점을 통과해서 윗세오름으로 갑니다. 거기서 영실코스나 어리목 코스로 갈 수 있어요. 저기가, 백록담의 남쪽 절벽입니다. 저 봉우리 안에 백록담이 있는 거지요. 이 날도 여덟시간 넘게, 눈길을 걸었는데, 작년처럼, 흙한톨 못 밟았습니다. 눈으로 쌓여서, 계단도 하나 없어요. 길안내 하는 이정표도 눈에 잠기고, 가드 줄도.... 가려져 있었습니다.
윗세오름으로 가는, 선작지왓입니다...
저 속에,
저 속에,
있다가 왔습니다.
첫댓글 드디어 가게 문을 여는군여. 우리 딸들한테 여행하는 오리가 가게 이름으로 어떠냐 했더니, 오리고기전문점 같다고 해서 추천 안했어요.ㅎㅎ 어쨌든 나비오리는 대박조짐이 느껴져요. 정말정말 에너제틱한 동점, 화이팅이에요!
이름짓기 참 어렵죠? ^^ 여행자카페.. 멋지네요. 축하드립니다 동점님! 마음친구들 모여 함께 가고 싶네요 !
네. 마음친구들과 같이했던 지리산 여행, 제주 여행, 모두 아름답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봄이 되면, 감짱과 마음친구들 모두 모여 놀 수 있는 거 만들어볼까 해요. 제주도 구석구석 그래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때 반갑게 뵈어요.